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에만 나오는 두산 대주자 이유찬 "떨리지만 재밌어"
'긴장감 때문에 밥은 잘 먹나'는 질문에 "밥심으로 달리는 것"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진루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두 점 차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베이스를 추가 진루하느냐, 막아내느냐에 따라 팀 분위기가 급격하게 갈릴 수 있다.
그래서 전문 대주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2010년대 초반 강팀으로 군림했던 삼성 라이온즈는 타격 실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리그 최고의 주루 능력을 갖춘 강명구(현 삼성 코치)를 포스트시즌 대주자 요원으로 중용하기도 했다.
두산 베어스에도 대주자 자원이 있다. 이유찬(22)이다.
이유찬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말 그대로 펄펄 뛰고 있다.
그는 9일 kt wiz와 플레이오프(PO) 1차전 2-2로 맞선 9회 1루 대주자로 나서 2루 도루를 성공한 뒤 오재원의 희생 번트 때 3루에 도달했다.
이어 김인태의 우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발로' 결승점을 만들었다.
5일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도 이유찬은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8-7로 앞선 9회초 1루 대주자로 나선 이유찬은 허경민의 희생번트 때 상대 팀 투수 고우석의 송구 실책이 나오자 2루와 3루를 차례로 통과한 뒤 홈으로 쇄도해 득점에 성공했다.
홈 승부는 무리였지만, 상대 팀 포수 이성우가 홈으로 들어오는 이유찬을 체크하지 못해 행운의 득점을 기록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이유찬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kt wiz와 PO 4차전을 앞두고 "떨리지만, 재밌다"며 "좋은 긴장감을 안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태형 감독님이 지난 시즌보다 중용해주신 덕분에 자신감이 생겼다"며 "도루는 상대 팀 투수의 투구 습관을 잘 관찰하는데, 스타트를 빨리 끊는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타격도 욕심이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보완해야 할 점이 많아서 주루에서 더 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유찬은 '긴장감이 클 것 같은데, 경기 전 밥은 잘 먹고 있나'라는 질문에 "밥심으로 뛰는 것"이라며 웃었다. 22살답지 않게 답변도 노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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