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개막] ①38번째 시즌, 관중 878만명 흥행 열기 프리미어12로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가 출범 38번째 항해를 향해 힘차게 닻을 올린다.
2019년 프로야구는 역대 가장 이른 23일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장정을 시작한다. 여정은 가을을 지나 겨울의 초입인 오는 11월 프리미어12로 이어진다.
저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기해년을 비장한 각오로 출발한 프로 10개 구단은 20일 끝나는 시범경기에서 정규리그 출항 준비를 모두 마친다.
올해 10개 구단의 목표 관중은 역대 최다인 878만488명(경기당 평균 1만2천195명)이다.
광고 급감에 따른 제작 편성 문제로 시범경기가 케이블 TV로 중계되지 못한 상황에서도 각 구단이 자체 중계한 프로야구는 유튜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 6만 명이 넘는 팬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어 주말 유료로 치러진 시범경기를 관전하며 돌아온 야구의 계절을 만끽했다.
반발력을 줄인 새 공인구가 몇 년간 KBO리그를 강타한 타고투저 현상을 개선해 또 다른 볼거리를 준다면, 흥행의 3대 축인 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KIA 타이거즈가 동반 약진한다면, 새로 개장하는 창원 NC파크에 관중이 꽉꽉 들어찬다면, KBO리그에 데뷔하는 외국인·새내기들이 날마다 희소식을 생산한다면 흥행의 기폭제가 될 요소는 충분하다.
변함없는 야구팬들의 사랑에 야구인들은 실력으로 보답해야 할 의무를 느낀다. 2013·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부진을 딛고 한국 야구의 국제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릴 계기가 바로 프리미어12다.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올해 프리미어12에서 KBO리그를 호령하는 간판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2회 연속 우승에 앞장선다면 한국 야구는 자존심을 회복하고 팬들에게 1년 내내 뜨겁게 요동치는 야구의 추억을 안겨줄 수 있다.
◇ SK·두산·키움의 3강과 7중의 싸움 = 지난해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탈환한 SK 와이번스는 염경엽 신임 감독과 더불어 2연패에 도전한다.
트레이 힐만 감독과 우완 투수 메릴 켈리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로 떠났을 뿐 우승 전력은 그대로다. 염 감독 특유의 세밀함을 보태 한 단계 진화한 비룡 야구가 올해 팬들을 찾아간다.
국가대표급 야수를 보유한 두산 베어스는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겠다는 각오로 시즌을 맞이한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출전한 두산의 최대 강점은 '화수분' 야구다.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안방마님 양의지의 공백은 박세혁이 메운다.
키움 히어로즈는 무서운 방망이로 선두 싸움을 펼칠 요량이다. 지난해 성폭행 파문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가 무혐의로 풀린 조상우·박동원이 가세해 전력이 나아졌고, 새 외국인 투수인 좌완 기교파 에릭 요키시도 시범경기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13년 만에 롯데로 돌아온 양상문 감독과 NC 다이노스를 새로 지휘하는 이동욱 감독, 마침내 사령탑에 앉은 대표 잠수함 투수 출신 이강철 kt wiz 감독은 갈고 닦은 내공을 펼칠 기회를 잡았다.
김태형 두산,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장정석 키움 감독의 재계약은 올해 성적에 달렸다.
◇ 클린 베이스볼 실현·국제대회 성적·KBO닷컴 설립 등 현안 산적 = 야구팬들은 경기 조작·음주운전·(성)폭력·규정에 어긋난 뒷돈거래 등 사회악(惡)에 프로야구인들이 연루되는 걸 더는 원치 않는다. 인기를 갉아먹는 적폐이자 신뢰를 저버리는 배신행위다.
작년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파동에서 알 수 있듯 태극마크 주인공도 좀 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뽑아야 한다. 클린 베이스볼을 펼쳐야 하는 책임은 KBO 사무국, 프로야구단, 선수, 지도자 모두에게 있다.
프리미어12, 내년 도쿄올림픽, 그리고 2021년 WBC는 한국 야구의 또 다른 10년이 달린 국제대회다. 세계 변방에도 무릎 꿇는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야 더 많은 팬을 확보할 수 있다.
시범경기에서 각 구단의 자체 중계는 방송사에 의지하지 않고 KBO가 야구 콘텐츠를 독자 제작·유통하는 KBO닷컴의 설립 필요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는 게 중론이다. 10개 구단이 한 발씩 양보해 공동마케팅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중대한 국면이 올해 열릴 가능성도 크다.
취임 2년째를 맞이한 정운찬 KBO 총재가 적극적으로 나서 10개 구단을 설득한다면, KBO닷컴 설립의 토대가 마련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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