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V-리그] GS-흥국-IBK, 뜨거운 상위권 순위 싸움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지난 11월 30일,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2라운드가 종료됐다. 그리고 곧바로 1일부터 3라운드가 시작돼 시즌 중반을 향해 달려간다.
여전히 연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대건설을 제외하면 나머지 다섯 개 팀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1위 GS칼텍스가 안심하기에는 아래 팀들 기세가 맹렬하다. 뜨거운 경쟁에 당사자들은 힘들겠지만 보는 팬들 입장에서는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지난 한 주는 1위 GS칼텍스, 그리고 그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2위 흥국생명, 3위 IBK기업은행 경쟁이 뜨거웠다.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2일까지 있었던 여섯 경기로 한 주를 돌아본다.
기준 : 11월 28일 ~ 12월 2일 (모든 기록은 3일 기준)
1위 GS칼텍스 (승점 23, 8승 3패)
11월 28일 vs 한국도로공사 3-0 승
12월 1일 vs 흥국생명 0-3 패
GS칼텍스는 11월 28일,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둬 2라운드를 4승 1패,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러나 3라운드 첫 경기였던 지난 1일, 흥국생명에 0-3 완패로 기세가 한 풀 꺾였다.
이 패배는 올 시즌 GS칼텍스의 첫 0-3 패배다. 팀 입장에서는 꽤 크게 다가올 만하다. 기존 알리-이소영-강소휘 삼각편대에 교체 자원 표승주까지 골고루 터지던 것과 달리 이날은 모두가 잠잠했다. 교체 투입된 표승주가 그나마 10점, 42.86%로 좋았을 뿐 나머지 세 날개 공격수들은 모두 성공률 20%대로 부진했다. 상대에게 블로킹을 13개나 허용한 것도 뼈아팠다. 선수단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이전까지 승승장구하던 GS칼텍스 입장에서는 3라운드를 앞두고 팀을 돌아볼 계기가 된 경기였다. GS칼텍스는 올 시즌 강력한 화력으로 상대를 제압해 왔다. 높은 공격성공률과 함께 날카로운 서브가 가장 큰 무기였다. 그러나 이날은 공격성공률 28%, 서브득점 역시 단 2점으로 부족했다. 2라운드까지 GS칼텍스 공격성공률 42.93%와 비교해볼 때 굉장히 낮은 수치였다.
무딘 공격은 자연히 눈을 수비 쪽으로 돌리게 한다. 이전까지 수비 아쉬움은 GS칼텍스의 화끈한 공격력에 가려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올 시즌 GS칼텍스는 팀 리시브 5위, 팀 디그 6위로 여자부 여섯 개 팀 가운데 수비지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디그의 경우 성공률이 아닌 세트 당 개수로 순위를 따져 최하위라는 의미가 그리 크진 않다. 그러나 리시브는 리시브 효율(리시브 정확에서 리시브 실패를 뺀 값을 전체 시도로 나눠 퍼센트로 따진다)이 낮은 것은 고민이 필요하다.
단순 수치 비교지만 올 시즌 GS칼텍스가 공격 쪽에 좀 더 치우쳐 있음을 알 수 있다. 팀이 단단하기 위해서는 ‘균형’이 중요하다. 한 쪽에 극단적으로 치우친다면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지금까지 시즌을 잘 치러온 GS칼텍스. 남은 네 라운드 높은 순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비 쪽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GS칼텍스는 금주 5일 IBK기업은행과 경기가 예정돼 있다. 올 시즌 아직까지 연패가 없는 GS칼텍스 앞에 막강한 상대가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 두 팀은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5세트 접전을 펼쳤다. 결과는 1승 1패. 이번에는 누가 웃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는 매치업이다.
2위 흥국생명 (승점 21, 7승 4패)
11월 28일 vs IBK기업은행 3-1 승
12월 1일 vs GS칼텍스 3-0 승
흥국생명은 지난 주 최고 최상의 일주일을 보냈다. 두 경기를 모두 이겨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나 그 두 팀이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 상위권 두 팀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한 주였다.
이전까지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던 세터 조송화가 IBK기업은행전에서 복귀를 신고했다. 훈련 중 오른쪽 어깨에 무리가 가 두 경기 결장했던 조송화다. 조송화는 당시 김다솔이 선발로 출전해 고전하자 투입돼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선보였다. 특히 이날 컨디션이 좋지 않던 이재영 대신 김미연, 톰시아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간 점이 인상적이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조송화 복귀에 “조송화와 김다솔을 함께 쓰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GS칼텍스 전에도 조송화 대신 김다솔이 선발로 출전했다. 비록 1세트 중반 조송화로 교체, 계속해서 조송화가 뛰었지만 박 감독의 김다솔을 향한 신뢰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흥국생명은 당분간 조송화-김다솔 투 세터 체제로 계속 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외인 톰시아가 최근 활약하는 점도 주목할 부분. 톰시아는 1라운드보다 2라운드 때 더 좋은 기록을 남겼다. 1라운드 공격성공률 41.37%, 점유율 34.63%에서 2라운드 성공률 43.57%, 점유율은 38.36%까지 올랐다. 점점 좋아지는 것이 수치로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 GS칼텍스전을 마친 뒤 톰시아는 시즌 공격성공률 42.11%로 공격종합 부분 1위에 올랐다.
여기에 189cm 장신을 이용한 블로킹도 돋보인다. 블로킹 9위(세트 당 0.375개)에 오른 톰시아는 미들블로커 김세영과 함께 높은 벽을 형성한다. 상대 공격수 입장에서 톰시아-김세영 블로킹 라인은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다.
공수 만능 윙스파이커 이재영, 여기에 톰시아 원투 펀치는 여자부에서 가장 강력한 좌우 옵션이다. 여기에 최근 안정감을 찾은 김미연까지 힘을 더하면서 흥국생명은 비로소 ‘우승 후보’에 걸맞은 경기력으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연승으로 감이 좋은 흥국생명 다음 상대는 8일 IBK기업은행이다. 흥국생명 입장에서는 2라운드 마지막 경기서 승리했던 기억을 살릴 필요가 있다. 상위권에서 순위 싸움이 한창인 두 팀 대결로 관심이 가는 경기다.
3위 IBK기업은행 (승점 18, 6승 4패)
11월 28일 vs 흥국생명 1-3 패
2라운드 전승을 노렸던 IBK기업은행. 그러나 11월 28일 흥국생명에 1-3으로 져 4승 1패로 라운드를 마쳤다.
이날 경기는 흥국생명 선전도 분명 있었지만 IBK기업은행 경기력에 아쉬움도 드러났다. IBK기업은행은 1세트를 25-22로 웃으며 시작했다. 그러나 이어진 2세트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4-8로 뒤지던 것을 12-8로 역전하면서 기세를 잡았지만 추격을 허용해 24-26으로 세트를 내줬다. 세트 안에서도 심각한 경기력 기복을 보였던 IBK기업은행이다.
유리하던 경기를 역전당해 내주는 문제는 올 시즌 IBK기업은행이 지속적으로 보였던 문제다. 이날 경기를 마친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우려했던 문제가 또 나왔다”라며 아쉬워했다. 이 감독은 이 문제를 선수들 정신력에서 찾았다. “선수들이 독기를 품고 경기에 임해야 하는데 조금만 유리해지면 방심한다. 기회를 왔을 때 잡아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된다”라는 게 그 이유였다.
이 경기는 2라운드 마무리라는 의미도 있었지만 1위 GS칼텍스를 뒤쫓을 수 있는 찬스를 놓쳤다는 것이 더 컸다. 게다가 흥국생명은 이 경기 승리 기세를 이어 1일 GS칼텍스도 제압, IBK기업은행을 제치고 2위로 올라갔다. 여러모로 이날 패배가 아쉬운 IBK기업은행이다.
1라운드 2승 3패로 다소 주춤했던 IBK기업은행. 그러나 2라운드 단숨에 반등하며 강팀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한 주 휴식 후 3라운드에 돌입하는 IBK기업은행. 그 첫 주부터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만난다. 5일 GS칼텍스, 이어 8일 흥국생명과 경기가 예정돼 있다. 이 두 경기 결과에 따라 여자부 상위권 순위가 요동칠 여지가 충분하다.
4위 한국도로공사 (승점 17, 6승 5패)
11월 28일 vs GS칼텍스 0-3 패
12월 2일 vs 현대건설 3-0 승
한 주 동안 천당과 지옥을 오간 한국도로공사다. 28일 GS칼텍스에게 0-3 완패, 그러나 2일 현대건설에게 3-0으로 완승을 거둬 가까스로 4위를 지켰다.
외인 파튜가 새로 합류해 세 경기를 치렀지만 여전히 팀 주포는 박정아다. 그러나 박정아는 좋았던 1라운드와 달리 2라운드 들어 다소 난조를 겪고 있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박정아는 시즌 초 외인 교체 과정에서 생긴 에이스 공백으로 팀 대부분 공격을 담당했다. 1라운드 공격성공률 40.34%, 점유율 34.81%였던 박정아는 2라운드 성공률 36.43%, 점유율 38.10%로 변화가 있었다. 점유율은 높아진 반면 성공률은 떨어졌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 역시 최근 박정아 상태에 대해 “최근 들어 페이스가 떨어진 게 눈에 보인다”라며 아쉬워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건 파튜의 역할이다. 파튜는 합류 직후 두 경기에서는 충분히 제 몫을 해줬지만 지난 11월 28일, GS칼텍스전에서는 8득점, 공격성공률 28.57%로 매우 저조했다. 상위권 팀과 경기에서 외국인선수가 무력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행스러운 점은 파튜가 2일 현대건설전에서는 15점, 성공률 43.75%로 좋았다.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가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단단한 리시브, 여기에 박정아-이바나 좌우 쌍포가 함께 내뿜는 화력이었다. 이 화력이 건재할 때 한국도로공사 또 다른 자랑, 중앙 공격도 힘을 얻는다.
9일 한국도로공사와 KGC인삼공사 경기가 예정돼 있다. 2일 경기가 끝나고 일주일 만에 치르는 경기다. 한국도로공사는 올 시즌 바뀐 일정에 적응이 느린 편이다. 일주일정도 되는 긴 휴식 뒤 경기에서 감각이 무뎌진 모습을 자주 보였다. 김종민 감독은 “일정이 들쑥날쑥해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는다”라고 했다. 한국도로공사와 KGC인삼공사는 서로 승점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기필코 승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대결이 될 전망이다.
5위 KGC인삼공사 (승점 16, 5승 5패)
11월 29일 vs 현대건설 3-0 승
지난주 4연패로 고전하던 KGC인삼공사는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시즌 전패 팀을 만나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이 위기를 셧아웃 승리로 넘겨 한 시름 놓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경기 중 발생했다. 바로 외인 알레나가 발목 부상을 당한 것이다. 알레나는 경기 2세트 초반 블로킹 시도 후 착지 과정에서 마야 발을 밟고 떨어져 오른쪽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했다.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 알레나는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고 진단 결과 염좌 판정을 받았다. 전치 3~4주 정도 예상되는 부상이었다.
알레나 부상에도 다행히 KGC인삼공사는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당시 상대는 최하위 현대건설이었다. 이제부터 약 한 달간은 외국인선수 없이 중위권 순위경쟁 중인 팀들과 만나야 한다.
KGC인삼공사는 수비가 강한 팀이다. 수비로 상대 공격을 견딘 뒤 알레나가 결정을 내주는 플레이가 주요 득점 패턴이었다. 지난 경기서는 한송이가 이 자리를 잘 메웠지만 알레나에 비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 앞으로도 한송이가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윙스파이커 자원을 돌리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아직까진 1위부터 5위까지 승점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 이런 상황에서 한 번 처지게 될 경우 다시 따라잡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 KGC인삼공사에게 ‘알레나 없는’ 3라운드가 중요한 이유다. 국내 선수들만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하는 KGC인삼공사다.
KGC인삼공사는 5일 현대건설과 리턴 매치를 치른다. 이어 9일에는 한국도로공사와 맞붙는다. 현대건설이 여섯 경기 연속 0-3 패배로 좋지 않지만 이런 경기일수록 확실한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 외인 없이 치르는 첫 경기라는 점도 의의를 가진다. 이 경기를 성공적으로 끝내야 9일 한국도로공사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
6위 현대건설 (승점 1, 11패)
11월 29일 vs KGC인삼공사 0-3 패
12월 1일 vs 한국도로공사 0-3 패
아직도 끝나지 않은 연패. 현대건설은 시즌 시작 이후 승리 없이 11연패로 긴 부진 터널을 지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최근 여섯 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라는 점이다. 지난 11연패 중 5세트 경기는 단 한 번이었다. 1-3 패배 역시 두 차례에 불과하다.
새 외인 마야가 합류했지만 여전히 전망은 밝지 않다. 마야는 합류 후 출전한 세 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득점하면서 제 몫을 다했다. 그러나 다른 국내 선수들 문제가 심각하다. 리시브, 세트 두 단계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어느 한 명 문제로 꼽기에는 팀 전체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주장 양효진이 중앙에서 마야와 함께 있는 힘을 다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리시브 라인 조합에 고민이 많은 현대건설이다. 리베로 김연견을 제외하면 윙스파이커 황민경, 김주향 모두 부족하다. 황연주 역시 리시브는 안정감이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세터 이다영 부진도 끝날 줄 모르고 있다.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불안정한 세트는 공격수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외인 마야 공격력을 살릴 오픈 세트가 안정적이지 못하다.
현대건설은 5일 KGC인삼공사와 경기를 치른다. 지난 11월 29일 경기서 KGC인삼공사는 외인 알레나가 부상을 당했다.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치러야 하는 KGC인삼공사다.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것은 물론 안타깝지만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3라운드 연패를 끊을 찬스다. 이 경기에서마저 패할 경우 연패는 더욱 길어질 것이다.
사진/ 더스파이크 DB(문복주, 유용우, 박상혁 기자)
2018-12-04 이광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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