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윤진만 기자= 아마도 7일 토트넘전 승리가 가장 반가웠을 유벤투스 선수는 웸블리 벤치에 앉아있었다.
보이치에흐 슈치에스니(28). 챔피언스리그에서 노장 잔루이지 부폰(40)의 백업 역을 맡고 있고, 한때 토트넘의 북런던 라이벌인 아스널에 속했던 폴란드 골키퍼다.
아스널 유스 출신으로 2015년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 숱한 북런던 더비를 경험했다. 북런던 더비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토트넘을 꺾었단 사실은 그를 기쁘게 하고도 남았다.
“북런던 최고의 팀 중 한 팀을 꺾었다. 대단한 승리다. 포르자 유베!!!”라고 SNS에 적었다. 진짜 속마음은 해시태그에 담았다. ‘#북런던은붉다.’(northlondonisred) 북런던을 연고지로 둔 팀 중 최고는 하얀 토트넘이 아니라 자신의 전 소속팀 아스널이라는 의미다. 아스널 선수들과 팬들이 모두 사용하는 표현으로 토트넘의 아픈 곳을 찔렀다.
라커룸 승리 사진과 함께 이 글을 남기기 전, 웸블리 경기장에서 토트넘 팬들을 조롱하는 듯한 제스처도 취했다. 터널에 진입하기 전 손가락으로 턱을 쓸어내리는 행동을 했다. 본래 뜻은 ‘기운 내(Chin up)’이지만, 8강 진출에 실패한 옛 라이벌을 팀을 애써 위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터. 현지 언론은 슈치에스니가 토트넘 팬을 조롱했다고 적었다.(하단 영상)
승자는 웃었고, 패자는 말을 잃었다. 이날 유벤투스는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8강 티켓을 가져왔다.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2-2로 비긴 그들은 전반 손흥민에게 선제골까지 내줬지만, 후반 곤살로 이과인과 파울로 디발라의 연속골로 2-1 승리(종합 1승 1무, 4-3)를 챙겼다.
사진1=2013년 아스널 시절의 슈치에스니. 게티이미지
사진2=슈치에스니의 속마음이 담긴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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