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크스부르크, 슈팅 숫자에선 12대23, 유효 슈팅에선 2대9로 열세를 보인 끝에 0-2 패. 바이어 중거리 슈팅 외엔 위협적인 슈팅 전무. 원톱으로 선발 출전한 그레고리치, 득점 찬스에서 약한 슈팅으로 무산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우크스부르크가 RB 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서 '주포' 알프레드 핀보가손의 공백을 드러내며 0-2로 완패했다.
# 아우크스부르크, 무기력하게 패하다
아우크스부르크가 레드 불 아레나에서 열린 아우크스부르크와의 2017/18 시즌 분데스리가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0-2로 패했다.
간판 공격수 핀보가손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아우크스부르크는 지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에 이어 이번에도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 미하엘 그레고리치를 원톱으로 전진 배치했고, 구자철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포진시켰다.
주장이자 수비형 미드필더 다니엘 바이어의 파트너로 얀 모라벡 대신 징계에서 돌아온 라니 케디라를 세운 걸 제외하면 프랑크푸르트전과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온 아우크스부르크였다. 3-0 대승을 거둔 프랑크푸르트전의 기세를 이번에도 이어가겠다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는 프랑크푸르트전과는 달리 이번엔 공격에 있어 이렇다할 활로조차 만들어내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밀리는 모습을 노출했다. 특히 전반전은 라이프치히가 사실상 경기를 지배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라이프치히가 전반 내내 무려 12회의 슈팅을 시도하는 동안 아우크스부르크는 단 2회의 슈팅에 그쳤다.
결국 라이프치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케빈 캄플의 크로스를 왼쪽 측면 수비수 루카스 클로스터만이 헤딩으로 떨구어 주었고, 최전방 공격수 유수프 포울센의 논스톱 발리 슈팅을 아우크스부르크 골키퍼 마빈 히츠가 선방한 걸 수비수 다요트 우파메카노가 슬라이딩으로 논스톱 슈팅을 연결해 골을 넣으며 전반전을 1-0으로 마무리했다(17분).
우파메카노의 골은 라이프치히 구단 역사상 100번째 분데스리가 골이었기에 한층 의미가 있었다. 게다가 라이프치히는 분데스리가 56경기 만에 100골을 넣으며 1967년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54경기 100골) 이후 최단 경기 100골 고지에 올라섰다.
후반전도 라이프치히의 주도 속에서 이루어졌다. 다만 전반전과 차이가 있다면 실점을 허용한 아우크스부르크 역시 적극적인 중거리 슈팅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 골을 넣으려고 노력했다는 데에 있다. 실제 후반전만 놓고 보면 슈팅 숫자에서 아우크스부르크는 10대11로 라이프치히와 근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우크스부르크 슈팅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라이프치히에게 위협을 주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경기에서 아우크스부르크가 기록한 가장 위협적인 슈팅은 66분경 바이어의 중거리 슈팅이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할 수 있겠다(이는 라이프치히 골키퍼 피터 굴라치의 선방에 막혔다).
그나마 아우크스부르크는 히츠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쇼 덕에 최대한 버티기엔 성공할 수 있었다. 실제 이 경기에서 히츠는 무려 7회의 선방을 기록하며 아우크스부르크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히츠의 선방만으로 라이프치히의 파상공세를 막는 데엔 한계가 있었다. 공격은 최선의 방어다. 위협적인 공격이 있어야 상대도 수비를 신경쓰게 되는 것이다. 아우크스부르크가 중거리 슈팅과 코너킥 공격(후반전에 아우크스부르크가 기록한 슈팅 10회 중 5회가 중거리 슈팅이었고, 4회가 코너킥에서 나온 것이었다) 밖에 없다 보니 라이프치히는 수비보다 공격에 전념할 수 있었고, 후반에도 지속적으로 아우크스부르크의 골문을 위협했다.
결국 70분경 라이프치히 미드필더 나비 케이타의 프리킥이 아우크스부르크 수비수 마틴 힌터레거 머리에 맞고 굴절된 걸 역동작에 걸린 히츠가 반사적으로 발을 뻗어 건드리긴 했으나 그대로 골문에 꽂히면서 양 팀의 경기는 2-0 라이프치히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 아우크스부르크, 핀보가손 공백 메워야 유럽행도 가능하다
아우크스부르크 입장에선 두고두고 핀보가손의 공백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핀보가손은 이번 시즌18경기에 출전해 11골 3도움을 올리며 팀내 최다 골이자 분데스리가 전체 득점 3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다. 아우크스부르크에 있어 유일한 원톱 공격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히 지난 주말, 프랑크푸르트전에선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이 선제골을 넣었고, 원톱으로 전진 배치된 그레고리치가 추가 골을 넣으며 3-0 대승을 거두었으나 라이프치히 같은 강팀을 상대로는 이런 식의 변칙 전술이 통하지 않았다.
그나마 구자철은 그래도 아우크스부르크 선수들 중 유일하게 90%가 넘는 정교한 패스 성공률(90.6%)을 자랑하며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나 라이프치히 강도 높은 압박에 막혀 공격적인 측면에선 크게 기여를 할 수 없었다. 그레고리치는 움직임 자체는 좋았으나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33분경 구자철의 영리한 전진 패스 덕에 노마크 득점 찬스를 맞이했으나 슈팅이 약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최전방에서 자리를 잡고 버텨주는 핀보가손이 없다 보니 분데스리가 도움 1위 필립 막스의 장기인 왼발 크로스 역시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의 막스의 크로스에 이은 핀보가손의 마무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래저래 핀보가손의 그림자가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반면 라이프치히는 193cm 장신 공격수 유수프 포울센이 83분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10회의 공중볼을 획득하며 제공권을 장악해준 덕에 한결 쉽게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었다. 아우크스부르크 팀 전체 공중볼 획득이 14회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포울센의 제공권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2015/16 시즌에도 21라운드까지 5승 6무 10패에 그치며 강등 위기에 직면했으나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입단한 핀보가손이 22라운드부터 선발 출전해 7골 3도움을 올려준 덕에 4승 5무 4패를 거두며 잔류에 성공했다. 2016/17 시즌에도 핀보가손이 장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26라운드까지 7승 8무 11패로 강등권에 위치하고 있었으나 핀보가손이 부상 복귀 후 선발 출전한 7경기에서 2승 3무 2패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잔류했다(핀보가손이 징계로 결장한 30라운드 프랑크푸르트전엔 1-3으로 완패했다).
이번 시즌 아우크스부르크는 21라운드까지 기대 이상의 호성적을 올리며 7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DFB 포칼(독일 FA컵) 준결승에 진출한 팀들의 면면이 모두 6위 이내에 위치하고 있기에 7위만 차지하더라도 유로파 리그에 진출하게 된다. 게다가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마지노선인 4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승점 3점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아우크스부르크였다. 잔여 시즌 결과에 따라 내심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스 리그 진출도 노릴 수 있었다. 하지만 핀보가손이 장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아우크스부르크의 목표에 차질이 발생했다.
핀보가손은 앞으로 한 달 가량 더 결장할 예정이다. 아우크스부르크가 유럽 대항전에 진출하기 위해선 핀보가손의 공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제한적인 선수단을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누엘 바움 아우크스부르크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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