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 김학범 감독의 자신감 "아우도 꽤 괜찮습니다"
"A대표팀 간 3명은 올림픽팀 핵심…더 발전하기를"
(고양=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아우도 꽤 괜찮다는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김학범 2020 도쿄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의 맞대결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 감독은 2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올림픽 대표팀과 A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국대가 우위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 공이 어디로 튈지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변수를 많이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 나라 축구 최고 자원을 모은 A대표팀과, 어디까지나 연령별 대표팀의 하나인 올림픽대표팀의 대결은 다른 나라라면 이뤄지기 힘든 매치업이다.
병역 특례 등 현실적인 이유로 올림픽 대표팀에 A대표팀 못잖은 신경을 쓰는 한국 축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올림픽대표팀 선수 중 3명만 A대표팀으로 선발해갈 수 있도록 절충해 '균형'을 맞췄다지만, 여전히 A대표팀은 올림픽 대표팀에 전력에서 많이 앞선다.
그런데도 김 감독은 '형님' 격인 벤투호와의 대결에서 물러설 생각이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감독은 "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이 있는데, 아우도 꽤 괜찮다는 걸 보여드리겠다"면서 "팬들이 축구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 오랜만에 실전을 치르게 된 소감은.
▲ 너무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자리여서 머리도 싹 깎고 왔다. (웃음) 팬들이 축구에 대한 갈증이 많이 있을 것이다. 갈증을 해소하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 드리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시달려 오셨는데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경기력을 펼쳐 보이겠다. 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 있는데, 아우도 꽤 괜찮다는 것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 승부 전망은 어떤가.
▲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결과는 아무도 모르지 않겠나. 분명히 A대표팀이 우위에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공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변수가 많다. 변수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그라운드에서 보여드리겠다.
-- A대표팀으로 간 원두재, 이동경(이상 울산), 이동준(부산) 중에서 누가 제일 아쉬운가.
▲ 세 선수 모두 우리 팀의 핵이다. 누가 제일 아쉬운지 딱 집어서 말하기가…(웃음) 이들이 A대표팀으로 올라가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 나중에 우리 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감독으로서 내 역할은, 선수들을 키워서 위(A대표팀)로 올려주는 거다. 더 많은 선수가 올라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그런데 그러면 경기가 재미없어지지 않겠나. 그래서 이렇게 (3명만 올려보내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 송민규가 연령별 대표팀에 첫 발탁 됐다.
▲ 송민규 경기를 많이 지켜본 결과 굉장히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 점을 발견했다. 포항에서 굉장히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고, 그에 걸맞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꼭 필요한 선수다. 어린데도 대범하고 담대한 플레이를 펼친다. 꼭 데려가서 좋은 경기력을 우리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 올림픽 대표팀 선수 중 소속팀에서 자리 못 잡은 선수들이 꽤 있다.
▲ 다들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뛴다면 좋겠지만, 우리가 데려가서 다시 다듬어서 소속팀으로 보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능력 있는 선수를 더 좋은 선수로 만드는 과정이다. 이들은 올림픽 대표팀 스타일과 플레이에 대해 잘 아는 선수들이다.
-- 도쿄 올림픽이 미뤄진 데다 열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도 하다.
▲ 힘든 부분이 많다. 계획에 맞춰서 짜둔 스케줄이 전부 없어졌다. 새 일정을 짜더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어려움이 많다. 특히 해외에 있는 선수들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인터넷이나 중계로만 볼 수 있는 게 가장 힘든 점이다. 그러나 어느 나라나 똑같은 상황 아닌가. 선수 체크는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급박하게 바뀌어도 바로바로 '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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