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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현장] ‘17안타 12득점’ KIA 야구, 마무리가 필요없었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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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5 (토) 18:00

                           


 
[엠스플뉴스=광주]
 
팀에 믿고 내세울 만한 마무리 투수가 없을 때 해결책은? KIA 타이거즈식 해법은 아예 마무리가 나올 필요조차 없는 경기를 하는 것이다.
 
5월 5일 광주 홈경기를 앞두고 KIA는 마무리 김세현을 1군 엔트리에서 지웠다. 김세현은 3일과 4일 경기에서 연이틀 블론세이브와 패전을 기록했다. 14경기에서 4블론 5패 평균자책 9.24로 마무리투수에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남겼다. 결국 KIA는 김세현이 몸과 마음을 재정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김세현이 빠지면서 KIA는 당장 이날 경기 후반을 책임질 마무리투수가 마땅찮은 상황이 됐다. 노장 임창용은 2일부터 4일까지 사흘 연속 마운드에 올랐다. 젊은 시절 ‘애니콜’로 불릴 때도 ‘4연투’는 안 했다. 
 
김윤동도 전날 경기에서 이미 33구를 던져, 이틀 연속 기용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이에 경기 후반 세이브 상황이 됐을 때 김기태 감독이 누굴 기용할지 관심이 쏠렸다. 김 감독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안 해도 될 걱정이었다. KIA는 이날 경기 초반부터 타선이 대폭발해 점수차를 크게 벌리며 마무리투수의 필요성을 지웠다.
 
1회말 무사 1, 3루에서 안치홍의 유격수 땅볼로 선취점을 낸 KIA는 2회말 공격에서 안타 5개(2루타 2, 3루타 1)를 몰아치며 5점을 더해 6-0을 만들었다. 이틀 휴식 후 선발 등판한 NC 선발 김건태는 2회를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KIA 방망이는 7회말 다시 한번 폭발했다. 6-3으로 앞선 7회말, KIA는 최형우와 김주찬의 연속 안타에 이은 나지완의 3점포로 9-3으로 멀찍이 달아났다. 이어 안타와 볼넷, 몸에 맞는 볼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상대 투수 폭투와 김선빈의 2타점 적시타로 12-3을 만들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마운드에선 젊은 투수들이 힘을 냈다. 선발 임기영은 최근 불붙은 NC 타선을 5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6회 올라온 2년차 신인 우완 유승철도 2.1이닝을 2피안타 2실점으로 막아내 제몫을 다했다. 
 
KIA는 8회 1사에 이날 김세현 대신 등록한 홍건희를 올려 추가 실점을 막은 뒤, 9회엔 이날 1군 무대에 데뷔한 황인준을 올려 경기를 매조졌다. 17안타 12득점을 몰아친 KIA가 NC를 12-4로 꺾고 최근 3년 연속 어린이날 경기 승리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 KIA는 마무리 투수가 필요없는 강팀이었다. 선발투수 4명이 매 경기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강력한 타선이 대량득점으로 점수차를 벌려 많은 승리를 거뒀다. 
 
팀내 최다 세이브 투수가 11세이브(김윤동)일 정도로 불펜에 약점이 뚜렷했지만, 워낙 막강한 타선과 선발진 덕에 우승까지 초고속으로 내달렸다. KIA가 지닌 많은 장점에 비하면 불펜 약점은 ‘사소한’ 편에 속했다. 장점으로 약점을 묻어 우승을 차지한 게 지난해 KIA 야구였다.
 
최근 경기에서 KIA는 타선이 좀처럼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선발투수진이 흔들리면서 불펜의 고질적인 약점이 더 크게 부각됐다. 3일과 4일 경기에선 마무리 김세현이 연이틀 세이브 상황을 지키지 못해 연패를 당했다.
 
그러나 이날 NC전에선 지난 시즌을 떠올리게 하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발휘하며 대승을 거뒀다. 타선은 찬스 때마다 집중타를 퍼부으며 빅이닝을 만들었고, 선발투수와 뒤이어 나온 젊은 불펜진도 제몫을 다했다. KIA가 KIA다운 경기를 펼친 이날, 마무리 투수는 필요하지 않았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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