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민준구 기자] “3라운드부터는 180도 다른 농구를 보여줄 것이다.”
안양 KGC인삼공사의 2라운드까지 성적은 9승 9패. 시즌 전,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KGC인삼공사의 저력은 대단했다. 여러 악재가 겹치며 5연패 수렁에 빠졌지만, 한때 공동 2위에 오를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지난 3시즌 동안 4강, 챔피언결정전 우승, 4강이라는 호성적을 거둔 건 단순한 운이 아니었다. KGC인삼공사는 외국선수 전원 교체, 트레이드, 변준형을 지명하는 행운까지 겹치며 밝은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시즌 전, KGC인삼공사는 지난 3시즌을 함께 한 데이비드 사이먼과 이별하고 말았다. 신장제한으로 인한 강제 이별이었지만, 미카일 매킨토시의 비시즌 활약으로 잊혀지는 듯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상황은 좋지 않았다. 팀의 기둥인 양희종과 오세근이 재활로 인해 정상 훈련 소화가 힘들었고, 시즌 개막 후에도 컨디션 관리에 나섰다.
가장 큰 문제는 외국선수의 미미한 활약. 마이클 테일러와 매킨토시로 새 시즌을 구상했지만, 테일러의 부상 및 기량 저하, 매킨토시의 리그 적응 실패 등 도움은커녕 피해만 주고 말았다. 폭발적인 3점포를 선사한 랜디 컬페퍼 역시 부상으로 이탈하며 팀 전력의 80%로 평가되는 외국선수 전력에서 매번 밀려야 했다.
KGC인삼공사는 단호했다. 레이션 테리, 저스틴 에드워즈와 계약하며 새 판을 짠 것이다. 시즌 중 외국선수 교체는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KGC인삼공사는 확신이 있었고, 과감하게 교체했다.
김승기 감독은 “장신 선수는 워낙 제한이 많다 보니 선택할 수 있는 자원이 마땅치 않았다. 다행히 테리가 있었고, 컬페퍼의 득점 공백을 충분히 메꿔줄 거라고 믿는다”며 “에드워즈는 포지션 대비 신체조건이 좋다. 돌파 베이스에 외곽슛까지 갖춰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두 외국선수가 건강하게만 뛴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우리 팀만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선수들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국내선수 역시 보강에 나섰다. 충분히 공을 들였던 한희원과 김윤태를 보내고, 물오른 기량을 뽐낸 박지훈을 데려온 것. 김승기 감독이 원하는 대로 흘러간 상황, 대부분 KGC인삼공사가 승리한 트레이드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김승기 감독은 “우리가 원하는 앞선 선수는 정확히 정해져 있다. 박지훈처럼 부지런하고 압박 수비에 능한 선수를 원했다. 정통 포인트가드의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면, 상황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스타일에 딱 맞는 선수라고 본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여기에 특급 신인 변준형까지 지명하는 행운을 맞이했다. 5%의 확률로 2순위 지명권을 얻어내며 그토록 원했던 대형 가드를 데려온 것이다. 그동안 김승기 감독은 신인의 즉시 투입을 즐겨하지 않았다. 그러나 변준형에 대해선 당장 투입시킬 것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신뢰하고 있다.
김승기 감독은 “끝없는 재능을 가진 선수다. 신인 시절, 김선형과 비교해봐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웃음). 가진 건 많지만, 중요한 건 얼마나 노력하는지다. 많은 기회를 줄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많은 걸 바라지도 않을 것이다. 슈팅가드로 출전해 자기 역할만 잘해준다면 된다”며 “우리는 한 선수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변)준형이가 대학 때까지 어떤 농구를 했는지 잘 알고 있다. 이제는 부담감을 덜어내고, 자신이 가장 잘하는 농구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모든 게 갖춰진 상황, KGC인삼공사는 상위권 도약을 바라보고 있다. 김승기 감독은 “완전체라고 보지는 않는다. 아직 부족한 면이 많고, 선수들도 더 나아갈 생각을 해야 한다. 한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지난 2라운드까지의 모습과는 180도 다른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다. 상대 역시 새로운 팀과 만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재밌는 경기를 펼쳐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2018-12-05 민준구([email protected])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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