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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외인 추가 교체’는 합당한 구제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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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2 (수) 10:49

                           

한국전력, ‘외인 추가 교체’는 합당한 구제책일까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끝없는 연패에 빠진 한국전력이 한국배구연맹(KOVO)에 긴급 구제를 요청했다.

 

KOVO는 13일 오전 서울 장충동 그랜드엠배서더호텔에서 긴급 이사 간담회를 개최한다. 한국전력이 요청한 외국인 선수 추가 교체건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한 시즌 당 1회에 제한된 외국인선수 교체 횟수를 예외적으로 늘리는 것에 대한 것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시즌 개막 후 승리 없이 15연패에 빠진 상황이다. 단 1승도 없이 길어지는 연패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전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외인 아텀 스쉬코(러시아, 등록명 아텀)가 부상으로 빠져 지난 11월부터 국내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르고 있다. 재발이 쉬운 복부 근육부상을 당한 아텀은 결국 12월 초 한국전력과 계약해지하고 고국 러시아로 돌아갔다.

 

이런 힘든 상황에 한국전력은 단장급 인사들을 모아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를 KOVO에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전력은 올 시즌 외국인교체 카드를 이미 한 차례 소진했다. 지난 5월 드래프트에서 선발했던 외인 사이먼 헐치(독일)를 10월 2일 떠나보내고 새로 아텀을 데려왔다. 이 과정에서 등록 절차가 오래 걸리면서 시즌 개막 전 등록을 맞추지 못했다. 결국 10월 17일, 시즌 개막 후 아텀이 새로 등록되면서 교체 카드 한 장을 써야 했다.

 

현재 KOVO에서 정한 외국인선수 교체 규정에 여유가 없는 점은 분명하다.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시즌 개막 후에는 단 한 번만 교체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웃 종목인 농구를 봐도 일반적인 교체 이외에 부상 등 특수한 경우에 한해 외국인선수 교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현재 KOVO 규정에 따르면 외국인선수 교체는 지난 5월 트라이아웃에 신청한 선수에 한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 교체를 하더라도 기대 이상으로 뛰어난 선수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긴 어렵다.

 

그러나 프로는 성적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국전력에 닥친 부정적인 상황은 분명 안타깝지만 규정 내에서 최선을 다해 성적을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국전력이 요청했다고 알려진 이번 간담회가 다소 아쉬운 이유다.

 

올 시즌 시작부터 불운이 겹쳤던 한국전력이다. FA에서 팀 주축 전광인과 계약에 실패했다. 보상선수로 데려온 세터 노재욱은 결국 팀 스타일과 맞지 않아 시즌 도중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노재욱이라는 걸출한 세터를 주고 데려온 최홍석은 기대 이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좋은 활약을 펼치던 공재학도 부상으로 한 달 간 결장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운이 없었던 것도 분명하지만 결국 구단의 선택에 따른 결과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에 책임을 지고 시즌을 치러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전력 구단 관계자는 " 팀 상황이 여의치 않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며 간담회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프로답지 못하다. 외국인선수 규정에 수정이 필요하다고는 해도 한국전력 입장에서 이를 주장하는 건 결국 제 살을 깎을 뿐이다.

 

냉정하게 말해 새로 외국인선수를 영입한다고 해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란 보장은 없다. 실제로 바꾼 외인 아텀은 단순히 부상이 문제가 아니었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실전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올 시즌 아텀은 다섯 경기에 출전해 공격성공률 43.51%로 저조했다. 70득점을 올릴 동안 범실을 무려 47개나 했다. 이미 기량부터 아쉬웠던 아텀이다.

 

아텀보다 나은 선수가 온다고 하더라도 리그와 팀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3라운드 중반을 넘긴 시점에서 새 외국인선수가 당장 온다고 하더라도 많아야 두세 라운드 뛸 수 있다. 여러 행정적 절차를 거칠 경우 새 외국인선수 합류는 최소 1월은 되어야 가능하다. 그럴 경우 외국인선수가 뛸 수 있는 시간은 더 줄어든다.

 

실질적으로 이번 시즌 한국전력은 국내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르면서 나름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지금은 그 선수들이 최대한 기량을 낼 수 있게끔 전략을 짜고,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새 외국인선수 합류로 다시 팀에 변화가 생긴다면 선수단 분위기는 또 한 번 어수선해질 것이 분명하다.

 

올 시즌 대다수 한국전력 팬들이 성적에 실망하고 있다. 그러나 극한의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똘똘 뭉쳐 어떻게든 위기를 타파하려는 모습은 또 다른 감동을 주고 있다. 그런 선수들의 열정을 팀이 나서서 가라앉히는 건 안 될 일이다.

 

 

사진/ 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2018-12-12   이광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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