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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코멘트] ‘데뷔 승’ 곽빈 “역전타 나왔을 때 무릎 꿇었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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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8 (수) 23:00

                           


 
[엠스플뉴스=잠실]
 
신인 투수 두 명이 동시에 데뷔 승의 기쁨을 맛봤다. 양창섭이 먼저 웃자 곽빈도 마지막에 웃었다. 특히 곽빈은 불펜으로 나와 승리 투수가 되는 짜릿한 순간을 경험했다.
 
곽빈은 3월 2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회 초 1사 2루 위기에서 구원 등판해 0.2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3연패 탈출이 절실했던 롯데는 이날 경기 초반부터 두산 선발 유희관을 흔들면서 4득점에 성공했다. 두산도 3-4 한 점 차로 추격하면서 롯데를 압박했다.
 
롯데는 4-3으로 앞선 8회 초 앤디 번즈의 볼넷과 나종덕의 희생 번트로 달아날 기회를 잡았다. 위기 상황에서 두산은 신인 투수 곽빈을 마운드에 올렸다. 곽빈은 2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데뷔전(0.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펼친 뒤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다.
 
신인답지 않게 곽빈은 침착한 투구로 롯데 타선을 틀어막았다. 먼저 대타 이병규를 2구 만에 3루수 파울 뜬공으로 돌려세운 곽빈은 ‘리드오프’ 전준우에겐 6구째 날카로운 커브로 루킹 삼진을 이끌었다.
 
곽빈이 위기를 막자 두산 타선이 반격에 나섰다. 두산은 8회 말 2사 2, 3루 기회에서 허경민이 2타점 역전 적시 3루타를 날려 경기를 뒤집었다. 곽빈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순간이었다. 이어 최주환도 중전 적시타로 허경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두산 마무리 김강률은 팀이 6-4로 앞선 9회 말 등판해 한 점을 내줬지만, 결국 승리를 지키는 세이브를 달성했다.
 


 
곽빈에겐 프로 데뷔 승을 거두는 뜻깊은 하루가 됐다. 게다가 ‘입단 동기’이자 친구인 삼성 투수 양창섭도 이날 광주 KIA 타이거즈전(6이닝 무실점)에서 데뷔해 선발승을 따내면서 곽빈의 기쁨은 배가 됐다.
 
“캠프 때부터 좋은 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오늘은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 간절하게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다. 프로 데뷔 승은 지금까지 야구해온 시간 가운데 가장 기분 좋은 일이다. 불펜 투구 때부터 속구보단 변화구가 좋았는데 (양)의지 선배님 리드대로 커브를 던져서 잘 통했다. (양)창섭이도 오늘 잘 던졌으니까 나도 더 욕심이 나는 것 같다.” 곽빈의 말이다.
 
이날 8회 말 결승타를 날린 허경민이 곽빈의 데뷔 승 도우미가 됐다. 사실 허경민은 8회 초 번트 수비에서 아쉬운 판단 착오로 1사 2루 위기를 자초했다. 나종덕의 희생 번트를 그대로 뜬공 아웃으로 잡을 수 있었지만, 허경민은 일부러 공을 땅볼로 놓치면서 병살타를 노렸다. 하지만, 번즈는 2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허경민은 곽빈이 그 상황을 막아주길 기도했고, 위기를 넘기자 역전 결승타로 곽빈에게 보답했다.
 
허경민은 “번트 수비 순간 1루 주자가 번즈라는 걸 깜빡 잊었다. ‘아차’ 싶었는데 곽빈이 잘 막아주길 기도했다. 나도 곽빈의 데뷔 승을 도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많은 기대를 받는 막내인데 오늘 승리로 부담감을 덜었을 것 같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곽빈도 8회 초 위기 상황이 정신없었던 건 마찬가지였다. 점수 차와 아웃 카운트도 제대로 생각 안 날 정도로 긴장한 상태에서 곽빈은 그저 타자에게만 집중했다. 9회 초 마지막 아웃 카운트가 잡히는 순간까지 절실하게 기도했던 곽빈에게 포수 양의지는 데뷔 승 기념구를 경기 뒤 건넸다.
 
곽빈은 “마운드에 올라가니 너무 긴장해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타자만 바라보고 던졌다. 8회 말 공격 때 형들이 계속 벤치에서 기도하라고 말하더라. 열심히 응원했는데 (허)경민이 형 역전타가 나왔을 때 무릎을 꿇었다(웃음). 9회 초 위기에서도 (김)강률 선배가 잘 막아주실 거로 믿었다”라며 웃음 지었다.
 
데뷔 승을 달성한 곽빈의 목표는 이제 선발승으로 향한다. 그것도 4월 안으로 선발승을 달성하는 게 곽빈의 당찬 각오다. 곽빈은 “선발승 욕심이 나는 건 사실이다. 4월 안으로 선발승을 달성하고 싶은 마음이다.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던질 자신이 있다. 시즌 끝까지 1군에서 살아남으면서 시즌 5승을 거두는 게 1차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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