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스트레일리 "재계약, 아내의 의견이 가장 중요"
롯데 외국인 투수 첫 15승…류현진 이후 8년 만에 200K 돌파
"가장 자랑스러운 기록은 8번의 무실점 경기"
(서울=연합뉴스) 유지호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올 시즌 최대 수확 중 하나는 댄 스트레일리(32)다.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15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 구단 역대 외국인 투수 중 최고의 성적을 냈다.
누구 보다 앞장서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등 인성 면에서도 구단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다.
올 시즌을 마친 뒤 양측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롯데는 스트레일리를 잔류시키는 것이 내년 시즌을 위한 핵심 과제다.
스트레일리가 지난 23일 인천 SK 와이번스전 선발 등판을 끝으로 일찍 시즌을 마감하는 등 조기에 휴식을 부여한 것도 내년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스트레일리가 '빅리그 재도전'에 강한 의욕을 보인다면 재계약은 어려워질 수 있다. 과연 스트레일리의 재계약 생각은 어떨까.
지난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 응한 스트레일리는 "솔직히 말해서 내년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난 올해에만 집중했다. 올 시즌이 이제 끝났으니까 이 문제를 고민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난 아내와 3살 아들을 9개월 동안 보지 못했다"며 "롯데와의 재계약은 가족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만약 롯데와 재계약한다면 가족과 함께 돌아올 것"이라며 "원래 올해도 같이 하려고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여의치 않았다. 가족과 함께했다면 지난 9개월의 스트레스와 긴장을 상당 부분 겪지 않았을지 모른다"고 했다.
스트레일리는 "이 결정을 처음부터 아내와 논의하고자 한다. 내 에이전트가 롯데 구단과 틀림없이 대화를 나눴겠지만,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말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해뒀다"며 "이제 시즌이 끝났으니 가까운 시일 내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일리를 내년에도 보기 위해 팬들도 발 벗고 나섰다. 스트레일리의 인스타그램에는 재계약을 염원하고 설득하려는 롯데 팬들의 메시지가 가득하다.
스트레일리는 "팬들이 바라는 게 뭔지 잘 안다. 나는 1년 계약을 맺었고, 아버지와 남편으로 해야 할 역할도 중요하다"며 "롯데 팬들이 내 여권을 뺐어야 한다며 가짜 주민등록증을 만든 것도 봤다. 롯데 팬들은 정말로 재치가 넘친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겨울 롯데는 아드리안 샘슨, 딕슨 마차도와 계약한 후 스트레일리를 가장 늦게 영입했다.
애초 샘슨에게 1선발 역할을 기대했지만, 스트레일리가 훨씬 나은 구위를 보여줬다.
게다가 스트레일리는 단 한 번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으며 리그 최다인 194⅔이닝을 책임졌다. 그러면서도 평균자책점은 2.50으로 리그 2위다.
스트레일리가 시즌을 조기에 마감하지 않았다면 200이닝-200탈삼진이 충분히 가능한 성적이다.
그는 "KBO에 왔을 때 내 목표는 최고가 되는 것이었다"며 "또 그러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박세웅에게 커브를 배웠고, 체인지업을 수정했다. 체인지업 자체는 좋았지만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초고속 카메라와 코치진 덕분에 체인지업 그립에서 손가락을 약간 조정해 일관성을 갖춘 구종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나는 KBO리그와 선수들에 대한 최고의 존경심을 가지고 여기에 왔다"며 "그냥 와서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KBO리그는 정말로 열심히 노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리그"라고 돌아봤다.
스트레일리는 올해 거둔 성적 중 가장 자랑스러운 것으로 총 8번의 무실점 경기를 꼽았다.
그는 "200이닝 가까이 던진 것도 만족스럽지만 올 시즌 31번의 선발 등판 중 무실점 경기가 8번이었다는 게 가장 자랑스럽다. KBO리그 선수들은 콘택트 능력이 워낙 뛰어나서 무실점 경기를 하는 게 어렵다"며 "그리고 무엇보다 KBO리그에 내 이름을 남겼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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