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겨울 KT 위즈의 스토브리그 최우선 과제는 ‘집토끼 사수’다. KT는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와 내부 FA 박경수, 금민철과의 재계약을 목표로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 
 
						


 
[엠스플뉴스]
 
	'집토끼는 가능하면 전부 잡는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KT 위즈가 세운 원칙이다.
 
단장과 감독, 1군 코칭스태프를 전면 교체한 KT는 올 겨울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진을 물갈이한 대신 기존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와는 재계약 방침을 세웠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도 외부 영입보단 자체 FA 박경수와 금민철 잔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돈이냐, 꿈이냐’ 로하스 앞에 놓인 선택지
 
						


 
	최우선 순위는 로하스 재계약이다. 로하스는 2018시즌 전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5, 43홈런, 114타점, 18도루, 장타율 0.590으로 리그 외국인 타자 가운데 최고의 기록을 남겼다. 2018년 기록만 보면 NC 다이노스 시절 에릭 테임즈 부럽지 않은 활약이었다. 공격은 물론 주전 중견수로 수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당연히 재계약 1순위 대상자다.
 
	다만, 로하스의 오랜 꿈, ‘메이저리그 도전’이 걸림돌이다. 로하스는 야구 명문가 출신이다. 아버지 멜 로하스는 빅리그에서 마무리 투수로 통산 126세이브를 기록한 A급 선수였다. 삼촌 모이세스 알루도 빅리그 통산 332홈런을 때린 올스타 출신이다. 가족의 뒤를 이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고 싶은 꿈이 있는 게 당연하다.
 
			KT 관계자는 “로하스가 내년이면 29살이다. 지금 아니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기회가 없다는 생각이 강하다. 2018시즌을 앞두고 벌크업을 시도한 것도, 빅리그에 도전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절친 로빈슨 카노의 조언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로하스의 메이저리그 꿈이 현실로 이뤄질진 미지수다. 빅리그 스카우트들이 시즌 내내 로하스를 꾸준히 관찰했지만, 아직 적극적인 영입 의사를 나타낸 구단은 나오지 않았다. 빅리그 입성의 필수조건인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KT가 재계약을 낙관할 만한 분위기는 아니다. 2019시즌 100만 달러 이상의 고액 연봉이 보장된 로하스지만, 돈보다 꿈을 선택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열려있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다른 ‘생계형’ 외국인 선수들과 달리 로하스는 비교적 여유로운 환경에서 자라 돈에 연연하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전했다. 
 
			KT 이숭용 단장은 “재계약을 위해 로하스의 에이전트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로하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로하스의 거취는 12월 9일(미국시간)부터 13일까지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KT "FA 박경수·금민철, 가능한 둘 다 잡는다"
 
						


 
	한편 2018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취득한 내야수 박경수와 투수 금민철도 KT는 가능한 계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경수는 KT의 1군 진입 첫해인 2015년 합류해 주전 2루수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2018시즌에도 25홈런, 74타점으로 2루수론 흔치 않은 장타력을 과시했다.
 
	금민철은 이번 FA 시장에서 유일한 좌완투수이자 선발투수로 희소성이 있다. KT에 합류한 2018시즌 29경기에 선발등판해 8승 12패 평균자책 5.41로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커터’를 주무기로 타자가 공략하기 까다로운 공을 던지는 투수다.
 
			KT 관계자는 “박경수는 성적은 물론, 주장을 맡아 기록 외적으로도 많은 공헌을 한 선수다. 금민철도 풀타임 선발로 역할을 했다. 두 선수 모두와 계약한다는 게 구단 방침”이라며 “두 선수도 KT 잔류 의사가 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직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을 차린 단계는 아니다. KT 관계자는 “박경수와는 이숭용 단장이 한 차례 만나 인사를 나눴고, 금민철과는 운영팀장이 전화통화로 교감을 나눴다“며 “이번주 중에 한 차례 만남이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FA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은 올 겨울, 대어급 FA들도 운신의 폭이 좁아진 가운데 박경수와 금민철이 다른 구단 이적을 생각하긴 쉽지 않은 분위기다. 결국 협상의 주도권을 쥔 건 선수가 아닌 구단 쪽이다. 
 
	수도권 구단 고위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어쩌면 올 겨울엔 모든 FA가 잔류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는 선수 쪽이 만족할 만한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얘기도 된다. 구단들 입장에선 전혀 급할 게 없다. 대외적인 계약 의사와는 별개로 상당수 계약 협상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FA 협상에 현 시장 상황이나 다른 구단을 염두에 두진 않고 있다”며 "구단도 선수를 원하고, 선수들도 KT에 남길 원하는 만큼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바람직한 그림”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얘기했다. KT는 이번주 이 단장이 두 선수와 만나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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