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 0순위 손흥민. 소집은 문제 없겠죠, 감독님?
[골닷컴, 축구회관] 서호정 기자 = 5일 열린 김학범 감독의 U-23 대표팀 사령탑 취임식에서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은 역시 손흥민의 와일드카드 발탁 여부였다.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손흥민에게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중요한 기회다. 또래 선수들이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 대거 병역 혜택을 받은 상황이다. 전성기를 맞은 손흥민의 활약을 지켜 보는 팬들이 가장 애타는 점도 그 부분이다.
김학범 감독은 그 질문이 나올 거라 예상이라도 한 듯 “첫 질문부터…”라며 빙그레 웃고는 현재 상황과 예상 변수를 모두 털어놨다. 1차 변수는 역시 소속팀 토트넘의 의사다. 손흥민은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모두 참가하지 못했다. 공교롭게 두 대회에서 한국은 올림픽 동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했고 손흥민의 대표팀 동료 대다수가 병역 혜택을 봤다.
2012년에는 손흥민 측의 미지근한 반응으로, 2년 뒤에는 소속팀 바이엘 레버쿠젠의 협조가 없어 차출에 실패했다. 2년 전 리우 올림픽에 드디어 와일드카드로 나섰지만 8강에서 온두라스에게 아쉽게 패해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토트넘은 2016년에 손흥민 차출을 협조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바로 월드컵이 있기 때문이다. 김학범 감독도 “역시 월드컵이 가장 변수다”라고 얘기했다. 6월에 시작해 7월에 끝나는 월드컵 이후 한달여 만에 다시 손흥민의 차출을 협조하는 건 토트넘 입장에서도 쉽지 않다. 프리 시즌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즌 개막 일정 일부를 포기하고 다시 장기간 내줘야 한다. 손흥민은 현재 팀의 핵심 선수로 부상해 그 비중이 2년 전보다 더 커졌다.
우리 대표팀 입장에서도 월드컵이 우선이다. 자칫 토트넘이 아시안게임이 1순위라는 식으로 차출 협상을 가져간다면 그 또한 곤란하다. 그래서 김학범 감독은 “A대표팀과 월드컵이 우선인데 우리가 그것을 무시하고 먼저 움직일 수는 없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토트넘이 아시안게임 8강 이후 일정부터 차출해주는 식으로 타협을 요구할 수도 있다. 과거 박지성(2002년 아시안게임) 등 몇몇 핵심 선수들이 비슷한 케이스였다. 일단 김학범 감독은 “수비는 그런 식의 선발이 조직력에 문제를 줄 수 있지만 공격은 개인 역량이 중요하다. 늦은 합류는 문제 없을 것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의무 차출이 아닌만큼 토너먼트부터의 합류라도 환영할 만 하다는 것.
최근 영국 현지 언론에서 언급하고 있는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 협상은 차출에서 유리함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오는 2020년까지 토트넘과 계약된 손흥민은 팀의 강한 의지 속에 재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 측이 병역 혜택을 위해 아시안게임 차출을 주요 단서 조항으로 넣는다면 차출은 생각보다 쉽게 풀릴 수 있다.
아직 손흥민과 김학범 감독은 와일드카드 차출에 대한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 김학범 감독은 “아직 연락을 하지 못했다. 이제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는 “축구협회가 토트넘과 협상을 하겠지만 안되면 나라도 나서서 확실히 마무리 짓겠다”라며 손흥민 차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U-23 대표팀이 손흥민만의 팀은 아님을 언급했다. 그는 “U-23 대표팀은 손흥민의 팀도, 김학범의 팀도 아닌 모두의 팀이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이 가진 기량과 존재감을 활용해야 하지만 손흥민 1명에게만 초점을 맞추진 않겠다는 것. 선수 선발도 보다 폭 넓게 가져가 손흥민 외의 선수들도 잘 갖춰질 때 금메달 획득은 가능해진다. 손흥민 외의 나머지 와일드카드도 최고의 실력을 갖춘, 그 시점에 최고의 컨디션인, 그리고 팀의 부족한 포지션을 보강할 선수로 선발하겠다는 기준을 얘기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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