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맨' 최지만, 빈볼 감수하고 배트플립…"연습한 건 아냐"
"아직 우리가 3승으로 앞서고 있어…내일 경기에 집중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홈런을 친 뒤 배트를 집어 던지는 세리머니인 '배트 플립'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금기시하는 행동이다.
배트 플립을 한 뒤 다음 타석에서 빈볼에 맞는 건 다반사다. 심하게는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지기도 한다.
2015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뛰던 호세 바티스타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홈런을 친 뒤 배트 플립을 했다가 이듬해 텍사스 루그네드 오도어에게 주먹질을 당하기도 했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은 16일(한국시간) 배트 플립을 펼쳤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 4승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5차전 2-3으로 뒤진 8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팀 불펜 투수 조시 제임스를 상대로 우월 동점 솔로 홈런을 날렸다.
타석에서 한참 동안 타구를 바라보던 최지만은 배트를 쥔 채 1루로 걸어가다가 더그아웃을 향해 배트를 던졌다.
최지만이 배트 플립을 펼치자 탬파베이 동료들은 환호하기 시작했다.
탬파베이는 이날 경기에서 아쉽게 3-4로 패했지만, 최지만의 배트 플립은 분명히 의미가 있었다.
최지만은 팀 내 분위기 메이커다. 익살스러운 표정과 세리머니가 전매특허다.
한편에선 이런 세리머니가 조금 과하다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이런 선수 한 명쯤은 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동료들도 좋아하는 눈치다.
최지만은 자기 역할을 포스트시즌에서도 충실히 하고 있다.
다음 경기에서 빈볼이 날아올지도 모르지만, 최지만은 승부처에서 동점 홈런을 친 뒤 선수들의 기를 돋우는 배트 플립을 펼쳤다.
최지만은 경기 후 화상 인터뷰를 통해 '배트 플립은 연습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건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홈런 상황에 관해선 "처음엔 바깥쪽 공을 노렸는데, 투수가 계속 몸쪽 승부를 해서 몸쪽을 노리고 스윙했다"며 "타이밍이 잘 맞아 홈런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패배에 관해선 "오늘 진 건 어쩔 수 없다"며 "선수들 모두 내일 경기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시 감독의 플래툰(상대 투수에 따라 좌우 타자를 번갈아 기용하는 것) 전략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말엔 "출전 기회보다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며 "매일 똑같이 훈련하고 있고, 출전하지 않는 날은 휴식을 취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경기에선 졌지만, 아직 우리가 3승 2패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늘 경기에 개의치 않겠다"고 다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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