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 이글로 부활 알린 이창우 "마스터스 다시 나가는 것이 목표"
프로 와서 부진 원인은 '연습 부진'…"캐디 여자친구에게 감사"
(여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아마추어 시절 '골프 천재'라는 말을 들었던 이창우(27)가 7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른 뒤 "프로가 돼서도 다시 마스터스에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당차게 말했다.
이창우는 27일 경기도 여주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4차 연장 끝에 전재한(30)을 꺾고 우승했다.
4차 연장에서 약 80m 거리 샷 이글이 들어가며 둘의 길었던 연장 승부에 마침표가 찍혔다.
아마추어 시절인 2013년 KPGA 코리안투어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2014년 프로에 데뷔한 이창우는 프로가 돼서는 우승이 없다가 이날 7년 만에 투어에서 개인 통산 2승째를 따냈다.
2013년 한국아마추어선수권 우승, 한국오픈 준우승,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 등 화려한 성적을 내고 2014년에는 마스터스까지 출전한 이창우에 대해 많은 사람은 그가 프로에서도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2016년 준우승 두 번이 최고 성적이었고, 2018년에는 1부 투어 시드를 잃고 2019년 2부 투어로 내려갔다.
이창우는 이날 우승을 차지한 뒤 기자회견에서 "(2부로 내려간) 작년에 좀 힘들었다"며 "그래도 옆에서 자신감을 심어주는 분들이 있어서 그런 것을 믿고 계속해왔는데 오늘 이렇게 우승을 차지해 너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프로에서 자신의 부진 원인을 "연습 부족"이라고 분석했다.
이창우는 "예전에는 나이도 어렸고, 친구들을 만나서 노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 같다"며 "그때도 올해나 작년처럼 준비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이날 그의 캐디를 맡은 여채현(28) 씨는 2019년부터 만나기 시작한 그의 여자친구다.
골프 선수 출신 여채현 씨는 '우승 전문 캐디'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많은 선수의 우승을 옆에서 도왔다.
김우현, 고석완, 박효원 등이 여채현 씨가 캐디를 맡았을 때 우승했고 이날 이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창우는 "제가 공이 잘 맞지 않고, 운동하기도 싫을 때도 항상 저를 데리고 연습장에 가서 운동을 시켜줬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지난 시즌 2부 투어 경험이 좋은 약이 됐다고 밝혔다.
이창우는 "제가 2부에서 뛸 것이라고는 생각도 한 적이 없었지만 제가 나갈 수 있는 대회는 2부밖에 없다는 사실이 현실이 됐다"며 "2부에서 많은 것들을 배워서 올해는 아예 1부 일정이 없을 때는 2부 대회도 출전할 정도"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날 4라운드 마지막 홀인 18번 홀과 연장 1, 3차전 때 2m 남짓한 퍼트를 놓쳐 우승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창우는 "솔직히 너무 떨렸다"며 "이걸 넣으면 첫 우승이라는 생각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80m 거리의 샷 이글 당시 상황에 대해 이창우는 "들어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고, 잘 쳤다는 정도로만 느낌이 왔다"며 "짧은 것보다 뒤에서 내려오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서 85m 정도를 보고 쳤는데 운이 따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로 데뷔 후 첫 승의 숙원을 푼 그는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인 CJ컵에 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아직 병역 의무를 마치지 못해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꿈이나 목표를 다시 생각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추어 때 마스터스에 나갔으니 프로가 돼서도 다시 마스터스에 나가고 싶다"며 "PGA 투어 진출은 선수들 모두의 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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