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 vs 송범근, 28일 현대가 시즌 첫 격돌서 '거미손 전쟁'
올 시즌 8경기서 나란히 4실점 선방…무실점 경기서도 1·2위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일찌감치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양강 체제를 굳힌 '현대가(家) 형제' 울산과 전북이 올해 처음 격돌한다. 한국 국가대표 골키퍼의 현재와 미래로 평가받는 '거미손'들도 자존심 건 한판 대결을 벼르고 있다.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는 28일 오후 6시 울산의 안방인 문수경기장에서 열릴 하나원큐 K리그1 2020 9라운드 경기에서 맞붙는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두 팀의 시즌 첫 대결. 많은 축구 팬이 사실상의 올해 K리그1 챔피언결정전 1차전이라 보는 경기다.
지난 시즌 K리그1 3연패를 달성한 전북은 올 시즌에도 8라운드까지 7승 1패(승점 21)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전북에 뼈아픈 역전 우승을 허용한 뒤 칼을 갈아온 울산은 이번 시즌 6승 2무(승점 20)로 전북을 바짝 쫓고 있다. 올 시즌 무패는 K리그1 12개 팀, K리그2(2부리그) 10개 팀을 통틀어 울산이 유일하다.
울산이 3위 상주 상무(4승 2무 2패·승점 14)에 벌써 승점 6이 앞서 있을 정도로 전북과 울산은 시즌 초반부터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올 시즌 우승은 결국 파이널 라운드를 포함한 두 팀 간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 갈릴 공산이 크다.
울산과 전북 모두 국가대표팀 부럽지 않은 초호화 진용으로 리그 정상을 향해 순항 중이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는 울산 조현우(29)와 전북 송범근(23) 간 골키퍼 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현우와 송범근은 올 시즌 팀이 치른 8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뛰면서 4골(경기당 0.5실점)씩만 허용했다.
둘이 버틴 울산과 전북의 수비진은 8라운드까지 팀 최소 실점(4점)을 기록 중이다.
무실점 경기 수에서는 조현우가 다섯 차례, 송범근이 네 차례를 기록하며 이 부문에서 나란히 1, 2위를 달린다.
조현우는 울산이 이번 시즌 개막에 앞서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로 이적한 김승규의 공백을 메우면서 15년 만의 K리그 우승에 도전하고자 영입한 선수다.
2013년 대구FC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조현우는 2015년과 2016년에는 K리그 챌린지(현 K리그2)에서, 2017∼2019년엔 K리그1에서 베스트 일레븐으로 뽑히며 5년 연속 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인정받았다.
상대적으로 '발밑이 아쉽다'는 평가에도 빼어난 반사신경과 공중볼 처리 능력, 안정감 등을 주 무기로 장착한 조현우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세 경기를 포함한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16경기(14실점)에서 국가대표팀 골문을 지키기도 했다.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도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출전해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다득점에서 밀려 우승을 놓친 울산은 올 시즌 8경기에서 12개 팀 중 최다인 19골을 몰아넣었다. 울산의 화끈한 공격력에 조명은 집중되고 있지만, 팀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인 수비 역시 무패 행진에 큰 몫을 했다.
특히 조현우는 최근 4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울산이 무실점 4연승을 거둔 적은 리그컵의 초대 대회 격인 1986년 프로축구선수권대회에서 한 차례 있었지만, 정규리그에서는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조현우에게 맞설 송범근의 성장세도 무섭다.
송범근은 20대 초반의 나이에도 안정적인 플레이로 K리그를 대표하는 골키퍼로 자리매김했다.
송범근은 지난 시즌 리그 38경기를 모두 풀타임 뛰고도 32실점에 그쳤다.
송범근의 철벽같은 방어에 전북은 K리그1 팀 최소 실점(32실점)을 기록하며 3연패를 달성했다.
비록 K리그1 베스트 일레븐 골키퍼 자리는 조현우에게 내줬지만 경기당 실점률에서는 송범근이 0.84점으로 조현우(0.89점, 38경기 34실점)에 앞섰다.
송범근은 아직 A매치 출전 경험은 없지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지난 1월 2020 도쿄올림픽 예선을 겸한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김학범 감독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AFC U-23 챔피언십에서는 6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단 3골만 내주는 선방으로 대회 '베스트 골키퍼'로도 선정됐다.
조현우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24세 이상 와일드카드로 대표팀에 합류해 주전으로 뛰면서 후배 송범근과 함께 금메달을 일궜다.
그해 9월 파울루 벤투 감독의 한국 국가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에 나설 1기 대표팀 소집 명단에 아시안게임에서 무릎을 다친 조현우가 빠지면서 예비 명단에 있던 송범근이 대체 발탁된 인연도 있다.
그러나 이번 주말, 조현우와 송범근은 팀 우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적으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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