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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슈퍼루키’ 양창섭의 시즌 2막이 시작된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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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8 (목) 12:22

                           
| 요즘 삼성 라이온즈 김한수 감독의 가장 큰 걱정은 ‘선발투수’다. 6월 들어 선발진이 대량 실점하며 무너진 경기가 워낙 많았던 탓이다. 하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슈퍼루키’ 양창섭이 복귀 두 번째 경기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김한수 감독에게 오랜만에 웃음을 안겼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슈퍼루키’ 양창섭의 시즌 2막이 시작된다

 
[엠스플뉴스]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에게 ‘부상 공백’은 ‘패배’만큼이나 낯선 단어였다.
 
노원 리틀야구단에서 처음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덕수고 시절까지 양창섭은 항상 꾸준했다. 늘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고, 많은 경기에 나와 많은 공을 지치지 않고 던졌다. 유소년 대표팀,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그 흔한 팔꿈치 수술도, 장기간 부상 공백도 없이 부지런히 던지고 또 던지며 프로까지 온 양창섭이다.
 
그런 양창섭이 무려 69일간 1군 엔트리에서 자리를 비웠다. 시작은 ‘119구’ 피칭 이후 보호 차원의 1군 엔트리 말소였지만 이후 복귀 과정에서 쇄골 통증을 겪었고, 나중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 발목을 접질려 한달을 더 쉬게 됐다. 말소 날짜로부터 70일 만인 6월 20일이 돼서야 양창섭은 1군 엔트리에 돌아올 수 있었다. 
 
70일 만의 1군 복귀, 더 싱싱하게 돌아온 양창섭
 
[배지헌의 브러시백] ‘슈퍼루키’ 양창섭의 시즌 2막이 시작된다

 
다행인 건 양창섭의 부상이 어깨나 팔꿈치가 아닌 다른 부위였다는 점이다. 고교 시절 너무 많이 던져서 언제고 부상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는 1차 지명 후보였던 양창섭의 이름이 2차 1라운드 2번에 가서야 불린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양창섭은 프로에 와서도 씩씩하게 제 공을 던졌고, 어깨와 팔꿈치는 여전히 싱싱하다. 
 
70일 가까이 재충전하고 돌아온 덕분에 구위는 더 좋아졌다. 복귀전인 20일 SK전에서 양창섭은 평균 143.3km/h 빠른 볼을 던졌다. 시즌 평균 구속(141km/h)보다 스피드가 2km/h 이상 더 빨랐다. 26일 한화전에서도 평균 141.8km/h로 스피드가 좋았다. 역시 부상 전보다 더 빠른 구속이다.
 
“(2군에) 내려가 있는 동안 운동을 많이 했어요. 공을 던지는 팔꿈치나 어깨만이 아니라 몸 전체적으로 훈련을 했죠. 좀 쉬고 나서 그런지, 전보다 힘도 조금은 더 붙은 것 같아요.” 양창섭의 말이다.
 
SK전은 5이닝 4실점으로 다소 아쉬운 결과를 남겼지만, 한화전에서 보여준 피칭은 완벽에 가까웠다.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아내며 1실점. 15안타 13점을 뽑아낸 타선 지원까지 더해져 13-2로 대승을 거뒀고 시즌 2승째를 챙겼다.
 
특히 한화전에선 빠른 볼 위주(53.3%)의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였다. 여기에 시즌 초반엔 거의 던지지 않던 스플리터 비율을 끌어올려(30.8%) 한화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었다. 양창섭이 왜 슈퍼루키인지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인 경기였다.
 
“오랜만에 나온 선발등판에서 승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경기 전 강민호 선배님 말대로 컨트롤에 신경 쓰고, 리드를 따랐더니 결과가 좋았어요.” 양창섭의 말이다. 
 
양창섭은 대선배 윤성환과 오치아이 코치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윤성환 선배님이 야구는 물론 야구 외적으로도 많은 것을 알려주셔서 도움을 받고 있어요. 또 야구용품 같은 것도 많이 주셔서, 큰 도움이 됩니다.”
 
양창섭은 최근 구사율을 높인 스플리터에 대해 “오치아이 코치님이 가르쳐 주셨다”며 “캐치볼 할 때부터 꾸준하게 연습을 해서 실전에 던지고 있다”고 했다. 또 “경기마다 밸런스가 흐트러질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코치님이 캐치를 잘 해주시고 다음 등판 준비할 때까지 신경 써 주신다. 감사한 마음”이라 밝혔다.
 
양창섭 “부상 방지의 중요성 깨달아, 값진 경험 했다”
 
[배지헌의 브러시백] ‘슈퍼루키’ 양창섭의 시즌 2막이 시작된다

 
프로 데뷔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KIA를 상대로 6이닝 무실점 승리를 따내며 신인왕 경쟁에 불을 붙였던 양창섭. 그러나 부상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우면서, 이제는 강백호 등 친구들을 추격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일단 한화전 호투로 잠시 흐릿했던 존재감을 부각하는 데는 성공했다. 김한수 감독은 양창섭에게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계속 선발 기회를 줄 예정이다. 아직 시즌 절반이 남아 있고, 신인왕 경쟁에 다시 뛰어들 시간은 충분하다. 남은 시즌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만 있다면 공백기를 만회할 기회는 있다. 
 
양창섭은 “주변에서 저를 좋게 평가해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그런 평가를 너무 의식하면 안 될 것 같다”며 몸을 낮췄다. “등판할 때마다 항상 운이 좋은 편이에요. 던질 때마다 수비 지원도 많이 받고, 한화전에선 타선 지원까지 받았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뿐입니다.” 양창섭의 말이다. 
 
신인왕 경쟁자들에 대해서도 “모든 선수가 다 위협적”이라며 자신이 ‘도전자’임을 강조했다. “강백호도 그렇고 다들 잘하는 친구들이잖아요. 누가 더 위협적인 경쟁자라고 한 명만 정할 수 없어요. 모두가 다 위협적이에요.”
 
양창섭은 69일간의 부상 공백이 “쉬면서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부상 방지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됐어요.  평소에 꾸준히 관리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게 됐죠. 앞으로 야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경험을 했습니다.
 
남은 시즌 목표도 10승이나 신인왕 같은 거창한 목표가 아닌 ‘건강’이다. “끝까지 다치지 않고 부상 없이 마무리하는 게 목표입니다. 오랫동안 건강하게 야구하는 선수가 되자고 다시 한번 다짐했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슈퍼루키’ 양창섭의 데뷔 시즌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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