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포항 김기동 "우승은 못해도 득점 1위는 해야죠"
포항, 사실상 3위 확정…득점은 울산과 '51골 공동 1위'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득점 1위 공약을 꼭 지키고 싶습니다."
지난해 12월 1일 프로축구 K리그1 최종전에서 울산 현대를 4-1로 물리치며 전북 현대의 역전 우승에 큰 힘을 보탰던 포항 스틸러스가 울산과 이번 시즌 마지막 대결에서 또다시 대승을 거두며 '킹메이커'의 별명을 과시했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1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쳐진 울산과 하나원큐 K리그1 2020 25라운드 '동해안 더비'에서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의 '더블 멀티골쇼'를 앞세워 4-0으로 완승했다.
이날 패배로 울산(승점 54·51득점)은 2위 전북 현대(승점 54·43득점)로 동률을 허용했지만 다득점에서 8골을 앞서 힘겹게 선두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다잡은 우승 트로피를 포항의 '고춧가루' 때문에 놓쳤던 울산은 15년 만의 우승 도전을 향한 중요한 길목에서 또다시 포항에 발목을 잡히는 수모를 당했다.
더군다나 울산은 오는 26라운드에서 2위 전북과 맞대결을 펼쳐야 하지만 이날 포항전에서 퇴장당한 중앙 수비수 불투이스와 공격수 비욘존슨을 가동할 수 없는 악재까지 떠안게 됐다. 말 그대로 '포항의 저주'였다.
울산전을 마친 포항 김기동 감독은 방송 인터뷰에서 "홈 팬들이 보는 앞에서 이겨서 기쁘다.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라며 "많은 골을 넣는 공격축구를 펼치는 게 홈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시즌 종료까지 2경기를 남기고 선두 울산과 승점 7점 차인 포항은 이미 역전 우승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김 감독은 파이널A를 앞두고 치른 미디어데이에서 '3위 유지'와 '득점 1위' 공약을 내건 바 있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승점 47을 쌓아 4위 상주 상무(승점 41)와 승점 차를 6으로 벌렸다.
하지만 다득점에서 상주를 무려 19골 차로 앞지른 터라 남은 포항이 남은 2경기에서 모두 패하고 상주가 2승을 거둔다고 해도 다득점차를 극복하기 어려워 포항의 3위는 확정적이다.
'3위 유지' 공약을 사실상 달성한 김 감독의 두 번째 목표는 득점 1위다.
포항은 이날 4골을 기록해 울산과 나란히 51골로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다. 2위 전북(43골)과는 8골 차이다.
팀 득점에 시상이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공격 축구를 펼쳤다는 명예로운 훈장이다.
"포항이 '킹메이커'라고들 이야기하지만 솔직히 그런 능력은 없다"라며 겸손함을 유지한 김 감독은 "득점 1위 공약은 반드시 지키고 싶다"고 힘줘서 말했다.
파이널A에서 3연승(광주전 5-3승·전북전 1-0승·울산전 4-0승)을 거두는 동안 무려 10골을 쏟아낸 포항은 26라운드에서 대구FC와 만나고 27라운드 최종전에서 상주와 대결한다.
김 감독은 "파이널A에서 3승째를 따냈다. 남은 경기에서도 상대의 공격을 피하지 않고 많은 골을 넣는 공격적인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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