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외국인 사령탑과 첫 이방인 수석코치의 조화
윌리엄스-위더마이어, MLB 워싱턴에서 KIA로 이어진 인연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그에게 오라고 요청한 이유는 그의 스카우트 지식과 게임 중 복잡한 사항의 이해가 뛰어나다고 판단해서다."
현재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를 지휘하는 맷 윌리엄스(55) 감독이 2014년 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 사령탑에 앉았을 때 자신보다 10살 많은 마크 위더마이어(65) 코치를 워싱턴으로 부른 까닭을 설명한 대목이다.
낯선 KBO리그 KIA 감독이 됐을 때도 이런 이유로 위더마이어 코치를 선택했을 터다.
여러 구단의 마이너리그 코치, 스카우트 담당자, 전력 분석원으로 일하던 위더마이어 코치는 2014∼2015년 워싱턴 수비 코디네이터로 2년간 윌리엄스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2016년부터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선수 선발 정보 코디네이터로 KBO리그에 진출한 위더마이어 코치는 윌리엄스 감독이 KIA의 지휘봉을 잡은 올해, KIA의 수석코치로 부임해 이국땅에서 또 다른 인연을 이어간다.
1984년 롯데 자이언츠의 도이 쇼스케(도위창), 2012년 두산 베어스의 이토 쓰토무 등 일본프로야구에서 잔뼈가 굵은 일본인 코치들이 한국인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를 지낸 적이 있다.
한국과 일본의 야구인들에게 수석 코치는 감독과 선수들의 가교 노릇을 하는, 코치 중의 '왕 코치'다.
위더마이어 코치는 KBO리그 외국인 감독 밑에서 일하는 첫 외국인 수석코치다.
KBO리그를 거쳐 간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은 박영태 수석코치와, 트레이 힐만 전 SK 와이번스 감독은 김성갑 수석코치와 각각 영광의 순간을 만끽했다.
수비 전문가인 위더마이어 코치는 경기 전 직접 펑고 배트를 잡고 타구를 날려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한다.
경기 중에는 더그아웃에서 윌리엄스 감독의 옆에 서서 본업인 감독 보필에 전념한다.
23일 KIA 관계자에 따르면, 위더마이어 코치 역시 윌리엄스 감독만큼이나 음식을 가리지 않는 세계적인 입맛의 소유자다. 먹장어(일명 꼼장어)도 즐긴다고 한다.
윌리엄스 감독은 같은 미국인인 위더마이어 코치와 경기 전 라인업 작성, 경기 운영 전략 등을 논의한다. 경기 후에는 감독 방에서 맥주를 나누며 경기를 복기한다.
감독 보좌에 전념하는 위더마이어 코치 덕분에 KIA 코치진의 보고 체계는 단순해졌다.
분야별 전문 코치는 바로 감독과 의사를 소통한다. 수석 코치를 거칠 필요가 없어졌다.
윌리엄스 감독과 위더마이어 코치는 메이저리거 출신 서재응 투수 코치에게 마운드 운용을 크게 의존한다. KIA에서 오랜 기간 재직한 김종국 3루 작전 코치가 야수진 코치를 대표해 윌리엄스 감독과 대화한다.
위더마이어 코치는 여러 분야 코치들과 선수들을 두루두루 살펴 가족 같은 팀을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위더마이어 코치는 경기 중엔 더그아웃에 배속된 전담 통역의 도움을 받는다. 쉬는 날엔 윌리엄스 감독, 그의 전담 통역인 구기환 코치와 어울릴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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