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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이강철·이숭용이 함께 고칠 KT 만성 무기력증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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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9 (월) 07:02

                           
3년 연속 최하위, 그리고 올 시즌 창단 첫 9위. 아무리 막내 구단이라도 만성 무기력증에 빠진 4년을 돌이키면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 초보 단장과 초보 감독의 조합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 KT가 내년 시즌 창단 첫 가을 야구를 꿈꿀 수 있을까.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이강철·이숭용이 함께 고칠 KT 만성 무기력증

 
[엠스플뉴스]
 
꼭 가을 야구를 하겠습니다.
 
KT WIZ 이강철 신임감독의 목소리엔 흔들림이 없었다. 2015년 1군 입성 뒤 KT는 해마다 가을 야구를 외쳤지만, 만년 꼴찌에서 벗어나는 것도 힘든 게 현실이었다. 그나마 올 시즌 NC 다이노스를 2경기 차로 겨우 제치고 첫 탈꼴찌에 성공한 KT였다.
 
만성 무기력증과도 같았다. 시즌 초에 부진하면 후반기엔 그 격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반대로 시즌 초에 반짝 상승세를 펼쳐도 후반기엔 더 가파른 추락만이 있었다. ‘지장’ 조범현 감독과 ‘덕장’ 김진욱 감독도 끝내 KT의 가을 야구를 보지 못하고 물러났다.
 
내년이면 KT는 벌써 1군 입성 5년 차 구단이 된다. 막내 구단이기에 봐줄 수 있단 꼬리표를 이제 떼야 할 처지다. 이젠 반드시 성적을 내야 할 KT는 팀의 구원자로 이 감독을 선택했다. 이숭용 신임단장도 막중한 책임감을 떠안았다.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혀주는 야구를 하겠다.”
 
 
이강철 감독은 먼저 과감한 변화와 도전을 언급했다. 이 감독은 “최근 4시즌 동안 KT는 마지막에 성취를 맛본 경험이 없다. 자신감도 결여됐다. 젊은 팀이지만, 시즌 초 좋은 분위기를 어떻게 끝까지 끌고 갈지가 고민이다. 승리를 위해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겠다. 전술과 운영에 있어 과감한 도전을 할 것이다. 선수 플레이 하나라도 세심하게 다듬어서 가을 야구에 도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숭용 단장은 전문 분야인 타격과 관련한 보완점을 언급했다. 이 단장은 “올 시즌 팀 홈런 개수(206개·리그 2위)가 늘었다. 반대로 득점권 타율(0.273·리그 9위)과 출루율(0.340·리그 9위)이 다소 아쉬웠다. 감독님과 상의해 단점 보완을 위한 연습과 지도 방법을 고민하겠다. 그런 점을 보완한다면 좋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단장의 말속엔 선수 각자 특성에 맞는 최적화된 역할을 처음부터 설정하겠단 의도도 숨겨져 있었다. 장·단점을 명확히 분석해 모든 선수가 팀을 위한 주연이 되도록 만들겠단 뜻이었다. 이 감독은 옷을 비유해 자신이 추구하는 야구를 설명했다.
 
모든 선수와 함께 성장하고 싶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서 최적의 포지션을 위한 성장 로드맵을 짤 계획이다. 내가 하고 싶은 야구는 선수에게 딱 맞는 옷을 잘 입혀주는 야구다. 오랜 기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느꼈지만, 자신에게 안 맞는 옷을 입으려고 하면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벤치가 하는 야구보단 선수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야구를 하고 싶다. 두려움 없이 도전과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환경을 만들겠다.” 이 감독의 말이다.
 
KT, 외국인 투수진 교체·내부 FA 집중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이강철·이숭용이 함께 고칠 KT 만성 무기력증

 
과감한 변화 시도는 외국인 구성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지난해 KT 외국인 투수진인 라이언 피어밴드(8승 8패 평균자책 4.30)와 더스틴 니퍼트(8승 8패 평균자책 4.25)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KT는 성적을 내기 위해선 더 강력하고 젊은 외국인 투수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강철 감독은 단장님과 상의하고 있는데 새로 영할 투수진 가운데 한 명은 조만간 결정이 날 듯싶다. 외국인 타자 멜 주니어 로하스는 재계약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투수진보다 젊고 선발 투수로서 이닝 소화 경쟁력을 더 발휘할 자원을 데려오려는 분위기다.
 
FA(자유계약선수)는 내부 잔류가 최우선 순위다. 이숭용 단장은 “기존 내부 FA인 내야수 박경수와 투수 금민철의 잔류를 위해 노력하겠다. 이후엔 감독님과 상의를 해서 방향을 잡겠다”고 밝혔다.
 
이 감독도 내부 FA를 잡는 게 먼저다. 단장님이 잘 잡아 주실 거로 믿는다. 외부 FA 영입으로 완성되는 팀보단 차근차근 팀을 만들어나가는 걸 꿈꿨다. 그런 의미에서 KT가 잘 맞는 듯싶다. 강점을 찾아 극대화할 방법을 찾겠다. 최고의 선물은 FA 영입이 아니라 나에게 감독 자리를 주신 거다(웃음)라며 선을 그었다.
 
이번 FA 최대어는 포수 양의지·이재원과 내야수 최 정이다. 포수 장성우·이해창, 그리고 내야수 황재균이 있는 KT가 무리하게 투자할 이유는 없다. 약점이었던 국내 선발진에도 국외파 복귀 투수 이대은이 내년 시즌부터 합류한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협업’을 강조했다. 자유로운 의사소통으로 최상의 결론을 도출하겠단 게 이 감독의 구상이다. 이 감독은 “스카우트와 전력분석팀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많다. 나만의 지식과 경험에 의존하기보단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해결책을 찾겠다. 그게 팀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 구단 구성원 모두가 서로 신뢰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동반 성장하는 분위기를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이 감독의 이런 개혁 의지를 잘 받쳐줄 이 단장의 능력과 소통이 절실한 상황이다. 1군 진입 5년 차 팀에 초보 단장과 초보 감독이라는 출구 전략도 이제 통하지 않는다. 창단 첫 가을 야구라는 결과물을 당장 내년에 보여줘야 한다. 최근 4년 동안 KT가 겪은 만성 무기력증을 이 감독과 이 단장이 합심해 고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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