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 무함마드, 여자 400m 허들 세계新…대회 최고 명승부
세계신기록 보유자 무함마드와 주니어기록 보유자 매클로플린의 접전
무함마드 52초16 세계신기록 작성…메클로플린은 52초23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달릴라 무함마드(29·미국)가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4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세계기록 보유자' 무함마드와 '주니어기록 보유자' 시드니 매클로플린(20·미국)은 예상대로 접전을 펼쳤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여자 400m 허들 결선을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라고 소개했다.
무함마드는 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400m 결선에서 52초16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무함마드는 올해 7월 29일 미국육상선수권대회 여자 400m 허들 결선에서 52초20을 찍으며 2003년 율리야 페촌키나(러시아)가 작성한 종전 세계기록 52초34를 넘어섰다.
그는 68일 만에 다시 세계기록을 바꿔놨다. 동시에 '여자 400m 허들에서 세계 최초로 52초1대 기록을 만든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한 무함마드는 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에서는 2위를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세계선수권 첫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이날 결선에서 매클로플린은 52초23으로 2위에 올랐다. 한 자신의 종전 개인 최고 52초75를 0.52초나 단축한 기록이다. 역대 여자 400m 허들에서 52초2대 기록을 뛴 선수는 무함마드와 매클로플린, 단 두 명뿐이다.
동메달은 53초74의 러셀 클레이턴(자메이카)이 차지했다. 클레이턴은 2위 매클로플린보다 1초51이나 늦었다. 그만큼 이날 1, 2위의 기록이 대단했다.
0.07초에 승부가 갈릴 만큼 무함마드와 매클로플린은 명승부를 펼쳤다.
총 10개의 허들을 넘는 여자 400m 허들 경기에서 무함마드와 매클로플린은 거의 동시에 6번째 허들을 넘었다. 다른 선수들은 이미 한참 뒤로 밀렸다.
마지막 곡선 주로를 돌며 8번째 허들을 넘을 때 무함마드가 2m 정도 앞섰다. 9번째 허들을 넘은 뒤 매클로플린은 속도를 높이며 무함마드를 위협했다.
그러나 무함마드는 1위를 지켰고, 세계신기록까지 작성했다.
경기 뒤 무함마드는 "초반부터 전력으로 달렸다. 매클로플린이 뛰어난 선수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9번째 허들을 넘은 뒤, 매클로플린이 바로 뒤에 있다는 걸 알았다. 마지막 힘을 내서 뛰었다"며 "올해에만 두 번의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매클로플린과 지금처럼 선의의 경쟁을 하면 누군가는 51초대에도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클로플린은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 무함마드와 같이 훌륭한 선수와 경기를 치렀고, 미국이 1, 2위를 차지했다"며 "나는 젊다. 더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사실 여자 400m 허들은 크게 주목받는 종목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여자 400m 허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무함마드의 기량이 절정에 달하고, '라이징 스타' 매클로플린의 인기가 치솟기 시작한 시점이다.
무함마드는 미국 뉴욕에서 '무슬림 가족의 딸'로 태어났다. 무함마드도 이슬람교도지만, "믿음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며 히잡은 쓰지 않는다.
매우 신중한 성격의 그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우승한 뒤에도 TV 출연 등을 고사하며 '조용한 삶'을 택했다.
그러나 2017년 2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어머니가 미국 전역,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무슬림 딸'을 걱정한다. 우리는 매우 불행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 이민자 정책 등을 비판했다. 이후 무함마드를 지지하는 팬들과 선수가 더 늘었다.
매클로플린은 '전 세계에서 가장 상품성 있는 육상 선수'로 꼽힌다.
매클로플린이 성인 무대 데뷔를 준비하던 올해 초 복수의 스포츠 브랜드가 치열한 영입전을 펼쳤고, 뉴밸런스가 매클로플린과 계약했다.
당시 미국 언론은 "뉴밸런스가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클로플린은 역대 20세 이하 육상 선수 중 가장 높은 계약금을 받았다"고 전했다.
매클로플린은 자유분방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춤을 추는 영상을 자주 올리는 등 팬들과의 접점을 넓혔다.
백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매클로플린은 사회적인 발언도 과감하게 한다.
매클로플린 덕에 여자 400m 허들은 도하 세계선수권대회 시작 전부터 '주목할 경기'로 꼽혔다. 그리고 둘은 실제로 이번 대회 최고 명승부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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