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동섭의 하드아웃] 이택근 "구단 논란? 경기력에 영향 없다."

일병 news1

조회 1,011

추천 0

2018.05.12 (토) 10:22

수정 1

수정일 2018.05.12 (토) 10:28

                           
이택근은 넥센 히어로즈 역사의 산 증인이다. 이택근은 현대 유니콘스 시절부터 ‘구단 격동의 역사’를 함께했다. 이택근이 ‘히어로즈 간판 프랜차이즈’로 불리는 이유다.


 




 


[엠스플뉴스]


 


넥센 히어로즈에게 2018년 봄은 '시련의 계절'이다.


 


구단 안팎으로 ‘넥센 타이어 스폰서비 미지급 논란’, ‘법정 구속된 이장석 전 대표의 구단 운영 개입’ 등 여러 구설수가 끊이질 않는 상황. 설상가상 박병호, 서건창 등 주축 타자들이 연이은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하며, 팀 전력에도 큰 타격을 입은 넥센이다.


 


이처럼 절망적인 상황 영웅처럼 부활해 선수단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은 타자가 있다. 바로 이택근이다. 5월 11일 기준 이택근은 타율 0.353/ OPS(출루율+장타율) 0.915/ 15타점/ 6득점 알짜배기 활약으로, 팀 공격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택근은 여러 악재 속에서 선수단 중심을 잡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겸하고 있다. 여러 악재 속에서도, 묵묵히 팀원들을 다독이는 ‘히어로즈 프랜차이즈’ 이택근의 이야기를 엠스플뉴스가 들어봤다. 


 


부활한 택근브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했다"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 시즌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고민이 많았습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손에 꼽을 정도로 무기력한 시즌을 보냈기 때문이에요. 여러 방면으로 ‘살길’을 고민했어요. 그 고민이 시즌 초반 좋은 활약으로 이어져 다행입니다. 


 


지난 시즌 무기력함을 느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야구를 하지 못했어요. 정신적으로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혼자 곰곰이 고민해 보니, 그동안 너무 ‘결과에만 집착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결과에 대한 집착? 


 


지난해엔 '타석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웠어요. 그런데, 결과가 제대로 나지 않았죠. 무기력함이 더해진 이유입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제일 잘했던 건 ‘결과’를 내는 게 아니었어요. 


 




 


그렇다면, '이택근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돌이켜보면, 저는 ‘결과’보다 ‘과정’을 만드는 타자였습니다. ‘상황에 맞는 배팅’을 할 수 있는 타자요. 게임 흐름에 따라, '장타-팀 배팅-작전 수행'처럼 세밀한 플레이로 '승리의 흐름'을 만드는 게 제 역할이었죠. 한창 야구를 잘할 때를 생각해보니, 결과에 집착한 적은 없더라고요. 그래서 올 시즌엔 ‘초심을 찾자’고 결심했습니다. ‘제가 잘할 수 있는 야구’에 초점을 둔 거죠. 


 


‘선택과 집중’이 변화를 이끈 거군요. 


 


제게 정말 중요한 건 표면적인 결과보다 중요한 건 게임을 풀어가는 능력이에요. 출루, 진루타, 짧은 안타처럼 기록상 크게 빛나지 않는 부분에서 팀에 기여하는 게 제 일입니다. 그런데, 제가 잘하던 것 중 한 옵션이 사라지긴 했지만요.


 


그게 무엇인가요?


 


도루입니다(웃음). 이젠 나이가 들어서 달리는 속도가 예전 같지 않아요. 


 


'장외 논란' 바라보는 이택근의 심정 "선수는 야구를 할 뿐"


 




 


'이택근 덕에 넥센 타선의 숨통이 트였다'는 평이 있습니다. 서건창, 박병호 등 핵심 타자의 부상,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의 부진 등 중심 타선 부진에 많은 책임감을 느꼈을 듯합니다.  


 


책임감은 물론 막중합니다. 하지만, 제겐 혼자 모든 책임을 감내할 만한 능력이 없어요. 저는 '넥센'이란 팀의 톱니바퀴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저 제 몫을 다하며,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쏟습니다. ‘제 활약으로 팀이 살아났다’는 건 말도 안 되죠. 저는 박병호나 이대호처럼 결정적인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는 타자가 아니니까요. 


 


그래도, 넥센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로서 팀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친 건 분명한 듯 보입니다. 


 


제가 ‘정신적 지주’인 건 나이가 많기 때문일 거에요(웃음). 베테랑으로서 언제나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려 노력하는 건 맞습니다. 동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아요. ‘홈런은 못 칠지언정, 출루로 살아나가는 베테랑’으로 동료들에게 좋은 기운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경기장 안에서 이택근이 팀 중심을 잡았다면, 경기장 밖에선 여전히 '히어로즈'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다소 진이 빠질 만한 상황인데요.


 


전혀요. 현대 유니콘스 시절부터 구단이 어려움을 겪는 걸 숱하게 봐 왔어요. 하지만, 저는 단언합니다. 야구장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팬들이 들으면 서운해하실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 팀이 아니라도, 야구를 할 수 있는 곳은 많다’는 생각을 해요. 나름대로 마인드 컨트롤을 했던 거죠. 역설적으로 그런 생각이 ‘이길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됐습니다. 언제나 경기 외적인 일은 선수와 별개라고 생각해요. 그런 일들은 선수가 신경 쓸 게 아니라, 프런트의 몫이잖아요.


 


경기와 경기 외적인 부분에 대한 확실한 경계를 긋는 거군요.


 


맞아요. 선수는 그저 야구를 할 뿐이에요. 저희는 프로입니다. 경기력이 구단 모기업의 환경이나 사정에 따라 흔들리면 안 돼요. 물론,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하면 좋겠죠. 


 


'장외 논란'으로 넥센 팬들 역시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겪고 있습니다. '히어로즈 프랜차이즈'이자 선수단 최고 선임으로서 넥센 팬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구단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팬 여러분과 야구 관계자들이 넥센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 않은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더 많은 승리를 쟁취하려는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팬과 구단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이제 ‘택근브이’의 선수 생활에 황혼기가 찾아온 듯한데요.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 야구를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이젠 공 하나하나가 제겐 정말 소중합니다. 볼 하나를 고르더라도, 후회 없이 공을 흘려보내고 싶어요. 모든 플레이에 목적과 생각을 갖고, 후회 없는 시즌을 치를 계획입니다. 히어로즈의 승리를 위해서요.


 


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 <엠스플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이전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