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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묘했던 첫 친정 방문’ 민병헌, 활력 되찾을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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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9 (목) 10:00

                           
첫 친정 방문은 민병헌에게 묘한 감정을 불러 일으켰다. 옛 동료들과 반가운 인사가 있었지만, 오히려 두 차례 맞대결 결과는 절대 만족스럽지 않았다. 개막 5연패를 막기 위해선 민병헌이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
 


 
[엠스플뉴스]
 
이젠 두산 베어스가 아닌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민병헌이다. 그래도 롯데 이적 뒤 올 시즌 처음으로 방문한 잠실구장은 민병헌에게 여전히 익숙한 공간이다. 다만, 1루 쪽 두산 라커룸이 아닌 3루 쪽 원정 라커룸으로 먼저 발걸음을 옮기는 게 달라진 점이었다.
 
3월 27일 올 시즌 친정 팀과의 첫 만남을 앞둔 민병헌의 표정은 묘했다. “여기 오니까 아는 얼굴들이 많아서 반갑네요. 잠실이 넓긴 넓어요.” 두산 시절부터 안면이 있었던 취재진과 반갑게 인사한 민병헌은 몸을 풀 새도 없이 곧장 그라운드로 뛰어나갔다. 옛 동료들에게 인사를 시작한 민병헌의 표정은 어느새 웃음기가 가득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과 코치진과 먼저 인사한 민병헌은 특히 옛 동료 허경민과 반갑게 마주했다. 허경민은 민병헌 특유의 타격 자세를 따라 하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왁자지껄했던 재회가 끝나자 민병헌은 뒤늦게 외야로 달려가 팀 스트레칭 훈련에 합류했다.
 
민병헌에겐 잠실 3루 더그아웃이 어색한 건 아니다. 두산 시절에도 LG 트윈스 원정 경기를 소화할 땐 3루 더그아웃을 사용했다. 그래도 그때와 감정은 미묘하게 달랐다. 민병헌은 “3루 더그아웃을 많이 써봤지만, 두산을 상대로 이렇게 싸운다고 생각하니 뭔가 그때와 다른 어색한 기분이다. 차라리 잠실 첫 방문이 LG전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솔직히 있었다”라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민병헌 “적으로 만나는 옛 동료들의 공이 궁금하다.”
 
 
두산과 만나는 첫날 친정 팀 라커룸 방문도 자제한 민병헌이었다. 승부의 세계에서 냉정함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민병헌은 “첫날이라 일부러 두산 라커룸에 안 갔다. 가서 옛 동료들을 만나면 기분이 이상해질 것 같다. 첫 경기가 중요하기에 오늘은 여기에만 집중하겠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다른 유니폼을 입고 두산 투수들을 상대하는 것도 민병헌에겐 또 다른 도전이다. 기대감도 있었다. 민병헌은 “장원준·유희관·이용찬의 공이 어떨지 궁금하다. 불펜에선 김강률·함덕주도 상대해보고 싶다. 오히려 오늘 세스 후랭코프와 같은 새 외국인 투수를 상대하는 게 더 나은 것 같다. 안타 못 치면 놀릴 것 같아서 더 열심히 칠 생각이다”라며 미소 지었다.
 
하지만, 친정 팀을 만난 첫날은 아쉬움이 더 컸다. 민병헌은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후랭코프에게만 두 차례 삼진을 내주면서 ‘리드오프’로서 활력소가 되지 못한 민병헌이었다. 이날 팀도 무득점에 그치면서 0-5로 패했다.
 
롯데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적 뒤 첫 시즌이라 초반부터 잘하고픈 민병헌의 마음이 큰 것 같다. 그게 부담감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특히 친정 팀을 처음으로 상대하면 더 그렇지 않겠나”라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민병헌도 그런 부담감을 개막전부터 느끼고 있었다. 민병헌은 “개막전부터 안타를 꼭 치고 싶었다. 어린 후배들도 안타를 쳐서 힘이 잔뜩 들어갔는데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조원우 감독님도 그걸 보시고 ‘편하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국가대표팀에 처음으로 나갔을 때보다 더 긴장했다”라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활력 되찾아야 할 민병헌, 개막 5연패 막아야 한다
 


 
옛 동료들은 롯데 유니폼을 입은 민병헌을 애틋하게 바라봤다. 특히 허경민은 훈련 전에도 민병헌과 장난을 치면서 진한 애정을 내비쳤다. 허경민은 “아직도 (민)병헌이 형과 헤어진 게 매우 아쉽다. 힘든 시절을 같이 보낸 형이라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좋은 대우를 받고 가서 다행이다. 아직도 추억이 많이 남아 있어서 여전히 두산 동료인 느낌이다. 같이 야구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라며 웃음 지었다.
 
외야수 박건우도 “(민)병헌이 형이 ‘나도 못 치고 있지만, 너랑 타율에서 큰 차이가 안 난다’라며 놀리더라”며 민병헌의 짓궂은 농담을 전했다.
 
민병헌은 3월 28일 경기 전 최근 타격감이 좋은 허경민의 방망이를 하나 얻기도 했다. 허경민의 좋은 기를 받아 부진을 탈출하겠단 각오였다. 조원우 감독도 28일 두산전에선 민병헌은 3번 타순으로 올리는 변화를 줬다. 조 감독은 “민병헌과 같이 쳐 줘야 할 선수들이 부진한 상황이다. 타격은 사이클이기에 곧 올라갈 것으로 믿는다”라고 민병헌의 반등을 기원했다.
 
이날 민병헌은 첫 타석에서 허경민 방망이의 좋은 기운을 받는 듯 보였다. 두산 선발 유희관을 상대로 민병헌은 1회 초 무사 2루에서 중전 안타를 날렸다. 친정 팀을 상대로 날린 첫 안타였다. 이후 3루까지 진루한 민병헌은 3루수 허경민에게 “역시 허경민의 방망이는 다르다”라며 농을 던졌단 후문이다.
 
하지만, 첫 타석 이후 민병헌의 방망이는 다시 침묵에 빠졌다. 특히 6회 초 2사 1, 3루 기회에서 민병헌의 유격수 땅볼로 추가 득점을 기회를 놓친 게 뼈아픈 롯데였다. 롯데는 4-3으로 앞섰던 8회 말 3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다시 추격에 나선 9회 초 민병헌이 무사 2루에서 2루 땅볼에 머물렀다. 결국, 한 점 만회에 그친 롯데는 5-6 패배로 개막 4연패 수렁에 빠졌다.
 
결국, 조 감독의 말대로 답답함을 해결해줘야 할 민병헌의 침묵이 아쉬운 상황이다. 이제 롯데는 29일 경기에서 패한다면 개막 5연패라는 믿기지 않는 초반 성적표를 받아야 한다. 롯데는 선발 마운드에 베테랑 송승준을 올려 절박하게 시즌 첫 승을 노린다. 민병헌도 옛 동료인 두산 선발 이용찬을 상대로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 ‘롯데 맨’으로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할 중요한 시점이 민병헌에게 찾아왔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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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소위 바이영

인생은 아름다워

2018.03.29 14:28:56

개막 4연패 시롸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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