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 PS 첫 승 안긴 쿠에바스 "1차전 불펜' 경험이 도움돼"(종합)
8이닝 1실점 완벽투…플레이오프 벼랑 끝 kt 구원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윌리엄 쿠에바스(30)가 벼랑 끝에 몰린 kt wiz를 살려냈다.
쿠에바스는 1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두산 베어스 타선을 틀어막았다.
완벽에 가까운 쿠에바스의 호투로 kt는 5-2로 두산을 꺾고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뒀다. 쿠에바스는 kt의 창단 1호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됐다.
또 kt 최초 플레이오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1·2차전에서 패한 kt가 이날 경기에서도 졌다면 그대로 가을야구를 마감해야 했다.
그러나 쿠에바스 덕분에 kt는 가을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쿠에바스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10승 8패를 기록했으나, 10월에는 5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 떠안았다.
포스트시즌에서는 9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깜짝 등판해 ⅔이닝 1피안타 1사구 2실점으로 불안한 모습만 보이고 내려갔다.
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1차전에서는 부담을 느낀 것 같다. 1차전에서도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며 쿠에바스를 신뢰했다.
3차전에서 쿠에바스는 선발 맞대결을 펼친 두산의 라울 알칸타라보다 더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
정규시즌에서 20승 2패로 다승왕을 거머쥔 알칸타라는 7⅔이닝 7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했다.
지난해 kt에서 한솥밥을 먹은 전 동료이기도 한 쿠에바스와 알칸타라는 7회말까지 0-0으로 팽팽한 투수전을 벌였다.
그러나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고 견고함을 유지한 쿠에바스가 웃었다.
3회말 1사 2루에 위기를 넘긴 쿠에바스는 4회말 자신의 악송구 실책으로 2사 2루에 몰리기도 했으나 스스로 위기를 탈출했다.
6회말에는 유격수 심우준의 실책과 정수빈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위기를 맞았으나 역시 무실점으로 탈출했다.
쿠에바스가 7회말도 3타자를 깔끔하게 돌려세우자 타선은 8회초 알칸타라와 두산 불펜을 두들겨 5득점으로 화답했다.
쿠에바스는 8회말 1사 후 오재원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흔들림 없이 남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고 승리를 예감하는 포효와 함께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경기 후 쿠에바스는 "경기 전부터 컨디션이 굉장히 좋았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도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알칸타라와 대결도 즐겼다. 쿠에바스는 "알칸타라는 kt에서도 미국에서도 같은 팀이어서 오랜 친구같다. 오늘 경쟁한다기보다는 저와 알칸타라 모두 잘 던지기를 바랐는데 좋은 경기를 해서 기쁘다"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 것에 만족했다.
정규시즌에서는 두산 상대로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5.02로 부진했었지만, 쿠에바스는 "앞선 경기들은 생각하지 않고, 오늘은 새로운 경기라 생각했다. 볼배합에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경기력이 상승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포수 장성우와 호흡도 잘 맞았다. 쿠에바스는 "장성우와 생각한 게 다를 때 안 좋은 결과가 나오고는 했는데, 오늘은 서로 같은 구종을 생각하고 있었다. 좋았다"고 밝혔다.
8회 2사 후 벤치에서 쿠에바스를 불펜으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쿠에바스는 스스로 이닝을 끝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쿠에바스는 "경기를 잘 끌어와서 흥분한 상태여서 이닝을 잘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했다. 더그아웃에 돌아와서 투수 코치께 '죄송하다. 흥분해서 그랬다'고 사과했다. 코치님도 '투구 수를 고려해서 그런 것이다. 잘했다'고 말씀해주셨다"고 설명했다.
1차전에서 불펜으로 등판한 것은 3차전 승리를 위한 예방주사가 됐다.
쿠에바스는 "1차전에서 불펜으로 들어간 경험으로 포스트시즌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팀을 도우려고 불펜으로 나갔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오늘 경기에서 신체적·정신적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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