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다영 어머니 "도쿄올림픽 동반 출전해 언니들 도와주길"
서울올림픽 배구 세터 김경희씨 "도쿄에 꼭 가서 쌍둥이 응원해야죠"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여자 배구 '쌍둥이' 스타 이재영(24·흥국생명)과 이다영(24·현대건설)의 어머니 김경희(54) 씨는 자매가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내는 장면을 세종시 집에서 TV로 지켜봤다.
평소 전국을 돌아다니며 딸들이 출전하는 프로배구 정규리그 경기를 빠지지 않고 현장에서 봤지만, 이번엔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이 열린 태국에 가지 않았다.
김 씨는 15일 "우리나라 배구 대표팀에 워낙 중요한 경기였잖아요. 선수들도 많이 긴장했을 테고, 나 또한 가슴 졸이면서 집에서 봤어요. 태국을 꺾고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순간 아파트가 떠나가리만큼 크게 응원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간 여러 차례 인터뷰를 고사하던 김 씨가 모처럼 밝게 웃으며 쌍둥이 얘기를 꺼냈다.
쌍둥이 언니 이재영은 이번 아시아 예선에서 대표팀의 주 공격수로 완전히 입지를 굳혔다. 주전 세터로 활동한 동생 이다영도 눈도장을 찍었다.
이변이 없는 한 둘은 도쿄올림픽 본선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나란히 코트를 누빌 가능성이 커졌다.
이재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했다. 이다영이 이번에 첫 올림픽 출전을 꿈꾼다.
어머니 김씨는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 대표팀의 세터였다. 쌍둥이 두 딸이 대(代)를 이어 배구 대표팀 태극마크를 다는 진기한 사례가 연출될 수 있다.
김 씨는 이번 아시아 예선에서 같은 세터인 이다영의 손을 유심히 봤다.
김 씨는 "세터는 공격수보다 많이 예민한데 다영이의 손가락을 보면서 많이 긴장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며 "재영이는 이제 스스로 이겨낼 줄 아는 경지에 올랐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부족한 이다영의 토스를 이재영은 물론 대표팀의 기둥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 양효진(현대건설), 김희진(IBK기업은행) 등 언니들이 득점으로 잘 살려줬다며 김 씨는 주 공격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 씨는 이탈리아 출신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1월 이래 이다영의 실력이 많이 늘었다며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 준 라바리니 감독에게도 고마움을 표현했다.
라바리니 감독 덕분에 배구의 재미에 흠뻑 빠진 이다영은 운동에 매진하게 됐다고 한다.
김 씨는 큰 딸의 성실함과 책임감을, 작은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왔다. 경험을 조금 더 쌓으면 이다영도 언니만큼 성장할 수 있다는 게 김 씨의 생각이다.
쌍둥이 자매가 도쿄올림픽 코트를 누빌 가능성을 묻자 김 씨는 "둘이 나란히 올림픽에 출전해 다치지 않고 큰 경기를 즐기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김연경 등 언니들이 올림픽이란 무대에서 꿈을 이루도록 우리 딸들이 옆에서 잘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 도전을 앞두고 30대 베테랑 언니들이 똘똘 뭉친 만큼 어린 쌍둥이 자매들이 언니들을 열심히 뒷받침해 44년 만의 한국 여자 배구의 올림픽 메달 수확에 힘을 보태 달라는 취지다.
한국 대표팀의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 직후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을 비롯해 여자 배구 대표팀 선후배들의 축하 문자를 받았다던 김 씨는 "도쿄에는 꼭 가서 현지에서 딸들과 우리 대표팀을 응원하고 싶다"고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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