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동섭의 하드아웃] '두산 코치 된 LG 앉아쏴', 조인성의 특별한 어린이날

일병 news1

조회 753

추천 0

2018.05.05 (토) 12:22

                           
2000년대 LG 트윈스 안방마님이었던 조인성이 2011년 이후 8년 만에 ‘어린이날 라이벌전’을 찾는다. 조인성은 LG의 라이벌, 두산 베어스 배터리 코치로 잠실벌에 컴백했다.  
 


 
[엠스플뉴스] 
 
‘앉아쏴’ 조인성이 8년 만에 ‘어린이날 라이벌전’에 복귀한다. 조인성은 이제 LG 트윈스 안방마님이 아닌 두산 코치 자격으로 '어린이날 라이벌전'을 맞는다. 
 
조인성은 ‘어린이날 라이벌전’이 낳은 스타다. 1998년 5월 5일 LG와 OB의 경기. 8회 말 주자 1, 2루 상황 신인 포수 조인성이 타석에 등장했다. 마운드엔 7.2이닝 무실점 철벽투를 펼치던 OB 이경필이 버티고 있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 루키 조인성은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신인 포수가 '대타 홈런'으로 패색이 짙던 LG를 구해낸 것이다. LG는 조인성의 동점 홈런을 발판 삼아 연장 접전을 펼친 끝에 OB에 4대 3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조인성의 홈런은 ‘프로 데뷔 첫 홈런’이기에 의미가 있었다. 조인성은 어린이날 자신의 이름을 야구팬들에게 각인시켰고, 2011년까지 무려 14년 동안 LG 안방을 책임지는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낸 지 정확히 21년이 지난 2018년 5월 5일. 조인성은 라이벌인 두산 베어스 코치로서 어린이날 라이벌전을 치르게 됐다. LG 안방마님 출신 조인성을 기억하는 야구팬들에겐 상당히 낯선 풍경이다.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란 말을 실감하는 조인성 코치의 '특별한 어린이날 이야기'를 엠스플뉴스가 들어봤다. 
 
8년 만에 '어린이날 라이벌전' 컴백한 조인성 "선수 시절과 승부욕은 똑같다"
 


 
LG 트윈스 포수가 아닌 두산 베어스 코치로 어린이날 라이벌전을 치르게 됐습니다. 
 
‘어린이날 라이벌전’은 제게 큰 의미가 있는 매치업이에요. LG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첫 홈런을 때린 경기가 '어린이날 라이벌전'이었습니다. 그날 ‘3점 홈런’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해요. 그 홈런으로 LG가 동점을 만들고, 역전승을 거뒀죠. 어린이날엔 유독 좋은 기억이 많았습니다. 
 
1998년 어린이날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낸 뒤 14년 동안 LG 안방을 책임졌습니다. 그 이후 '앉아쏴'란 별명으로 LG 팬들의 사랑을 받았지요. 두산 코치로 어린이날 시리즈를 치르는 조인성을 가장 낯설게 보는 건 LG 팬이 아닐까 싶습니다. 
 
LG 팬 여러분께선 분명히 낯설 수 있는 상황입니다(웃음). LG에서의 선수 생활이 제 야구인생의 첫 도전이었다면, 두산 지도자로 부임한 건 제 야구인생 ‘두 번째 도전’입니다. LG 팬 여러분께서도 두산 유니폼을 입은 저를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올 시즌 지도자로서 첫발을 뗐습니다. 지도자가 된 뒤에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요?
 
지도자가 된 뒤엔 새로운 시각으로 야구를 바라보고 있어요. 다시 처음부터 야구를 배우는 기분입니다. 제겐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에요. 저와 함께하는 선수들이 활약을 펼치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산 배터리코치 임무를 수행하면서, 포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게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에요. 다음은 선수들이 자신의 장점을 그라운드 위에서 끄집어내는 걸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코치’가 아닌 ‘형’으로 다가가 선수들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거리감 없이 서로 신뢰 관계를 형성하려는 노력이죠.
 
LG 시절 ‘어린이날 라이벌전’에 12차례 출전했습니다. 지도자로서 전수할 만한 ‘어린이날 노하우'가 많을 텐데요(웃음). 
 
특별한 노하우는 없어요. 그저 제가 있는 자리에서 팀 승리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그래야 두산 어린이 팬들이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웃음). 
 
두산 소속으론 첫 번째 어린이날 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긴장되진 않으십니까?
 
긴장감보다 기대감이 훨씬 큽니다. 지도자로 경험하는 어린이날 매치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요. 경기에 직접 나서진 못해도, 승부욕이 불타는 건 똑같습니다(웃음).
 
"잠실 라이벌전? 어린이의 꿈과 희망을 위한 치열한 승부!"
 


 
LG와 두산. ‘잠실 라이벌’의 문화를 모두 체험했습니다. 코치로서 느낀 두산의 문화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자율 속 체계’란 말로 두산의 팀컬러를 대변할 수 있습니다.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고,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을 보완하는 과정 자체가 상당히 체계적이더라고요. 
 
자율 속 체계?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두산 코칭스태프는 선수들 마음을 편안하게 유지하는 걸 가장 중요시합니다. 하지만, 그 편안함 속엔 분명 선수들이 지켜야 할 규율이 존재해요. 팀 문화에 ‘부드러움과 강함’이 공존하는 거죠. ‘두산이 왜 강팀인지’ 배울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선수 시절 느꼈던 LG의 문화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이 질문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제가 LG에 마지막으로 몸을 담았던 게 2011년이잖아요. 지금 LG와 제가 있었을 당시 LG의 문화는 분명 다를 겁니다. 두산 코치로서 섣불리 전 소속팀 LG의 문화를 언급하는 건 실례일 것 같아서요.
 
그렇군요. 확실한 건 두 팀 모두 ‘어린이날 라이벌전’에 대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일 텐데요. 
 
그렇습니다. 어린이날에 펼쳐지는 경기에선 반드시 이기고 싶은 게 모든 선수의 마음이에요. 저 역시 어릴 때부터 프로야구 선수를 꿈꿔왔습니다. 어린이날 자신이 좋아하는 팀이 이기는 장면을 보면, 그렇게 즐거울 수 없거든요. 
 
어린 시절 경험이 선수들의 승부욕에 불을 붙이는 걸까요?
 
경험도 경험이지만, 어린이날 승리엔 말로 설명하지 못할 가치가 묻어 있습니다. 어린이 팬의 ‘꿈과 희망’은 무엇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이니까요. 야구선수가 어린이 팬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승리’입니다. 두산과 LG 선수들이 승부욕을 불태우는 이유죠.  
 


 
이젠 조인성 코치 가정에도, 어린이 야구팬이 한 명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태어난 아들이 첫 돌을 맞았는데요.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웃음)
 
‘앉아쏴 조인성의 아들’은 어디 팬이 될 걸로 예상합니까?
 
아빠 있는 팀을 좋아하겠죠(웃음). 가족의 힘이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아들이 야구를 알게 될 때가 온다면, 그때 제가 소속된 팀을 응원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웃음).
 
자, 이제 정말 ‘어린이날 라이벌전’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경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어린이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어린이 팬 여러분 모두가 건강하고, 밝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야구장에 찾아와서 좋아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야구를 마음껏 즐겼으면 합니다. 어린이 팬 입장에서 1회부터 9회까지 야구를 보는 건 상당한 스트레스일 수 있어요(웃음). 그런데도, 끝까지 목 놓아 선수들을 응원하는 어린이 팬을 보면 힘이 납니다. 좋은 결과로서 어린이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 <엠스플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이전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