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농구대표팀 감독 "무관중 경기 영향 있었지만 다 핑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김상식 남자농구 국가대표 감독이 약체로 여겨진 태국을 상대로 접전을 벌인 것에 대해 "저부터 반성해야 하는 경기"라고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년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A조 2차전에서 태국을 93-86으로 물리쳤다.
20일 인도네시아 원정에 이어 2연승을 거두기는 했으나 대승이 예상된 태국을 상대로 3쿼터 중반까지 끌려간 경기 내용은 좋지 못했다.
FIBA 랭킹으로 봐도 우리나라는 30위, 태국은 100위 밖으로 차이가 크지만 이날 우리나라는 경기 한때 7점 차로 끌려가며 고전했다.
특히 이날 경기는 최근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 때문에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김상식 감독은 "우선 너무 상대를 쉽게 본 것 같다"며 "신장이 작은 선수들을 상대로 리바운드도 많이 내줬고 수비도 뚫렸다"고 자책했다.
김 감독은 "마지막에 타임아웃을 부르지 않은 것도 계속 같은 부분들이 반복되고 있어서 젊은 선수들끼리 스스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무관중 경기 영향이 없지는 않았으나 다 핑계인 것 같고 반성하겠다"고 자평했다.
이번 대표팀 최고참 선수 중 한 명인 장재석(29·오리온) 역시 "선수들이 준비 자세부터 안일했다"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재석은 "우리가 수비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으로 신나서 달리는 농구를 해야 하지만 오늘은 처음부터 그런 부분이 부족했다"며 "관중이 있는 경기였다면 더 신나게 할 수 있었겠지만 다 핑계"라고 덧붙였다.
전원 20대 선수들로 이번 대표팀을 구성한 김상식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라 훈련 때부터 분위기가 좋았다"며 "경기에서도 속공은 잘 되는 편이지만 속공이 아닌 공격일 때 2대2 등으로 풀어주는 부분은 더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6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최종 예선을 준비해야 하는 김 감독은 "협회와 상의해서 정할 부분이지만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많이 봤다"며 "기존에 있던 고참 선수들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 젊은 대표팀의 방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태국의 미국인 사령탑 크리스토퍼 달리오는 "오늘 한국이라는 좋은 팀을 상대로 태국 농구를 보여줄 기회였다"며 "선수들이 끝까지 경쟁을 해줬고 마지막 슛이 들어갔다면 5점 차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양팀 통틀어 28점으로 최다 득점을 넣은 태국의 캐나다 출신 선수 타일러 램은 "3쿼터에 역전을 당했지만 4쿼터에 다시 점수 차를 좁힌 점에 만족한다"며 "태국 농구가 많이 발전했다는 사실을 보여줘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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