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LIVE] 불혹의 이동국, 오늘도 슈퍼맨은 전북을 구한다
ACL 첫 경기에서 위기의 전북에 대역전승 안긴 이동국의 멀티골
[골닷컴, 전주] 서호정 기자 = 1979년생인 이동국은 올해로 한국 나이 마흔이다. K리그 전체에서 불혹의 필드 플레이어는 이동국 혼자다. 1월 말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 중이던 동계훈련에서 이동국은 전지훈련 초반 다리 근육에 이상을 느껴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2주 뒤 이동국은 거짓말처럼 해결사로 나서 소속팀 전북 현대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이동국은 전반에만 2골을 허용하며 흔들리던 팀을 구하는 추격골을 넣었다. 전반에 골키퍼 홍정남의 실수로 빚어진 선제 실점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전북은 최악의 플레이를 거듭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최강희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주장 신형민과 부주장 최철순이 전반에 부진하자 과감히 이동국, 이용으로 교체한 것. 이동국의 투입으로 전북은 4-1-4-1 포메이션에서 4-4-2 포메이션으로 전환, 2골 차 추격을 위한 초강수를 뒀다.
변화는 적중했다. 후반 9분 만에 추격골이 나왔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재성이 왼발로 올린 것을 이동국이 니어포스트에서 정석대로 헤딩을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분위기를 탄 전북은 전반의 부진을 털어냈다. 후반 15분에는 김신욱의 묵직한 발리 슛이 가시와를 위협했다. 전반에 실종됐던 전북 특유의 간결하고 속도 있는 공격이 살아나며 다시 흐름이 넘어왔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24분 로페즈를 빼고 티아고를 투입하며 일찌감치 교체카드를 다 썼다. 공격수를 계속 투입하며 승부를 뒤집겠다는 의도였다.
후반 29분 기다린 동점골이 나왔다. 프리킥 상황에서 티아고의 왼발이 수비벽을 맞고 높이 떴다. 전북이 끝까지 공을 향해 따라 붙었고 김신욱이 발로 살린 것을 김진수가 문전에서 시저스킥으로 마무리했다.
후반 39분 이동국이 다시 주연으로 나섰다. 불혹에도 죽지 않은 감각적인 득점력으로 역전골을 만들었다. 문전에서의 경합 상황에서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돌아 나와 공을 잡은 이동국은 가시와 수비 머리 위를 통과시키는 정확한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다. 골키퍼가 손 쓸 수 없는 사각으로 공이 통과했다.
전북은 전반의 대혼전을 이동국의 멀티골로 극복했다. 1골 차 리드를 지켜내며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2골로 이동국은 AFC 챔피언스리그 통산 33, 34호 골도 기록했다. 그는 챔피언스리그 개인 득점 1위의 선수다.
올 시즌 김신욱, 아드리아노, 티아고에 밀려 주연이 아닌 조연을 맡을 것 같았던 이동국은 전북의 시즌 첫 경기에서 올해도 변함 없는 해결사임을 만천하에 알렸다. 전북의 가시와전 무승 징크스마저 깬 이동국의 멀티골로 전북은 조 1위 전략도 살릴 수 있게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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