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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악몽' 털어낸 박병호 "모처럼 웃은 시리즈였다"(종합)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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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0 (목) 23:50

                           


'가을야구 악몽' 털어낸 박병호 "모처럼 웃은 시리즈였다"(종합)

타율 0.375, 3홈런, 6타점 쓸어 담고 준PO MVP…4차전 5출루 대활약



'가을야구 악몽' 털어낸 박병호 모처럼 웃은 시리즈였다(종합)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승리마다 그가 있었다.

키움의 '거포' 박병호(33)가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를 자신의 시리즈로 만들고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섰다.

키움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PO 4차전에서 LG 트윈스를 10-5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했다.

1차전부터 4차전까지 모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벌인 두 팀의 승부를 가른 것은 4번 타자의 활약이었다.

시리즈 내내 키움의 4번 타자 1루수로 나선 박병호는 1차전, 2차전에 이어 4차전에서도 홈런포를 터트렸다.

시리즈 타율 0.375(16타수 6안타)에 3홈런 6타점을 쓸어 담으며 '해결사'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반면 LG의 4번 김현수는 류중일 감독의 한결같은 믿음에 보답하지 못하며 시리즈 내내 깊은 부진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김현수는 시리즈 타율 0.118(17타수 2안타), 2타점의 초라한 성적으로 '가을야구'를 마감하며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키움을 SK 와이번스가 기다리는 PO 무대로 안내한 박병호는 기자단 투표 70표 66표를 독식하고 시리즈 MVP가 됐다.



'가을야구 악몽' 털어낸 박병호 모처럼 웃은 시리즈였다(종합)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아치 33개를 그리고 개인 통산 5번째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는 이번 준PO에서 특유의 '몰아치기'에 나섰다.

박병호는 1차전에서 0-0으로 맞선 9회 말 LG 마무리 고우석의 초구를 그대로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아치를 그리고 경기를 끝냈다.

박병호의 끝내기 홈런은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10번밖에 안 나온 진기록이다. 박병호의 '가을야구' 첫 굿바이 아치다.

2차전에서도 역전극의 신호탄이 된 8회 말 추격의 투런포로 키움의 극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3차전에서 타점 1개를 더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한 박병호는 4차전에서 3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볼넷으로 5출루 대활약을 펼치고 자신의 시리즈를 완성했다.

키움이 1회 초 1점을 뽑아내고 계속된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을 맞은 박병호는 LG 임찬규의 초구 커브(115㎞)를 통타해 중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박병호는 그것만으로는 성에 안 찬다는 듯 수비와 주루에서 팀에 공헌하며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2-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4로 역전당한 2회 말 1사 만루에서는 김현수의 강습 타구를 낚아채 빠른 홈 송구로 1루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로 연결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키움 팬들이 '수비형 1루수'라고 평가할 정도로 견고한 박병호의 수비력이 빛을 발한 장면이었다.

5회 말 수비 때는 2사 2, 3루에서 LG 정주현의 총알 같은 타구를 글러브를 쭉 뻗어 잡아내며 사실상 2점을 막아냈다.

6회 초 무사 1, 2루에서는 제리 샌즈의 내야 땅볼 때 1루 주자로서 저돌적인 2루 슬라이딩으로 병살 플레이를 저지했다.

박병호 덕분에 1사 1, 3루 기회를 이어간 키움은 대타 박동원의 주자일소 우중간 2루타로 5-5 균형을 맞췄고, 6회 초에는 샌즈의 우전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키움이 8회 초 2점을 더하고 2사 1, 3루를 이어나가자 박병호는 중전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가을야구 악몽' 털어낸 박병호 모처럼 웃은 시리즈였다(종합)

지난해까지 박병호는 포스트시즌 통산 30경기 타율 0.208에 7홈런 14타점에 그쳤지만, 올해는 첫 라운드부터 만개한 타격 실력을 뽐내고 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극적인 홈런을 치고도 웃지 못했던, 징크스에서 탈출한 점도 달라진 대목이다.

박병호는 6년 전 두산 베어스와의 준PO 5차전에서 0-3으로 뒤진 9회 말 2사 1, 2루에서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타석에 들어섰다.

아웃 카운트 하나면 준플레이오프가 끝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가장 강한 투수와 가장 강한 타자가 맞붙은 것이다.

그리고 박병호는 거짓말처럼 니퍼트를 상대로 백스크린을 강타하는 동점 3점포를 터트렸다.

지난해 SK 와이번스와의 PO 5차전에서는 9회 초 2사 2루에서 극적인 동점 투런포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장면을 연출해냈다.

결과적으로 키움은 두 경기 모두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연장전에 돌입한 끝에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역사에 남을만한 홈런을 치고도 여운을 남긴 채 물러나야 했던 박병호는 올해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노림수가 좋아지면서 타격도 살아났고, 무엇보다 박병호가 홈런이 곧 승리의 징표가 됐다.

박병호를 앞세운 키움의 '가을야구'의 종착역이 궁금해진다.

박병호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가을야구 때 이렇게 잘해본 적이 처음"이라며 "매번 성적이 안 좋았는데, 올해에는 이기는 경기마다 좋은 타구가 나와서 모처럼 웃을 수 있는 시리즈를 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여러 차례 호수비 장면에 대해서는 "LG에는 좌타자가 많아서 1루 쪽으로 강한 타구가 많이 올 수 있어서 수비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1루 쪽에서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는 장면이 몇 번 나왔다. 수비 쪽에서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분 좋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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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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