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수원/배소현 기자] 3연승으로 올라선 단독 3위 자리. 한국전력이 27일 우리카드와 후반기 V-리그 첫 대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힘을 느끼게 했다. 서재덕과 윤봉우 김인혁의 연속 부상으로 크게 흔들렸던 때와 비교하면 최근 연승국면에선 백업멤버의 공헌도가 크게 향상됐다는 평이다.
특히 악재가 거듭된 가운데서 꿋꿋하게 성장한 윙스파이커 공재학(26, 196cm)의 존재감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그것이 한국전력이 큰 대가를 치르고 얻은 소득이다.
물론 우리카드 전에서도 펠리페(33점)와 전광인(16점)의 활약이 빛났다. 하지만 풀세트 접전에서 리시브나 서브에서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을 보인 한국전력이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 한 켠에는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공재학이 있다. 사실 공격력만 보면 공재학은 6득점을 올렸을 뿐이다. 공재학의 공헌도는 수비에서 빛났다. 팀 전체 리시브의 절반을 담당하면서 유효블로킹 6개를 잡았다. 범실도 단 1개만을 기록했다. 이날 공재학은 리시브 점유율 49.41%, 성공률 47.62%를 기록했다.
공재학은 우리카드 전을 마치고 나서 리시브와 수비에서 마지막까지 버텨냈다는 점을 승리 요인으로 꼽았다. 자신에게 리시브가 집중되는 점에 대해서는 “부담이 돼도, 극복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기기 위해선 부담감도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가장 치열했던 5세트, 승리를 굳힌 터닝 포인트는 바로 공재학의 서브 타임에 왔다. 이에 대해 공재학은 “앞(우리카드)에 있는 블로킹이 워낙 좋아서, 흔들어 주기만 해도 성공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브에 임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블로킹 득점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 그는 “앞으로 연습해야 할 부분이다. 김철수 감독님께서도 항상 블로킹 지적을 하신다. 연습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밝혔다.
또 그가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서재덕 공백을 메운다’. 이 말이 공재학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법하다. 공재학은 오히려 “재덕이 형이 코트장으로 돌아오니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뒤에 (자신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여준다”라고 서재덕의 복귀를 반겼다.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은 백업 멤버 성장에 대해 "후보 선수 모두가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이 지금과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아마도 서재덕이 완벽하게 컨디션을 회복할 경우 공재학은 다시 웜업존으로 물러나 출전을 기다려야할 지도 모른다. 서재덕의 부상이 오히려 한국전력의 숨겨져 있던 보석인 공재학을 발굴한 셈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공재학은 ‘서재덕 대체자원’임을 실력으로 톡톡히 입증했다. 후반기에도 공재학의 활약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사진/ 더스파이크 DB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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