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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으로 말하는 현대모비스 ‘리더’ 양동근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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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5 (수) 07:26

                           

기록으로 말하는 현대모비스 ‘리더’ 양동근



[점프볼=진승교 칼럼니스트]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현대모비스 양동근에게 “매치업하는 상대에 따라 따로 의식하는 부분이 있거나 경쟁 심리를 가진 적 있는가”라 묻자, 돌아온 답이다. 농구는 상대적인 스포츠다. 감독과 선수는 상대팀의 약한 부분을 집중공략 한다. 자신보다 강한 상대에게 긴장을 하는 것은 모든 생명체의 본능이기에 농구에서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본인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고, 또 현대모비스 팀의 오랜 컨셉트답게 개인이 아닌 팀으로서 온전히 집중하려고 애를 써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고 자신의 기록을 남겨왔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 자신감 역시 단순히 노력에서만 나온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양동근은 현대모비스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플레이오프와 국제대회에서도 활약을 했지만 이번 글에서는 정규경기에서 어떤 성적을 거뒀는지 살펴보자.

▲ 탄탄한 내구성, 그리고 안정감 

양동근은 2004-2005시즌에 데뷔했다. 당시 모비스(현 현대모비스)는 KCC로부터 양도받은 지명권(전체 1순위)으로 그를 선발했다.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지난 시즌까지 정규리그 582경기에서 371승 211패를 기록하고 있다. 정규리그 MVP에는 4번 선정(2006, 2007, 2010, 2015)됐는데, 첫 MVP는 서장훈과의 공동 수상이었다.

기록으로 말하는 현대모비스 ‘리더’ 양동근기록으로 말하는 현대모비스 ‘리더’ 양동근

양동근을 리그 전체에서 비교하기 위해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평균 출전시간이 가장 높은 서른 명의 기록과 비교했다. 시간적인 비교 범위는 양동근이 리그에서 출전한 2004-2005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이다. 군입대 기간을 제외하고, 해당 기간 5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만 분석했다. 양동근과 비교 집단 사이의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하여 선수들의 평균 기록을 풀타임 출전(40분)으로 환산하고 양동근의 기록을 비교 집단 선수들의 기록으로 나눈 값으로 그래프를 구했다. 이 값들은 출전시간 상위 서른 명이 각 지표를 1씩 기록할 때, 양동근이 기록한 값을 알 수 있다. 

기록으로 말하는 현대모비스 ‘리더’ 양동근

 이 그래프에 사용된 선수들은 최소 27분 이상 출전했기 때문에 비교 집단은 팀에서 주축인 선수라고 할 수 있다. 비교 집단 30명의 선수에는 김선형, 양희승, 문태영, 추승균 등이 포함되어 있다. 양동근은 해당 범위에서 양경민(34분 1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균 출전 시간(33분 42초)을 기록해 튼튼한 내구성을 자랑했다. 이 중에는, 높은 득점력을 자랑하던 문태영, 서장훈, 방성윤(해당기간 각각 16.56, 16.31, 16.16점) 등이 있어 양동근의 득점이 비교집단의 평균에 비해 낮지만, 스틸과 어시스트 및 턴오버는 위 선수들에 비해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 양동근이 말하는 강적은?

양동근은 다른 가드들과 대결에서 어떤 존재감을 보였을까? 우선 그는 수비하기 까다로웠던 상대로 김승현(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전태풍(KCC)을 꼽았다. 

“형들 막을 때는 긴장이 된다. 뭘 할지 모르고 패스도 워낙 잘하던 형들이다. (김)승현이 형은 퀵 스톱이 좋고 힘도 좋다. 빠르고 강약 조절도 좋았다. 또 어디 주는지 모르니 속을 수밖에 없었다. 이상민 감독님도 있지만 (전)태풍이 형이 처음 왔을 때도 어려웠다. 단신 외국선수와도 같았고 슛도 워낙 좋았다. 순간 스피드, 드리블, 밸런스가 모두 좋다. 물론 지금도 막기 어렵다.” 

그는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는 김승현과 전태풍을 수비하기 쉽지 않던 선수로 지목했다. 그렇다면 가드 포지션의 선수들과 맞대결 기록으로 양동근을 알아보자. 이번 기록은 양동근이 출전했던 모든 정규리그 경기에 상대로 출전한 선수들의 기록을 바탕으로 평균득점이 높은 10명의 가드를 추린 것이다.  

기록으로 말하는 현대모비스 ‘리더’ 양동근 

양동근은 대부분의 선수들보다 평균 경기출전이 길었다. 포인트가드 포지션인 김선형, 김시래, 두경민, 전태풍과 비교하면 출전시간이 길면서도 턴오버의 개수는 적어 경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10명의 선수는 각 팀의 해결사로 뽑히는 선수인데, 이들과 비교해도 득점력이 뒤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앞서기도 한다. 이 자료를 통해 득점력과 리딩을 겸한 듀얼가드의 면모가 드러난다.

기록으로 말하는 현대모비스 ‘리더’ 양동근

▲ 승부처에서는 항상 보게 될 남자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는 15승 3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12월 4일 기준). 공격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해 수비농구를 한다던 유재학 감독은 올 시즌에 평균 91.1득점을 넣으면서 공격에서 상대방을 압도하고 있다. 

이번 시즌 양동근은 17경기에서 27분 1초 출전하면서 7.4득점, 4.1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출전시간이 지난 시즌에 비해 5분 가량 줄면서 벤치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4쿼터 출전시간은 7분 20초로 긴 편이다. 전성기, 혹은 지난 시즌(8분 16초)에 비해 줄긴 했지만, 현대모비스가 비교적 경기를 수월하게 끝내면서 벤치를 출격시킨 경우가 많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올 시즌 현대모비스는 18경기 중 8경기에서 15점차 이상의 대승을 거두었다. 

양동근도 경기를 마무리하는데 있어 베테랑다운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그는 이에 대해 “큰 차이는 없다. 몸이 식지 않게 앉아있는 동안에도 보강 운동을 한다. 게다가 (이)대성이가 워낙 잘해주고, (박)경상이도 잘하고 있다. 젊을 때보다 의지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져서 편하게 할 수 있다. 지금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시즌 라건아, 문태종 등을 영입하고 이대성과 박경상 등 어린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지만, 여전히 팀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선수는 양동근이다. 시즌의 끝으로 갈수록 그의 리더십과 역할은 더 중요해 질 것이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말이다. 2017-2018시즌에도 양동근은 삼성전(레이업), KT전(위닝샷) 등 승부처에서 여러 번 팀을 구해냈다. 아마도 올 시즌에도 그는 안정감과 강심장이 필요한 클러치 상황에 힘을 집중하리라 기대한다.

 

#사진=점프볼 DB (홍기웅, 이청하 기자) 

#인터뷰 도움=강현지 기자 



  2018-12-05   진승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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