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부천/현승섭 기자]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실책을 줄이는 방법 찾기. 바로 OK저축은행 포인트가드 안혜지가 갖고 있는 고민이다.
6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OK저축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시즌 2번째 맞대결에서 OK저축은행이 85-82로 승리했다. OK저축은행은 이날 승리로 4승 6패를 기록하며 3위 삼성생명에 반 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반면 KEB하나은행은 5위로 내려앉았다.
이 날 경기의 분수령은 3쿼터 43초. 샤이엔 파커가 5파울로 퇴장당하자 경기 분위기는 급속도로 OK저축은행 쪽으로 기울었다. 4쿼터 다미리스 단타스가 골밑을 놀이터로 만들며 4쿼터에만 17득점을 몰아넣었다. 4쿼터 막판 83-82로 OK저축은행이 1점 앞선 상황에서 김단비가 마지막 돌파를 시도했지만 실책을 범했다. 결국 혈전의 승자는 OK저축은행이 됐다.
안혜지는 이날 경기에서 12득점 6리바운드 8어시스트 5실책을 기록했다. 안혜지는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었다. 4쿼터에 OK저축은행이 67-73으로 지고 있을 때 안혜지의 3점슛 두 방이 림을 갈랐다. 안혜지의 3점 2개로 OK저축은행은 1쿼터 초반 이후 처음으로 KEB하나은행에 앞서 나갔다. 반면, 안혜지는 4쿼터 막판 OK저축은행이 83-82로 이기고 있을 때, 무리한 돌파로 실책을 범하는 등 진땀 나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안혜지는 멋쩍은 표정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인터뷰가 다소 어색한 듯 구슬의 승리소감에 짧게 ”나도 같은 마음이다“라며 운을 떼기 시작했다.
안혜지는 이날 경기에서 3점슛 5개 중 4개를 넣었다. 3점슛을 잘 넣을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안혜지는 ”슛은 자신감이다. 생각이 많을수록 안 들어간다. 삼성생명 전에는 생각이 많았는데, 오늘은 마음 편하게 던져서 잘 들어갔다. 사실 연습 때는 잘 들어간다“고 말했다.
안혜지는 슛이 부족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OK저축은행을 상대하는 팀들은 안혜지의 3점슛을 배제하는 새깅 디펜스를 펼치곤 한다. 안혜지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안혜지는 ”늘 부담감을 느낀다. 항상 오픈 찬스가 나는 것이 오히려 나에겐 부담이다. 안 들어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들면서 오히려 슛을 주저하게 된다. 그래서 감독님이 찬스가 나면 무조건 던지라고 지적하신다“며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이어서 정상일 감독의 지도 방식도 공개했다. 바로 실책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안혜지는 “오늘 실책 5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감독님은 실책에 대해선 전혀 신경을 쓰지 말라고 하신다. 실책을 신경 쓰면 경기가 풀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 점을 알고 있지만, 실책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는 게 쉽진 않다. 가드는 실책을 많이 저지르면 안 된다. 지난 경기에서는 7개를 저질렀다”며 자책했다.
패스를 좋아한다는 안혜지. 이번 시즌 안혜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패스는 무엇이었을까? 안혜지는 지난 삼성생명 전의 패스를 꼽았다. 안혜지는 “하프라인에서 (정)선화 언니에게 줬던 패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운 좋게 기회가 났다”고 돌아봤다.
안혜지의 신장은 163cm로, WKBL에서 가장 신장이 작은 선수다. 신장이 작은 농구선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안혜지는 “골밑에서 슛을 던질 때, 나는 잘 던졌다고 생각하는데 상대에게 막히는 경우가 많다. 다른 선수가 던졌을 때는 블록인데, 내가 던졌을 때는 스틸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수비수들이 공을 걷어가고는 속공을 이어나간다. 내가 작아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점프슛을 좀 더 연마해서 오히려 골밑 찬스가 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노하우를 공개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시간을 뛰면서 시행착오도 겪고, 나름대로의 작은 성과도 내고 있는 안혜지. 과연 그가 지금처럼 성장세를 그려 OK저축은행의 반전 드라마 주연이 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사진=WKBL
2018-12-06 현승섭([email protected])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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