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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이빨이 흔들린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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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5 (토)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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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8.05.05 (토) 09:53

                           
위풍당당했던 호랑이의 이빨이 흔들린다. 이대로 부진이 계속 되면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할 분위기다. 마무리 자리와 득점권 타율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는 KIA 타이거즈의 상황을 짚어봤다.


 




 


[엠스플뉴스]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의 침체가 심상치 않다. 반등을 노린 KIA는 이틀 연속 9회 역전패로 충격적인 2연패에 빠졌다. 선두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차는 8.5경기까지 벌어졌다. 최하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차는 이제 불과 3.5경기에 불과하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호랑이의 위풍당당함이 사라졌다. 말 그대로 이빨 흔들리는 호랑이가 된 모양새다. 안치홍과 이범호가 돌아오는 동시에 선발진이 고정되면서 5월 반등을 노렸지만, 투·타 전력이 모두 여의치 않았다.


 


먼저 가장 큰 문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뒷문’이다. 마무리 김세현의 부진이 뼈아프다. ‘편안한 9시 야구’가 아닌 ‘공포의 9시 야구’가 펼쳐지는 상황이다.


 


KIA는 최근 이틀 연속 김세현의 블론 세이브와 더불어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KIA는 5월 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9회 초까지 4-3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마무리 김세현이 9회 말 1사 1, 2루 위기에서 정훈에게 2타점 2루타를 맞고 4-5 끝내기 패배를 맛봤다. 충격 여파는 바로 다음 날인 4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이어졌다. 이날도 김세현이 5-3으로 앞서 있던 9회 초 대거 3실점 하면서 5-6으로 패했다.


 


KIA는 지난해 잠시 잊은 듯했던 마무리 고민에 다시 빠지게 됐다. 김세현은 올 시즌 14경기(12.2이닝)에 등판해 1승 5패 4세이브 평균자책 9.24를 기록 중이다. 블론 세이브 네 차례와 더불어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는 무려 2.21에 달한다. 결국, KIA는 팀 최다 블론 세이브 공동 1위(6개)와 팀 최다 역전패 공동 2위(11패)에 올라 있다.


 


김세현의 부진으로 KIA 팀 불펜 평균자책은 9위(5.61)까지 내려갔다. 그나마 필승조인 임창용(13G 4홀드 평균자책 2.19)과 김윤동(15G 2승 1패 2홀드 평균자책 3.86)이 버텨주는 게 다행이다.


 


KIA 김기태 감독이 결단을 내릴 시기일 수도 있다. 지난해에도 그랬다. 김 감독은 지난해 시즌 초 마무리였던 임창용이 흔들리자 집단 마무리 체제로 변화를 줬다. 그 변화 속에서 김윤동이 마무리로 자리 잡다가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온 김세현이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팀이 좋은 성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닌 데다 반등 동력도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 특히 9회 역전패는 선수단 전체에 충격 여파가 이어진다. 한 현장 관계자는 “차라리 대패로 지는 게 심리적인 타격이 비교적 적다. 이렇게 9회 역전패가 계속 이어지면 투·타 분위기에 모두 큰 악영향이다. 선수들도 조급해지고, 기운이 빠질 수밖에 없다”라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라도 마무리 자리에 변화를 주는 게 반등을 노릴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중요할 때 못 치는 답답한 KIA 방망이


 




 


지난해 전반기 기세와 다른 팀 타선의 비효율성도 문제다. KIA는 5월 4일 기준(32경기 소화) 팀 타율 리그 1위(0.296)에 오른 상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팀 득점권 타율로만 좁히면 0.265(리그 7위)로 뚝 떨어진다. 중요한 순간(High Leverage Index)에서 평소보다 얼마나 잘했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Clutch 기록에서도 KIA는 -0.29로 리그 8위에 머물렀다.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에선 방망이가 침묵하는 장면이 잦았단 뜻이다.


 


지난해 시즌 초반 지표를 보면 올 시즌과는 완전히 반대의 숫자다. 지난해 시즌 초 같은 32경기 소화 기간에서 KIA는 팀 타율이 5위(0.278)였지만, 팀 득점권 타율은 3위(0.295)였다. 올 시즌과 반대로 타격 효율성은 높았단 뜻이다.


 


팀 내에서도 득점권 타율 부진에 대한 아쉬움의 시선이 있다. KIA 쇼다 코우지 타격코치는 “어떻게든 내가 해결하겠단 부담감이 너무 큰 것 같다. 자기만의 타격 스타일이 잘 안 나온다. 마음은 뜨겁더라도 머리는 냉정하게 반응해야 한다. 좋은 공과 나쁜 공을 가리지 않고 다 치려고 하다 보니 안 좋은 결과가 계속 나오는 분위기다. 개개인의 좋은 타격이 득점권 타격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라며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쇼다 코치는 타자들에게 출루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팀 타격이 전체적으로 안 풀릴 땐 차근차근 풀어 가야 한단 뜻이다. 쇼다 코치는 “홈런보단 일단 출루하는 게 먼저다. 1점이 2점이 되고, 2점이 3점이 된다. 이닝에서 선두 타자가 어떻게든 출루하겠단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점수 차가 벌어졌을 때 한 번에 만회하겠단 생각은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한 점 한 점 차근차근 추격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전반기에서 보여준 엄청난 팀 타격감은 이제 잊을 때다. KIA 관계자는 “지난해 전반기 팀 방망이를 보면 선수단 전체 야구 인생에서 이런 게 한 번 나올까 말까 할 정도로 ‘미친 타격감’이었다. 그땐 가만히만 놔두면 선수들이 알아서 점수를 뽑았다. 하지만, 방망이는 ‘업 앤 다운’이 심하기에 올 시즌은 쉽지 않을 거로 예상했다. 시즌 초부터 부상과 부진 등 변수가 많아졌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쇼다 코치는 리드오프 이명기의 부활이 팀 타선 반등의 중요 포인트가 될 거로 바라봤다. 이명기는 올 시즌 타율 0.261/ 29안타/ 출루율 0.320/ 장타율 0.369로 침체에 빠진 상태다. 5월 4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김기태 감독과 쇼다 코치 모두 이명기를 집중 지도했다.


 


쇼다 코치는 “이명기는 이대로 끝날 타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명기가 살아나는 동시에 돌아온 안치홍과 이범호도 힘을 보탠다면 반등할 수 있다. 시즌 초반 KIA답지 않은 공격력이 이어졌다. 이제 고정 타순을 짤 수 있기에 다 같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라고 굳게 다짐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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