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정혜림 "올림픽 출전 목표…나이 들어도 할 수 있어"
"아시안게임 金 획득 후 부상에 고전…시즌 마지막 경기지만, 시작이라고 생각"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아시아 허들 여왕' 정혜림(32·광주광역시청)이 다시 속도를 낸다.
"'나이 들어서 못한다는 말'에는 귀 기울이지 않으려고 한다"고 다짐도 했다.
정혜림은 8일 서울시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전 여자 100m 허들 결선에서 13초25로 우승하며 대회 6연패를 달성했다.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정혜림은 초반부터 앞서갔고, 13초70에 결승선을 통과한 2위 조은주(포항시청)를 여유 있게 제쳤다.
정혜림에게 중요한 건 기록이었다.
정혜림은 올 시즌 최고 기록을 만들었다. 그가 13초2대로 레이스를 마친 것은 한국 육상에 8년 만에 금메달을 안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선(13초20) 이후 1년여 만이다.
정혜림은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위해 2017년부터 준비했다. 그 후유증 탓인지 부상을 당했고 올해 전반기에는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실망스러운 순간도 있었다.
정혜림은 4월 2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9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허들 결선에서 13초50으로 부진해 7위에 그쳤다.
그는 "정말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메달 획득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너무 기록이 나빠서 실망이 컸다"고 곱씹었다.
아시아선수권 이후 정혜림이 국내 경기에 나서지 않는 횟수가 늘면서 곳곳에서 "정혜림이 은퇴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들렸다.
하지만 정혜림은 차분히 '복귀'를 준비했다. 시선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향했다.
정혜림은 "지금도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오늘 레이스 중에도 실수를 했는데 그래도 13초2대 기록이 나왔다.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국내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렀지만, 시즌이 끝났다고 내 일정도 끝난 건 아니다. 훈련을 열심히 하고 내년 전략을 잘 짜서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정혜림의 개인 최고 기록은 13초04다. 2020년 도쿄올림픽 여자 100m 허들 기준 기록은 12초84다.
기준 기록 통과로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얻는 것은 무척 어렵다.
하지만 랭킹 포인트로 출전권을 얻는 방법이 있다. 경기에 자주 출전하고 꾸준히 좋은 기록을 만들면 랭킹 포인트도 많이 획득할 수 있다.
정혜림은 "내년에는 전반기에 많은 대회를 치르고, 평균 기록을 잘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정혜림은 30대에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
마침 7일 끝난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m 허들에서도 '두 아이의 어머니' 니아 알리(미국)가 12초34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알리의 우승이 화두에 오르자 정혜림은 밝은 표정으로 "엄마들도 해냈다"고 외치며 "'나이가 들어서 못할 것'이란 얘기에는 귀 기울이지 않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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