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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NC 신진호 “주전포수 공백? 나만의 스타일로 채운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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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8 (수) 14:22

                           
| 주전 포수 공백은 없다. NC는 개막전부터 내리 3연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기엔 개막 2연전에서 외국인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 안방을 지킨 포수 신진호의 역할도 적지 않다. 올 시즌 ‘100경기 출전’이 목표라는 신진호의 각오를 엠스플뉴스가 들어봤다.
 


 
[엠스플뉴스=창원]
 
NC 다이노스 포수 중엔 유난히 ‘사연 부자’가 많다. 한화에서 트레이드로 합류한 정범모부터 육성선수로 프로에 재도전한 윤수강(윤여운), 고양 원더스 출신의 김종민까지. 하나같이 눈물 쏙 빼는 고난과 역경을 거쳐 NC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다. 
 
사연 많기로는 신진호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다. 화순고 3학년 때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와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향한 발단, 적응 실패로 한국에 다시 돌아온 전개, 2년 동안 군 복무를 한 뒤 신인 드래프트 참가를 노렸으나 ‘불가’ 통보를 받은 위기, 법원 가처분 신청과 승소를 거쳐 2017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NC에 입단한 절정이 지금까지 신진호의 인생 스토리다.
 
“다른 동료들도 누구 하나 사연 없는 사람이 없잖아요. 미국 가서 실패를 맛보고 돌아온 저도 마찬가지구요.” 신진호의 말이다. “사연 하나씩 있는 건 다들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누가 더 준비를 많이 했는지, 누가 먼저 치고 올라갈지, 누가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줄지가 중요할 것 같아요.” 
 
NC 입단 첫해인 지난 시즌, 신진호는 호된 KBO리그 적응기를 겪었다. 처음 경험하는 한국프로야구는 미국야구와 많은 면에서 달랐다. 특히 마이너리그보다 강도 높은 훈련과 훈련량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처음엔 조금 힘들었습니다. 미국에서 하고 싶을 때 훈련하던 방식에 익숙해져 있었어요. 살도 많이 찐 상태였구요. 팀 스케쥴에 맞춰서 훈련하다 보니까 몸도 피곤하고,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신진호의 말이다. 시즌 내내 잔부상에 시달린 탓에 1군 데뷔전도 시즌 막판인 9월 15일이 돼서야 치렀다.
 
첫 시즌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신진호는 지난겨울 누구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 훈련하고 치밀하게 준비했다. 그 결과 주전 포수 김태군의 입대로 생긴 자리를 차지하려는 치열한 팀 내 경쟁에서 먼저 기회를 얻었다. 신진호는 3월 24일과 25일 열린 시즌 개막전에 이틀 연속 선발 포수로 출전했고,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개막전 승리 포수 아닌가. 신진호가 우리 팀 승리 포수다.” NC 김경문 감독의 말이다. 
 
“투수들에게 맞춰 포구 자세부터 바꿨죠”
 


 
주전 포수 경쟁에서 1차 관문을 통과한 배경엔 남모를 노력이 숨어 있다. NC 관계자는 “신진호는 올겨울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한 선수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같이 마산야구장에 나와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며 “신진호의 2년 차 시즌은 지난해와 다를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신진호는 “캠프 기간 엑스트라(extra)를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코치님께 미리 ‘매일 엑스트라 하겠습니다’ 말씀드렸어요. 매일 정규 훈련 스케쥴이 끝나면 나가서 따로 엑스트라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NC는 다른 구단에 비해 훈련량이 많은 편에 속한다. 여기에 추가 훈련을 날마다 계속하는 건 20대 젊은 선수라도 몸에 무리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신진호는 “NC 오기 전에 운동을 3년이나 쉬었다. 몸이 예전으로 돌아가려면 그만한 시간이 필요한데, 제겐 그만큼 기다릴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우선 체중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려서 몸을 가볍게 만든 뒤에 그야말로 ‘벼락치기’로 많은 훈련을 했어요. 물론 쉬는 것도 중요하단 걸 알고, 부상 생각도 해야 하지만 아직은 제가 쉴 때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신진호의 말이다.
 
여기에 또 하나. 동료 투수들과 더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도 쉬지 않고 계속했다. 신진호는 “처음 팀에 왔을 때는 공을 잡는 자세나 캐칭하는 방식이 미국 스타일에 가까웠던 것 같다. 투수들과 서로 안 맞는 면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모든 면에서 투수들에게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포구 자세부터 바꿨습니다. 자세를 낮추고, 캐칭하는 동작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투수들에게 맞게 바꿨어요. 캠프 내내 그 연습에 많은 시간을 쏟았죠. 나중엔 투수들도 ‘포구 자세가 좋아졌다’ ‘공 던지기 편하다’는 얘길 해주더라구요.” 신진호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어 신진호는 “김태군 형이 오랫동안 주전 포수로 활약하면서, 태군이 형 스타일에 길들여진 투수가 많다”며 “앞으로 안방을 책임지기 위해, 저는 저만의 스타일로 투수들과 함께 팀을 꾸려 나갈 것”이라 말했다.
 
“김태군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 만드는 게 목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NC의 포수 자리는 김태군의 독차지였다. 이 때문에 지난 시즌을 끝으로 김태군이 경찰야구단에 입단한 뒤, 올 시즌 NC 포수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각종 트레이드설도 떠돌았다.
 
이에 대한 신진호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트레이드 소문을 들을 때마다, 코치님들과 함께 연습을 더 많이 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코치님께 ‘다른 선수가 와도 제가 이기겠습니다’ ‘지금까지보다 더 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죠. 남들 말에 치우쳐서 제 운동을 제대로 못 하면 저만 손해잖아요.” 
 
훌륭한 선수는 외부의 목소리와 남이 정해준 목표가 아닌, 자기 자신이 정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NC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정범모를 트레이드로 영입했지만, 신진호는 전혀 흔들림 없이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신진호는 “겨울에 정말 많이 준비했다. 그래서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코치님 말씀이 ‘준비가 된 사람은 자신감이 있는 법’이라고 하셨는데, 그만큼 저 정말 많이 준비했습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 많이 준비했어요.” 신진호가 힘주어 말했다.
 
“보통 포수 자리가 험하고 힘들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제 생각에 준비만 잘 되어 있으면 포수는 오히려 편한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투수들에 대해 잘 알고, 경기 중 벌어지는 여러 상황에 치밀하게 준비가 갖춰진 상태로 나가면 부담스러울 게 없어요. 힘들기보다는 오히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신진호는 어렵게 노력해서 얻은 지금의 기회를 절대 다른 이에게 뺏기지 않을 생각이다. 그래서 올 시즌 목표도 1군 100경기 출전으로 잡았다.
 
“1군 포수 자리를 잡으려고 제 나름대로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이 기회를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다른 선수에게 주고 싶은 마음도 없구요. 많은 경기에 출전해서, 저만의 스타일로 김태군 형의 빈 자릴 채울 겁니다. 태군 형의 빈 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신진호의 말이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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