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현지 기자] KB손해보험이 해답을 찾았다.
KB손해보험은 지난 11일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3-1로 승리하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6연패에 빠지며 초반 순위 경쟁에서 밀려난 KB손해보험은 이날 승리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KB손해보험은 권순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7~2018시즌부터 줄곧 ‘빠른 배구’를 추구했다. 주전 세터 황택의 역시 낮고 빠른 세트에 장점이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그동안 새 외인 펠리페를 살리기 위해 높은 공격을 시도하며 엇박자가 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맞지 않은 옷을 입은 KB손해보험은 기나긴 연패에 빠져 힘든 나날을 보냈다. 선수들도, 권순찬 감독도 자신감이 떨어졌다. 어떻게든 변화가 필요한 KB손해보험이었고, 해답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황택의의 플레이에 자신감이 생기고 국내 공격수들이 생기를 되찾았다. 이날 황두연은 공격성공률 69.23%로 펄펄 날았다. 중앙에서 이선규와 김홍정의 속공에도 힘이 실렸다.
펠리페(23득점)와 함께 공격 선봉에 선 황두연은 이날 경기에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프로에서 네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황두연은 매 시즌 성장을 거듭하며 어엿한 주전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OK저축은행과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황두연은 자신이 몇 득점을 올렸는지 모르고 있었다. 처음으로 20득점을 올린 기분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황두연은 깜짝 놀란 듯 재차 되묻기도 했다. 이어 “드디어 20점을 넘겼다. 기분이 너무 좋다”라며 “줄곧 20점을 넘기지 못해서 신경 쓰이기도 했다. 작년에도 엄청 열심히 했는데 19점이 전부였다”라는 말로 기쁨을 표현했다.
KB손해보험은 OK저축은행과 경기를 단 이틀 앞두고 빠른 플레이에 대한 훈련을 시작했다. 권순찬 감독도, 선수들도 반신반의했다. 황두연은 “잘 해낼 수 있을지 확신은 없었다”라고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연패가 길었던 만큼 분위기도 어두웠던 게 사실이다. 황두연은 “훈련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았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졌던 것도 맞다. 어떻게든 자신감을 찾기 위해서 바람도 쐬고 커피도 마시면서 좋은 기분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라며 지난날을 돌아봤다.
빨라진 플레이도 황두연의 자신감을 찾는 데 큰 힘이 됐다. 황두연은 “나는 키(187cm)가 작기 때문에 높은 공을 때리면 상대 블로킹에 자주 막힌다. 낮고 빠른 공은 내가 공격하기 편하다. 경기를 즐기면서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권순찬 감독은 황두연의 활약이 반가우면서도 체력에 대한 걱정을 내비쳤다. 권 감독은 “황두연은 작은 키로 공격과 수비를 모두 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박광희, 김정호 등으로 교체하면서 체력을 안배할 수 있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권 감독의 걱정에도 황두연은 의젓했다. 그는 “체력은 어차피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알아서 잘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3라운드 중반에 와서야 시즌 네 번째 승리를 거둔 KB손해보험이다. 하지만 ‘너무 늦지 않았다’는 것이 황두연의 생각이다. 그는 “이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승리를 이어간다면 상위권과 차이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며 “매년 고비는 찾아오고, 그걸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사진/더스파이크_DB(유용우 기자)
2018-12-12 이현지([email protected])저작권자 ⓒ 더스파이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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