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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이닝 1실점' 그레인키, 느린 공 투수가 살아남는 법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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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6 (일) 16:22

                           


 
[엠스플뉴스]
 
잭 그레인키(34,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느린 공으로도 본인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레인키는 5월 6일(이하 한국시간) 체이스필드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과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2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애리조나는 9회 말 터진 A.J. 폴락의 끝내기 홈런으로 4-3 승리를 거뒀다.
 
불펜이 8회 초 동점을 내주며 승리는 날아갔지만, 그레인키는 이날 제 몫을 다했다. 그레인키의 유일한 실점은 5회 초 조지 스프링어에게 내준 1점 홈런이었다. 
 
나이는 속일 수 없다. 그레인키는 올해로 34세에 접어들었다. 기록에서도 나이에 따른 구속 저하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그레인키는 2015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매년 구속이 하락했다. 그리고 올 시즌은 이 현상이 더 심해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그레인키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9.4마일이었다. 지난 시즌에 비해 1마일 이상 구속이 떨어진 것이다.
 
그레인키 포심 평균 구속 (출처-팬그래프닷컴)
2015 - 92.5
2016 - 92.2
2017 - 91.0
2018 - 89,4 (6일 경기 미포함)
 
하지만 그레인키는 떨어진 구속으로도 실점을 최소화하고 있다. 좋은 제구력 덕분이다. 이날도 그레인키는 102개의 공을 던지며 70개의 공을 스트라이크로 꽂아 넣었다. 볼넷을 주지 않는 공격적인 피칭이 주효한 것이다. 3회 알투베에게 던진 마지막 공은 볼넷 판정을 받았지만, 충분히 스트라이크로 선언될 수 있는 공이었다. 올 시즌 그레인키는 41.2이닝을 투구하며 볼넷은 단 6개를 내줬다.
 
또 그레인키에게는 떨어진 구속을 상쇄할 정도로 강력한 무기가 있다. 피안타율 .205에 불과한 체인지업이다. 그레인키의 체인지업은 패스트볼과 구속 차이는 적지만 종으로 떨어지는 무브먼트가 강한 공이다. ‘브레이킹 볼’ 성격이 짙은 체인지업은 그레인키가 장타를 억제할 수 있는 무기가 되고 있다. 이에 지난 시즌 그레인키가 체인지업을 던져 내준 홈런은 단 1개였다.
 
그레인키는 올 시즌 들어 이 체인지업의 구사율을 극단적으로 올렸다. 반면, 패스트볼 구사율은 매년 줄이고 있다. 본인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그레인키 체인지업 구사율 (출처-베이스볼서번트)
2015 - 18.6%
2016 - 17.5%
2017 - 16.1%
2018 - 31.5%
 
비록 두 번의 5실점 경기가 있었지만, 그레인키는 본연의 페이스를 되찾고 있다. 지난 5월 1일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는 6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을 따내기도 했다. 그레인키는 이 경기에서 탈삼진 10개를 수확하며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그레인키의 나이는 올해로 만 34세다. 시즌 시작 전 그레인키는 “구속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 걱정이 된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하지만 공격적인 투구와 노련한 볼 배합으로 구속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모양새다. 이는 본인 뿐만 아니라 구속 하락을 겪는 다른 투수들에게도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황형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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