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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개막 로스터에 합류한 최지만, 그러나···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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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9 (목) 14:44

수정 2

수정일 2018.03.30 (금) 22:35

                           


 


[엠스플뉴스]


 


최지만(27, 밀워키 브루어스)이 개막 로스터에 합류했다.


 


밀워키 구단이 29일(이하 한국시간) 공개한 개막 25인 로스터에는 최지만의 이름이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기뻐하기엔 아직 이르다. 


 


밀워키는 개막 로스터에 투수를 11명으로 줄이며, 14명의 야수를 등록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일반적으로 야수 13명, 투수 12명으로 25인 로스터를 꾸린다. 따라서 현재의 로스터 구성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투수가 한 명 부족한 상태로 끝까지 시즌을 치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언제든지 새로운 투수가 밀워키의 25인 로스터에 합류할 수 있다. 그 경우 우선적으로 자리를 비워야 하는 포지션은 단연 1루수다. 


 


밀워키가 발표한 개막 로스터에서 1루수를 소화할 수 있는 야수는 최지만을 포함해 에릭 테임즈, 헤수스 아귈라, 라이언 브론까지 모두 4명이다. 새로운 투수가 합류하면 이 가운데 한 명은 방출되거나, 마이너리그에 내려가야 한다.


 


그런데 이 네 선수 가운데 마이너리그 옵션이 남은 선수는 최지만 뿐이다. 나머지 선수를 마이너리그에 내리기 위해선 DFA(지명할당) 절차를 밟아야 한다. 따라서 새 투수가 합류할 경우 최지만은 넷 가운데 가장 우선적으로 로스터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최지만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밀워키 단장 데이빗 스턴은 <밀워키 저널 센티넬> 톰 오드리쿠트와의 인터뷰에서 "최지만은 마이너리그 옵션이 남아 있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최지만은 자신이 마이너리그를 오갈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연 밀워키가 개막 로스터 합류가 확정된 오늘, 좌완 불펜인 댄 제닝스를 영입할 것이란 사실도 알고 있었을까?


 


최지만의 개막 로스터 합류 소식이 알려진 지 채 몇 시간이 지나지도 않아 <디 애슬레틱> 켄 로젠탈은 SNS를 통해 "밀워키가 좌완 제닝스와 계약에 합의했다. 계약은 신체검사만 남겨두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제닝스가 신체검사에 통과한다면 최지만은 길어야 며칠 안에 마이너리그에 내려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왜 밀워키는 최지만을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시킨 것일까? 그 이유를 추측하긴 어렵지 않다. 바로 옵트아웃(계약기간 중 FA를 선언할 수 있는 권리) 때문이다.


 


GSM에 따르면, 최지만은 밀워키와 계약을 맺을 당시 '스프링캠프 말미'와 2018년 6월 15일에 행사할 수 있는 2번의 옵트아웃 조항을 삽입했다. 즉, 최지만은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옵트아웃을 통해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포함될 경우 최지만은 옵트아웃 옵션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밀워키는 적어도 6월 15일까지 최지만을 보유할 수 있다. 


 


밀워키는 바로 이점을 노린 것이다.


 


최지만은 올해 시범경기 44타수에서 18안타 타율 .409 3홈런 10타점 OPS 1.245로 불망이를 휘둘렀다. 당연히 다른 팀에 뺐기기에는 아까운 자원이다. 하지만 하루만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시키면 얼마든지 마이너리그에 내릴 수 있다.


 


만약 주전 선수가 부상을 입거나 하면 마이너리그에 내렸던 최지만을 올려쓰면 된다. 최지만을 활용할 기회가 생기지 않더라도, 마이너리그에 머물시 최지만에게 지급해야 할 돈은 기껏해야 최저 연봉만큼도 되지 않는다.


 


한편, 최지만이 빅리그 진입시 15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서비스타임 내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등재됐을 때의 얘기다. 스플릿 계약의 경우 하루, 이틀만에 내리면 그에 해당하는 금액만 주면 된다. 한마디로, 밀워키로선 손해 볼게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서 최지만의 옵트아웃을 막기 위해 개막 25인 로스터에 등재시킨 밀워키를 비판할 수도 없다. 구단이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는 쪽으로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계약 규정을 위반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한가지 궁금한 건, 최지만과 그의 에이전시가 지금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는지다. 


 


밀워키 계약 당시 GSM은 "밀워키로부터 '더 이상 1루수 영입은 없을 것'이라는 확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밀워키는 1루수를 영입하지는 않았다. 단지 외야수 크리스티안 옐리치(트레이드)와 로렌조 케인(FA)을 영입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외야진이 포화되면서 브론이 1루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최지만이 좌익수로 출전할 가능성도 원천봉쇄됐다.


 


지금 일어난 일도 그때와 판박이다. 최지만의 에이전시인 GSM의 한 관계자는 2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초청 선수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개막 로스터에 진입하는 건 정말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 주변의 예상을 보란 듯 깼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채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밀워키가 제닝스 영입에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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