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의 귀환…이수민, 4년 만에 코리안투어 통산 3승
'왕자'의 귀환…이수민, 4년 만에 코리안투어 통산 3승(종합) 벙커 빠진 3개홀 연속 버디로 승부 갈라…'투혼' 최경주는 3위 (김해=연합뉴스) 권훈 기자 = 이수민(26)은 한때 한국여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곧 '왕'이 될 '왕자'라는 기대를 모았다. 아마추어 때 전국 대회에서만 7승을 올린 유망주였던 그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2013년 군산CC 오픈을 제패한 데 이어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2015년 같은 대회에서 또 우승하는 진기록을 작성해 주목을 받아다. 그해 신인왕을 꿰찼을 뿐 아니라 상금랭킹 3위, 대상 2위, 최저타수 2위를 차지한 이수민의 미래는 장밋빛으로 가득했다. 그는 코리안투어 2년차이던 2016년 유럽프로골프투어 선전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해 일찌감치 월드 스타로 발돋움할 계기까지 잡았다. 곱상한 외모에 호리호리한 몸매의 미소년 스타일의 이수민은 금세 한국 골프의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유럽프로골프투어에 뛰어든 이수민은 3년 동안 이렇다 할 성적 없이 국내로 복귀했고 그새 없어진 코리안투어 시드를 2018년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간신히 살려냈다. 어렵게 복귀해 준우승을 2차례 하는 등 가능성은 인정받았지만 그만큼 우승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았던 이수민이 시즌 막판에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이수민은 6일 경남 김해 정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우승했다. 2015년 신인 때 군산CC오픈 우승 이후 4년 만의 정상이다. 아마추어 때 군산CC 오픈 우승을 포함해 코리안투어 우승 트로피를 3개로 늘렸다. 2016년 유럽투어 선전 인터내셔널을 제패한 뒤 3년 만에 맛보는 프로 대회 우승이다. 이수민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공동 2위에 그쳤던 아쉬움도 털어냈다. 이수민은 "우승하고 싶은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면서 "내 골프가 나아졌다는 사실을 확인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우승 상금 2억원을 받은 이수민은 상금랭킹 1위(4억3천634만원)에 올랐고,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도 2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이수민은 "대상을 타고 싶었는데 가까워졌다"면서 "내년에도 기복없이 상위권에 꾸준히 올라 대상을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1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서 나선 이수민은 1번 홀(파5)에서 7m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4번 홀(파4) 버디로 4타차 선두로 달아난 이수민은 그러나 5번 홀(파5)에서 1.5m 파퍼트를 놓치고 7번 홀(파4)에서 티샷을 해저드에 빠트려 1타를 더 잃으면서 흔들렸다. 전반에 2타를 줄여 2타차로 쫓아온 이동민(34)이 10번 홀(파5)에서 칩샷 이글을 잡아내 공동선두가 됐다. 이수민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 승부를 갈랐다. 가장 어려운 12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지만, 벙커에서 쳐낸 볼이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갔다. 이어진 13번홀(파4)에서도 티샷한 볼이 벙커에 떨어졌지만 2m 버디 기회를 만들어내 1타를 더 줄였고, 14번홀(파5)에서도 티샷을 벙커에 집어넣고도 5m 버디를 완성했다. 3개홀 버디 모두 벙커에 빠진 위기에서 만들어냈다. 폭풍 같은 3개홀 연속 버디로 순식간에 3타차 리드를 잡은 이수민은 15번홀(파4)에서도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라가는 위기를 맞았지만 2m 파퍼트를 성공했다.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이동민이 2타차로 좁혀왔지만 이수민은 남은 2개홀을 모두 파로 막아냈다. 2014년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이후 2승 고지를 밟지 못한 이동민은 5언더파 67타의 맹타를 휘둘렀지만 2타차 준우승(13언더파 275타)에 만족해야 했다. 7년 만에 코리안투어 정상에 도전한 최경주(49)는 1언더파 71타를 친 끝에 3위(10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때 이수민에 1타차로 따라붙었던 최경주는 보기 없는 경기를 펼쳤지만, 버디를 단 1개밖에 잡아내지 못해 역부족을 실감했다. 하지만 최경주는 이번 대회에서 거의 그린을 놓치지 않는 정교한 아이언샷과 명품 벙커샷을 앞세워 아들뻘 후배들과 당당히 겨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경주는 "체력에서 조금 밀린 건 사실"이라면서 "작년과 달리 내 볼이 어디로 가는 지 알게 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email protected]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