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통합마케팅 관련 첫 워크숍…구단들 반응은 '글쎄'
홈페이지·예매·상품 판매 일원화로 2022년 출범 목표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KBO 사무국과 프로야구 10개 구단 마케팅 담당자들이 통합마케팅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9월 첫 워크숍을 연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야구계에 따르면, 구단 관계자들은 9월 21∼22일 1박 2일 일정으로 대전의 한 호텔에 모여 통합마케팅 추진과 관련한 KBO 사무국의 설명을 들었다.
남자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이 2020-2021시즌 개막을 앞두고 KBL과 10개 구단 홈페이지를 일원화한 통합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을 국내 프로스포츠 종목 최초로 공식 개설한다고 5일 발표하면서 프로야구 통합마케팅 논의가 더욱 시선을 끈다.
프로야구 통합마케팅 실현은 2018년 1월, 3년 임기의 KBO 수장에 오른 정운찬 총재의 공약이기도 하다.
회의에 참석한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KBO 사무국은 현재 구단별로 독자 진행하는 홈페이지 운영, 티켓 예매, 유니폼·야구용품을 포함한 상품 판매 등 세 항목을 하나의 창구로 일원화해 2021년 유예 기간을 둔 뒤 2022년 통합 서비스하자고 제안했다.
2022년은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가 40돌을 맞는 해로 KBO 사무국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MLB닷컴처럼 통합 시스템 기반을 구축해 2022년 출범하고 2024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자고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러나 KBO 사무국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각 구단은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A 구단 관계자는 "티켓 예매 사이트, 선수단 유니폼 등 각 구단과 관련 업체와 계약 상황이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KBO 사무국이 일방적으로 로드맵을 제안했다"며 "구단들은 현실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B 구단 관계자는 "통합 마케팅 청사진으로 보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평했다.
프로야구 전체 수익 파이를 키우기 위한 방편으로 통합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수년 전부터 제기됐다.
하지만, 빅 마켓 구단과 스몰 마켓 구단의 상당한 수익 격차가 통합마케팅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다.
자체 마케팅으로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는 빅 마켓 구단들이 크게 반발했다.
통합 마케팅을 하면, 기존의 많은 수익을 잃고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은 스몰 마켓 구단의 수입을 메워주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난마처럼 얽힌 문제를 풀고 빅 마켓 구단의 대승적인 양보를 얻어내려면 사장·단장급이 아닌 구단주급의 높은 레벨에서 통 큰 논의가 이뤄져야 하나 정운찬 총재를 비롯한 KBO 고위급이 거중 조정에 나선 일은 아직 없다.
각 구단 관계자들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 상황이 불투명한 형편에서 통합 마케팅에 뛰어들 용품 제작·판매 업체가 있을지도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통합마케팅 논의에 첫발을 뗀 KBO 사무국과 10개 구단은 이달 20일 다시 모여 머리를 맞댈 예정이나 당장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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