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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2018 리뷰 ① 류현진, 부활의 날갯짓을 하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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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8 (수) 21:04

                           
[이현우의 MLB+] 2018 리뷰 ① 류현진, 부활의 날갯짓을 하다

 
[엠스플뉴스]
 
2018시즌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은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 <엠스플뉴스>는 올겨울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의 2018시즌 활약상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내년 시즌을 전망하는 2018 리뷰 시리즈를 연재할 예정이다. 2018 리뷰에서 다룰 첫 번째 선수는 올 시즌 불의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치며,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류현진이다. 
 
스프링캠프: 투심 패스트볼과 회전수 많은 커브를 장착하다
 
 
 
류현진은 관절와순 수술에 이어 팔꿈치 괴사조직 제거 수술을 받고 복귀한 후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2017년 정규시즌 5승 9패 126.2이닝 평균자책점 3.77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시즌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놓고 팀 동료인 알렉스 우드와 경쟁을 펼치던 류현진은 마지막 경기에서 2.0이닝 6피안타(3피홈런) 5실점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이런 다저스의 결정에는 류현진이 몸이 늦게 풀리는 데다가 수술에서 복귀한 첫해라서 불펜 투수로 기용이 어렵다는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게다가 올해는 커리어 첫 FA를 앞둔 마지막 시즌이기도 했다.
 
절치부심한 류현진은 스프링캠프 기간 두 종류의 새로운 구종을 연마했다. 첫 번째 구종은 투심 패스트볼이다. 투심 패스트볼은 좌투수가 던질 경우 좌타자의 몸쪽(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살짝 휘면서 떨어지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구종으로, 포심 패스트볼보다 구속은 느리지만 빗맞은 타구를 유도해내기에 유리하다. 두 번째 구종은 기존 슬로 커브보다 회전수가 많은 커브다.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서부터 타자의 허를 찌르거나 카운트를 잡는 용도로 쓰이던 슬로 커브와 함께 유리한 카운트에서 헛스윙을 유도하는 용도로 쓰일 새로운 커브를 개발했다. 이후 두 구종은 올 시즌 류현진이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전반기: 좋았던 출발 그러나 느닷없이 찾아온 부상
 
 
 
류현진은 올 시즌 첫 등판에서 3.2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다. 특히 MLB 통산 9이닝당 볼넷이 2.3개밖에 되지 않는 선수답지 않게 볼넷이 5개에 달했을 정도로 새로운 구종을 제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두 번째 등판에서 6이닝 1피안타 무실점 1볼넷 8탈삼진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네 경기에서 3승 무패 24.2이닝 평균자책점 1.46을 기록하며, 새로운 볼배합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그대로 승승장구할 거 같았던 류현진에게 커다란 고비가 찾아왔다. 5월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2회 부상을 입으며 마운드를 내려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부상 부위가 이번에도 하체였다는 것이다.
 
어깨 수술과 팔꿈치 수술을 모두 겪은 류현진에게 팔 부상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하체 부상은 팔 부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다. 문제는, 지난 시즌 발목과 허벅지 부상을 입은 데 이어 2018시즌에는 사타구니 부상을 입으면서 복귀 이후 총 3차례나 류현진이 하체 부위에 부상을 입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다저스는 류현진을 복귀시키는 데 조심할 수밖에 없었고, 당초 올스타전 이후 7월 중순 무렵으로 예정됐던 류현진의 복귀 시기는 8월 말까지 미뤄졌다. 그러면서 이 부상은 결과적으로 FA를 앞둔 류현진의 가치를 크게 훼손시켰다. 하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류현진은 복귀전부터 놀라운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후반기: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정규시즌을 마치다
 
 
 
류현진은 복귀전이었던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6탈삼진을 기록했다.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였던 세인트루이스전에선 4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후로는 거칠 게 없었다. 류현진은 정규시즌 남은 7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동시에 3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특히 9월 18일 열린 경기에선 7이닝 4피안타 무실점 5탈삼진으로 '천적' 놀란 아레나도가 있는 콜로라도 타선을 압도했다. 그렇게 류현진이 2018 정규시즌에 거둔 성적은 7승 3패 82.1이닝 15볼넷 89탈삼진 평균자책점 1.97. 부상으로 인해 82.1이닝에 그친 점은 아쉽지만, 류현진은 '건강만 하다면' 여전히 수준급 선발투수라는 사실을 입증해냈다.
 
2018시즌 류현진이 이처럼 뛰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비결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수술 복귀 후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 뿐만 아니라 컷 패스트볼(커터)과 투심 패스트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활용해 빗맞은 타구를 양산해내고 있다. 실제로 2018시즌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200번 이상 타구를 허용한 좌완 선발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xwOBA(허용한 타구속도와 발사각도를 바탕으로 한 기대 가중출루율)인 .268을 기록했다. 둘째, 수술 복귀 후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류현진은 특유의 제구력과 구위를 회복했다. 2017년 .369에 달했던 류현진의 패스트볼 피안타율이2018년 들어 .210까지 낮아진 것이 그 증거다.
 
포스트시즌: 한국인 최초 월드시리즈 선발
 
 
 
시즌 후반 호투를 거듭한 덕분에 가을야구를 앞둔 시점에서 류현진에 대한 다저스의 기대감은 절정에 달해 있었다. 그 증거로 다저스는 10월 5일 열린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아닌 류현진을 등판시켰다. 그리고 해당 경기에서 류현진은 7이닝 4피안타 무실점 8탈삼진으로 팀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하는 활약을 펼쳤다. 이를 바탕으로 류현진은 밀워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와 보스턴과의 월드시리즈에서도 팀의 2선발을 맡았다. 특히 류현진의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은 한국인 최초의 기록이기도 했다. 그러나 디비전시리즈 1차전 이후 류현진이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펼친 활약은 냉정히 말해 기대 이하였다. 
 
류현진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7.1이닝 7실점에 그쳤다. 한편, 월드시리즈에서도 4.2이닝 4실점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을 완전히 망쳤다고 보긴 어렵다. 류현진은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4.1이닝을 1실점으로 잘 틀어막고 있었다. 그러나 교체된 투수인 매드슨이 승계주자를 들여보내는 바람에 기록지 상으론 2실점이 됐다. 한편,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도 4.2이닝을 1실점으로 잘 막고 있다가 교체 투입된 매드슨이 승계주자를 모두 들여보내는 바람에 4실점이 됐다. 물론 해당 경기에서 류현진이 완벽한 호투를 펼쳤다고 보긴 어렵지만, 반대로 승계주자 실점이 오로지 류현진만의 몫이란 것도 말이 안 된다.
 
시즌 종료 후: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다
 
 
 
월드시리즈에서 시리즈스코어 4:1로 패하며 결국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한 다저스는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했다. 퀄리파잉 오퍼란 원소속 구단이 시즌 종료 후 FA로 풀릴 선수에게 MLB 상위 125명의 평균에 해당하는 금액(2019시즌 기준 약 1790만 달러)의 1년 재계약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하는 이유는, 선수가 이를 거부하고 다른 구단과 계약을 맺을 경우 보상 차원에서 다음 시즌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하고 시장에 나온 선수와 계약을 맺는 구단은 드래프트 지명권과 국제 유망주 계약금 보너스풀을 잃는다.
 
즉, 퀄리파잉 오퍼는 부자 구단이 FA 영입을 통해 선수를 독식하지 못하도록 막아 구단들의 전력 평준화를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FA 등급제라고 할 수 있다. 만약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할 경우 류현진은 30개 구단을 상대로 협상할 자격이 주어질 수 있었다. 그 경우 자칫 FA 미아가 될 수도 있지만, 잘 풀리면 장기 계약을 제시받을 수도 있었다. 반면,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할 경우 류현진은 2019시즌에도 다저스에 남아 1년 더 뛰게 된다. 그 대신 내년 시즌 종료 후 퀄리파잉 오퍼 없이 FA 시장에 나서게 된다. 이에 따라 네티즌들 사이에서 어느 쪽이 더 유리할지를 놓고 설왕설래가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의 선택은 후자였다. 
 
내년 시즌 전망: 어느 때보다 건강이 중요한 시즌
 
 

류현진은 20일 귀국 인터뷰에서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한 이유는 몸상태를 포함해 모든 면에서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몸상태가 괜찮다면 내년에 더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기 전까지 현지 매체가 류현진에 대해 보도한 내용을 정리하면 대체로 "건강만 하다면 좋은 투수"라는 평이 주를 이뤘다. 이 말은 역으로 말해 2014년 이후 다양한 부위에 부상을 당하며 한 번도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한 류현진의 내구성을 믿을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만약 내년 시즌 류현진이 건강하게 풀 시즌을 치른다면 이런 내구성에 대한 의문은 상당 부분 지울 수 있을 전망이다.
 
과연 류현진은 내년 시즌 건강함을 입증하고 시즌을 끝마친 후 FA 대박을 맞이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선 퀄리파잉 오퍼를 수용함으로써 생긴 이점인 '훨씬 더 안정적인 환경에 놓여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좀 더 일찍 내년 시즌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며 내년을 기약한 류현진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주목해보자.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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