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 막힌 '아홉수' 벤투호…17일 카타르전서 500승 재도전
빌드업·수비 집중력 개선 절실…손흥민-황의조-이재성 '기대감↑'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벤투호가 멕시코전 역전패의 아쉬움을 교훈 삼아 '중동 강호' 카타르를 상대로 1년 만에 나선 원정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마무리에 나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7일 오후 10시 오스트리아 마리아 엔처스도르프의 BSFZ 아레나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7위 카타르와 평가전을 치른다.
벤투호는 15일 펼쳐진 FIFA 랭킹 11위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손흥민(토트넘)의 패스를 받은 황의조(보르도)의 선제골이 터졌지만 계속된 빌드업 패스 실수 속에 후반 22분부터 3분 동안 내리 3점을 내주는 수비 불안 속에 2-3 역전패를 당했다.
특히 벤투호는 멕시코전을 앞두고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동준(부산), 조현우(울산), 황인범(루빈 카잔), 김문환(부산)과 나상호(성남) 등 6명이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평가전에서 제외되는 힘든 상황을 접했다.
이미 소집 때부터 김민재(베이징 궈안), 박지수(광저우 헝다)가 소속팀의 반대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상태에서 오른쪽 풀백 김문환과 주전 골키퍼 조현우까지 코로나19 양성 반응으로 출전이 불발돼 벤투호의 수비라인은 정상 상태가 아니었다.
벤투 감독은 어쩔 수 없이 U-23 대표팀에서 '월반'시킨 원두재(울산)와 권경원(상주)을 중심으로 수비진을 꾸리면서 정우영(알사드)을 중앙 수비로 바꾼 스리백 전술로 멕시코를 상대했다.
이주용(전북)과 김태환(울산)이 좌우 윙백을 맡아 수비 시에는 스리백과 더불어 5백을 구성하며 멕시코의 공세를 막았다.
수비를 든든하게 쌓았지만 정작 빈틈은 어설픈 빌드업 과정에서 나왔다. 수비수들은 멕시코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볼 간수를 제대로 하지 못해 패스 실수를 연발하며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그나마 조현우 대타로 나선 구성윤(대구)의 초반 선방이 없었다면 전반전부터 크게 무너질 뻔했다. 결국 후반에 내리 3실점 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교체 카드도 마땅치 않았다. 대표팀은 후반 들어 손준호(전북) 대신 이강인(발렌시아), 황의조 대신 황희찬(라이프치히)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지만, 경기 분위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나마 후반 42분 이강인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 머리 맞고 뒤로 흐른 볼을 권경원이 밀어 넣어 추격골을 터트린 게 다행이었다.
벤투 감독은 오랫동안 공들인 빌드업에서 구멍이 생긴 만큼 이틀 뒤 카타르와 평가전에서는 새로운 승리 전술이 꺼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특히 역대 A매치에서 499승을 거둔 한국 축구는 지난해 11월 브라질과 평가전 이후 1년 만에 맞이한 원정 A매치에서 통산 '500승 고지' 달성의 중요한 목표도 달성해야만 한다.
팬들 역시 멕시코전 패배로 500승 달성이 미뤄진 아쉬운 상황을 지켜본 만큼 카타르전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기대한다.
한국은 카타르와 역대 전적 5승 2무 3패로 앞서 있지만 지난해 1월 아시안컵 8강전 패배를 합쳐 최근 2연패를 당했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엄청난 투자를 통해 2019년 아시안컵 우승을 달성하는 등 FIFA 랭킹을 따지면 아시아에는 일본(27위), 이란(29위), 한국(38위)에 이어 4번째에 이를 정도로 발전했다.
벤투호는 멕시코전에서 최전방 공격을 담당한 손흥민-황의조-이재성(홀슈타인 킬) 트리오가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이재성이 애초 멕시코전만 마치고 소속팀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카타르전까지 뛸 수 있게 된 것은 벤투호엔 다행이다.
멕시코에 아쉬운 역전패를 당한 벤투호가 카타르를 상대로 지난해 아시안컵 8강전 패배의 설욕과 함께 A매치 통산 500승 고지를 달성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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