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장충체육관/이현지 기자]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나경복(우리카드, 24)이 이날 경기 최다 득점으로 안방에서 절정의 활약을 보였다.
한국남자대표팀이 1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8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예선 4주차 서울시리즈 두 번째 상대인 이탈리아(세계랭킹 4위)에 2-3(23-25, 19-25, 25-22, 12-15)으로 패했다. VNL 예선 15경기 중 11번의 경기를 치렀음에도 아직 승리가 없는 한국이다.
대회 개막부터 지금까지 연패가 이어지고 있어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담감이 극에 달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곳곳에서 범실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이민규의 세트가 흔들리며 매끄러운 공격이 나오지 못했다. 서브 범실과 리시브 불안 역시 해결되지 않고 있다. 다만 3세트부터 경기에 투입된 나경복이 우리카드의 홈구장인 장충체육관에서 16득점으로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린 것이 고무적이다.
경기 시작부터 한국은 근소한 차이로 이탈리아에 리드를 내줬다. 틈틈이 나오는 이탈리아의 범실에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정지석의 활약으로 13-15로 좁히는 데 성공했지만, 이탈리아의 벽은 높았다. 계속된 범실로 세트를 뺏길 위기에 처하자 한국이 집중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서재덕의 연속 득점으로 세트 후반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만큼, 이탈리아에 내준 1세트가 더욱 아쉬웠다.
한국은 1세트에만 범실 12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시작한 2세트, 이민규는 무릎에 통증이 있는 듯 종종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탈리아가 미켈레 바라노윅스(196cm, S)의 연속 서브에이스로 시소게임을 끝내며 우위를 점했다. 한국이 2점을 쌓는 동안 이탈리아가 6점을 올리며 8-12로 달아났다. 서재덕, 김재휘 등을 활용한 끈질긴 추격도 소용없었다.
결국 황택의가 3세트 주전 세터로 들어왔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나경복과 곽승석도 코트에 투입됐다. 한국은 나경복과 김재휘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7점차까지 앞섰다. 세트 중반, 직전 경기에서 최다득점(13점)을 올렸던 전광인의 공격이 막히면서 15-16으로 1점차까지 따라잡혔다. 위기에서 팀을 구한 건 나경복이었다. 나경복의 전천후 활약으로 한국이 3세트를 따냈다.
나경복의 스파이크는 4세트에도 터졌다. 기세가 한껏 올라온 한국은 4세트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위기를 느낀 이탈리아는 탄탄한 조직력으로 점수를 만들어갔다. 하지만 승리를 향한 한국의 의지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나경복을 필두로 곽승석과 전광인이 힘을 보태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다급해진 이탈리아는 5세트 초반부터 강한 서브로 한국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여기에 나경복의 공격이 연속으로 막히면서 이탈리아가 먼저 10점 고지를 밟았다. 눈 앞에서 승리를 놓친 만큼 경기를 치른 선수들도, 장충체육관을 찾은 팬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유용우 기자
2018-06-16 이현지([email protected])저작권자 ⓒ 더스파이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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