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KS 돌아온 김강률, 7타자 연속 범타 요리로 극적 부활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20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3차전이 열리기 전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이 우완 구원 투수 김강률에게 내린 평가를 간단히 정리하면 '긴가민가'였다.
김 감독은 불펜에서 씩씩하게 던지는 젊은 투수들을 칭찬하면서 올해 KS에서 아직 기용하지 않은 김강률을 두고 "쓸 상황이 오면 내보내겠지만, 확실하게 보여준 게 없다"며 언제 내보낼지 예상할 수 없는 알쏭달쏭한 답을 내놨다.
2018년 10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2019년을 통째로 쉰 김강률은 왼쪽 허벅지 근육통으로 올해도 늦게 시작했다.
8월에는 타구에 종아리를 맞아 또 한 달을 재활했다. 들쭉날쭉한 투구로 제 공을 못 던진다는 혹평을 들은 김강률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30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1경기에 나와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내려간 김강률이 KS 3차전에서 절체절명의 순간 깜짝 등판했다.
5-6으로 뒤집힌 4회 2사 1, 2루에서 홍건희의 배턴을 받아 NC 4번 타자 양의지와 맞섰다.
동점 허용 위기에서 김강률은 양의지를 풀 카운트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불을 껐다.
4회에만 3점을 뽑아내 사기가 오른 NC 더그아웃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는 반전의 시작에 불과했다.
시속 150㎞를 넘나들던 김강률의 빠른 볼 구속은 140㎞ 초반으로 떨어졌다. 대신 절묘한 코너워크로 불붙은 NC 타선을 묶었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강률은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 범퇴로 막았고, 6회에도 공 11개로 세 타자를 깔끔하게 요리했다.
잘 던지는 투수를 바꾸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건 김태형 감독의 단기전 주특기다.
김강률은 6-6으로 맞선 7회에도 또 나갔다. 선두 이명기를 유격수 내야 안타로 내보냈지만, 나성범을 땅볼로 유도해 이명기를 2루에서 잡아낸 뒤 1사 1루에서 박치국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강률이 예상을 깬 호투로 NC를 봉쇄하고 박치국이 무실점으로 이어 던지자 두산 타선은 7회말 김재호의 중전 적시타로 균형을 깨고 7-6으로 다시 앞서갔다.
김강률은 2⅔이닝 동안 삼진 3개를 낚고 안타는 1개만 맞았다. 타자 9명을 상대로 공 35개만 던져 올해 가장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이날 투구 이닝은 10월 1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던졌을 때 기록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이닝 수치와 같다.
경기가 넘어갈 뻔한 순간 3년 만에 KS 무대에 돌아온 프로 14년 차 베테랑 김강률이 7타자를 연속 범타로 묶어내고 재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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