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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의 하드아웃] ‘강한 2번 vs 중심타선’ 초이스 활용법, 정답은 있나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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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31 (토) 13:22

                           
시즌 전,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의 화두는 ‘강한 2번 타자론’이었다. 장 감독은 ‘강한 2번’으로 마이클 초이스를 낙점하며, 초이스가 뉴욕 양키스의 2번 타자 애런 저지가 되길 기대했다.
 


 
[엠스플뉴스] 
 
‘2번 vs 3번’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의 득점 생산력을 극대화하려면 몇 번 타순이 어울릴까. 시즌 첫 5경기에서 넥센 장정석 감독의 선택은 '2번'이었다.
 
시즌 전 장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선 '강한 2번 타자'가 대세”라며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는 2번 타순에서 52홈런을 때려냈다”고 말했다. 이어 장 감독은 “만약 우리 팀에 '강한 2번 타자'가 필요하다면 주인공은 초이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 감독의 '강한 2번 타자론'에 초이스는 “타석에 더 많이 서고 싶은 건 모든 타자의 바람일 것”이라며 “팀 득점 생산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어느 타순이든 상관없다”는 말로 2번 타순 배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시즌 초반 '2번 타자' 초이스의 활약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장 감독은 3월 30일 초이스를 3번 타순에 배치하는 변화를 줬다. 
 
2번 타자 초이스 ‘존재감은 합격, 활약은 글쎄…’
 


 
‘0.211’ 시즌 첫 5경기에서 2번 타자로 출전한 초이스의 타율이다. ‘강한 2번 타자’와는 거리가 먼 성적이다. 
 
넥센 관계자는 “최근 초이스의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아 타격 성적이 부진한 것 뿐이지, 타순과는 큰 상관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2번 타자로서 성적은 좋지 않지만, 초이스가 상대 배터리에게 주는 압박감은 상당하다. ‘2번 타자’ 초이스를 상대한 LG 트윈스 포수 정상호는 “초이스가 2번 타자로 나서면, 까다로운 게 사실”이라며 “4번 타자 박병호와 초이스 사이에 서건창의 존재가 계산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넥센 타선을 상대하는 배터리 입장에선 초이스와 박병호 사이에 있는 3번 타자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요. 3번 타자로 줄곧 나서는 서건창은 정확도와 빠른 발을 갖춘 타자에요.  파워 히터와 정확도를 갖춘 타자들이 '지그재그'로 번갈아 등장하면, 투·포수의 계산이 정말 복잡해 집니다.” 정상호의 말이다. 
 
초이스가 ‘제 페이스를 찾는다’면, 넥센의 ‘강한 2번 타자론’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뜻이다.
 
넥센은 지난해 2번 타순에서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 넥센 2번 타순 타율은 0.300으로 리그 6위였고, OPS 0.756로 리그 8위에 그쳤다. 지난해 KBO리그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가 2번 타순 타율 0.352(1위), OPS 0.886(1위)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롯데(0.819), NC(0.798), SK(0.789) 역시 높은 2번 타자 OPS를 바탕으로 팀 공력력에 무게를 더했다. 가을야구 진출 문턱에서 좌절을 맛본 넥센 장정석 감독이 '강한 2번 타자'에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던 이유다.

초이스 활용에 따라 변하는 넥센의 공격 색깔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넥센과 삼성의 정규시즌 1차전 경기. 넥센 장정석 감독은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는 초이스를 3번 타순에 배치했다. 초이스가 올 시즌 처음으로 중심 타선에 배치되는 장면이었다.
 
3번 타자 초이스는 5타수 2안타 2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초이스가 한 경기 2안타 이상의 '멀티 히트'를 기록한 건 이 경기가 처음이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김광림 전 NC 타격코치는 “초이스 타순에 따라, 넥센 타선 전체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초이스를 2번에 배치하는 건 매우 ‘공격적인 전략’이에요. 1, 2번 이정후-초이스 다음에 3, 4, 5번으로 서건창-박병호-김하성을 배치한다? 상대 입장에선 환장할 노릇일 겁니다. 물론 이건 초이스가 잘했을 때의 가정이에요. 만약 초이스를 3번 타순에 투입한다면 그건 ‘야구의 정석’이라고 해야할 겁니다. 1번 이정후와 2번 서건창, 발 빠른 두 타자가 상대 내야진의 혼을 빼놓으면 3, 4, 5번 초이스-박병호-김하성, 힘 있는 타자가 타점을 기록하는 식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상대 투수 성향에 따라 초이스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게 넥센 공격력 극대화에 가장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초이스 타순'이 넥센 공격력에 미치는 구체적 영향은 시즌이 끝났을 때나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초이스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넥센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건 지금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초이스는 과연 '강한 2번 타자'로 한 시즌을 치를 수 있을까.
 
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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