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많은' 이창우와 전재한의 우승 경쟁…결말은 샷 이글
(여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7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에서 연장 대결을 벌인 이창우(27)와 전재한(30)은 비슷한 '골프 인생'을 걸어온 선수들이었다.
두 선수 모두 아마추어 시절 탁월한 경기력을 뽐내며 두각을 나타냈지만 프로 데뷔 이후로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창우는 2013년 KPGA 코리안투어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했고, 그해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선수권 우승, 한국오픈 준우승,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 등 말 그대로 펄펄 날았다.
그러나 2014년 프로 데뷔 이후로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6년 준우승 두 번에 평균 타수 1위 등으로 잠시 아마추어 때 기량을 선보였지만 2018년 부진해 2019시즌에는 2부 투어로 밀려났다.
이에 맞선 전재한도 만만치 않은 사연의 소유자다.
아마추어 시절 '에릭 전'이라는 영어 이름으로 활약한 그는 2009년 아시아 태평양 아마추어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2010년 브리티시오픈 예선 출전 자격을 얻었다.
예선을 통과해 2010년 디오픈 본선에 나갔던 그는 1994년 가족과 함께 말레이시아로 이주해 말레이시아에서 골프를 시작, 이후 호주를 거쳐 대학교는 미국에서 나왔고, 프로 생활은 일본에서 입문한 파란만장한 이력을 자랑한다.
2014년 귀국해 군 복무를 마친 그는 2017년 KPGA 투어프로 자격을 얻어 올해 30세 늦은 나이에 KPGA 코리안투어 신인으로 데뷔했다.
주니어와 아마추어 시절 우승컵만 40개 이상 받았다는 그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프로 데뷔 이후 행보였다.
나란히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지만 프로 데뷔 후 우승이 없어 애태우던 둘의 연장 맞대결은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둘 다 4라운드 18번 홀(파5)에서 2∼3m 버디 퍼트를 놓쳐 연장에 들어갔고 1, 3차 연장에서는 이창우가 2m 정도 버디 퍼트를 넣지 못했다. 또 2차 연장은 전재한이 유리했던 상황을 살리지 못했다.
결국 4차 연장에서 이창우가 약 80m 거리에서 시도한 세 번째 샷이 그대로 이글로 연결되면서 이창우가 '사연 많았던' 자신의 경력에 프로 데뷔 후 첫 우승 타이틀을 새겨넣었다.
이창우는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전)재한이 형과는 처음 연장 시작할 때 인사하고 나서는 서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작년 1부 투어 퀄리파잉스쿨 때도 만났었다"고 둘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어제 3라운드 끝나고 1등인 것을 알고 너무 우승을 하고 싶었다"며 "그래서 오늘도 연장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열심히 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창우는 "이번 우승으로 제가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서 기쁘다"고 극적인 우승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email protected]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