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농담반 진담반 "남호, 양현종처럼 던져줬으면"
욕심 드러낸 류 감독 "2위로 시즌 마치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류중일 감독은 채은성 얘기가 나오자 웃음을 참지 못했다.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류 감독의 사전 인터뷰에서는 전날 채은성의 행동이 화제가 됐다.
채은성은 전날 NC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3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4타수 4안타 7타점을 터트렸다.
채은성은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엄지와 검지로 원을 그린 뒤 눈 근처로 가져갔다.
채은성은 경기 뒤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더블헤더 1차전이 끝난 뒤 잠시 쉬는 시간에 감독님께서 '눈 뜨고 타격하라'고 뼈 있는 농담을 하셨다"며 "홈런을 친 뒤 그 말씀이 생각나서 두 손으로 안경을 만들어봤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하루 뒤 취재진과 만난 류 감독은 이와 관련한 질문에 "기사 그대로"라며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류 감독은 "옛날 선수 시절에 서정환 수비 코치님이 내가 잘 못 치니까 배트에 눈을 그려주더라. 그게 생각나서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오지환에게 '배트에 눈 그려줄까'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그랬더니 오지환이 본인이 그려서 치더라. 그런 생각이 나서 채은성에게 '너는 눈 감고 치냐'고 말했더니 채은성이 홈런 치고 나서는 뜨고 쳤다고 시위하더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류 감독은 "나도 화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손으로 안경 모양을 그렸다. 어제 그랬었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선두 NC와의 지난 9일 맞대결에서 케이시 켈리의 완봉 역투를 앞세워 기선을 제압한 LG는 전날 더블헤더를 싹쓸이하고 5연승을 질주했다. 순위도 2위로 껑충 뛰었다.
류 감독은 "사실 참 걱정했다"며 "이번 2주간이 긴 2주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차우찬도 없지만, 윌슨까지 빠진 상태여서 선발 로테이션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의외로 예상을 뒤엎고 이겼다"며 "선수들에게 고맙다. 다음 주 6경기도 힘겨운 일정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단 2위를 한 만큼 내심 2위로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특히 류 감독은 전날 더블헤더 2승을 이끈 고졸 신인 이민호와 김윤식을 더없이 대견스러워했다.
류 감독은 "어제 경기 뒤에 윤식이와 민호가 나란히 앉아서 밥 먹고 있더라"며 "잠깐 대화를 나누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잘하고 있다고 덕담을 해주고 나왔다. 대견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오늘 선발은 (고졸 2년차) 남호인데, 내가 그 친구에게 뭘 바라겠나. 마운드에서 즐기고, 잘 막든 못 막든 후회 없이 던져줬으면 하는 바람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기대감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이다.
류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내 인터뷰를 듣는 모양이더라. 이민호 선발 등판을 앞두고 '켈리처럼 던지라고 하면 안되겠지'라고 말했는데, 켈리처럼 던지더라"며 "남호는 양현종처럼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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