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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이문규 감독 "선수들 힘들어하고 나 역시 힘들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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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8 (화) 17:53

                           


여자농구 이문규 감독 "선수들 힘들어하고 나 역시 힘들다"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행 이끌고도 대표팀 감독 재계약 '불발'

불화설 근거 없고, 혹사 논란도 과하지만 '소통 부재'가 문제



여자농구 이문규 감독 선수들 힘들어하고 나 역시 힘들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여자농구를 12년 만의 올림픽 본선으로 이끈 이문규(64) 감독이 정작 도쿄 올림픽 본선에서는 지휘봉을 잡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18일 서울 송파구 협회 회의실에서 경기력 향상위원회를 열고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문규 여자대표팀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

경기력 향상위원회 결정 사항은 23일로 예정된 협회 이사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관례에 따르면 큰 이변이 없는 한 협회의 최종 입장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협회는 이번 경기력 향상위원회 결정이 이사회를 통과하면 곧바로 후임 감독 선임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프로 현역 사령탑들까지 인재 풀을 넓히고 공개 모집 형식으로 3월 중순 이전에는 도쿄 올림픽 본선에 대표팀을 이끌 감독을 정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문규 감독도 다시 공모에 지원할 수 있지만 그가 다시 협회의 선택을 받을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이전까지는 대표팀 감독 선발 항목에 지도자나 선수 경력에 대한 배점이 컸지만 최근 협회에서 경력 관련 비율을 낮추고 경기력 향상 위원들이 직접 점수를 주는 배점 항목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력 향상위원회에 출석한 뒤 "(위원회에서)내 얘기를 했다"며 "선수들이 너무 힘들어하고, 나 역시도 힘들고 더는 내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닌 것 같아서 (인터뷰를) 안 하겠습니다"라고 사실상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여자농구 이문규 감독 선수들 힘들어하고 나 역시 힘들다



이 감독은 이달 초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최종 예선 때 대표팀 사령탑으로 한국의 올림픽 본선행을 지휘했다.

한국은 중국, 스페인, 영국 등 4개국이 참가한 대회에서 1승 2패의 성적으로 3위까지 주는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확보했다.

하지만 유일한 승리를 따낸 영국과 경기에서 주전 선수 3명을 40분간 뛰게 하는 등 '혹사 논란'이 일었고, 이를 계기로 전술이나 인터뷰 발언 등에 대한 문제가 지적됐다.

거기에 영국전 바로 다음 날 열린 중국과 경기에서 40점 차 대패를 당하면서 여론 분위기는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음에도 오히려 비판적으로 흘렀다.

일단 추일승 경기력 향상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선수와 감독 사이 불화는 없었다"며 "혹사 부분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지만 단기전의 특성상 어떤 지도자라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이문규 감독의 실책을 찾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추 위원장은 "이번 올림픽 예선은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했다"며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비난이 있으면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실 한 경기에 40분을 뛰는 것이 아주 이례적인 일도 아니다. 이번 시즌 한채진(신한은행)은 36세 리그 최고참이지만 개막전과 그다음 경기에 연달아 40분을 출전했다.

또 여자배구의 경우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주포' 김연경이 대회 도중 복근이 찢어졌지만 진통제를 먹고 태국과 결승전에 출전을 강행했고, 그 여파로 전치 6주 진단을 받았으나 '혹사 논란'은 없었다.

그런데도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이 감독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은 '소통'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추 위원장은 "현대 스포츠는 팀을 맡은 감독이 여러 수평적 관계를 맺어야 한다"며 "그것은 팬, 미디어, 연맹 등의 단체인데 그런 부분에서 소통이 미흡했다는 문제에 위원들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여자농구 이문규 감독 선수들 힘들어하고 나 역시 힘들다



이 감독은 영국전 '혹사 논란'에 대해 4쿼터 막판 16점 차를 1점 차까지 따라잡힌 상황에 대해 "선수들이 나태한 면이 있었다"고 말하거나 귀국 인터뷰에서도 "혹사는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주장해 팬들과 미디어의 반감을 샀다.

결국 선수단 불화는 근거 없는 것으로 판명됐고, 선수단 혹사에 대해서도 실제 이상의 과도한 비판이 나온 것이 사실이지만 바로 그 이유가 이문규 감독 자신에게 있었다는 지적인 셈이다.

추 위원장은 "이문규 감독님이 위원회에 출석해서 특히 불화에 대해 억울해하셨다"며 "어떻게 보면 억울해하실 수 있는 상황이지만 분위기상 감독직을 계속 수행하기 어려운 환경들이 형성되면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이날 경기력 향상위원회의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써 여자농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올해 도쿄 대회에서도 예선을 통과한 감독이 아닌 다른 사람이 본선을 지휘할 가능성이 커졌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는 유수종 감독이 예선을 거쳤고, 본선 지휘봉은 정덕화 감독이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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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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