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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PO] 세미 오젤레예, 보스턴의 2라운드를 이끈 언성히어로!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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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30 (월) 07:22

                           



[점프볼=양준민 기자] 보스턴 셀틱스가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정규리그 동부 컨퍼런스 2번 시드로 PO 진출권을 따냈던 보스턴은 시리즈 합계 4-3을 기록, 7번 시드인 밀워키 벅스를 제치고 동부 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 진출했다.

오프시즌 카이리 어빙(26, 191cm), 고든 헤이워드(28, 203cm)를 연달아 영입, 올 시즌이야말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천하를 깰 수 있다는 기대감을 NBA 팬들에게 심어줬던 보스턴은 정규리그 개막과 동시에 헤이워드를 부상으로 잃었다. 다행히 보스턴은 어빙의 맹활약과 함께 제일런 브라운(21, 201cm), 제이슨 테이텀(20, 203cm) 등 젊은 선수의 성장에 힘입어 동부 컨퍼런스 2번 시드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보스턴은 정규리그 종료를 얼마 앞두지 않은 시점에서 어빙마저 부상으로 잃으면서 PO 기상도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정규리그 후반기, 밀워키의 경기력과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다고는 하나, PO에선 확실한 에이스가 있는 팀이 유리하다는 판단 하에 밀워키의 승리를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보스턴의 시스템 농구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팀의 중심을 잃었음에도 보스턴의 선수들은 침착함을 유지했고, 조직력을 앞세운 수비와 패스게임을 앞세워 밀워키를 압박했다.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의 뛰어난 용병술과 선수기용도 빛을 발하며 보스턴에 대한 우려는 점점 기대감으로 바뀌어갔다. 특히, 보스턴은 부상재활 중인 어빙과 다니엘 테이터스 등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벤치에 앉아 동료들의 플레이를 응원하는 등 이번 시리즈 내내 ‘One Team’의 모습을 보여줬다. 

반대로 올 시즌 정규리그 최악의 감독 3인에 뽑혔던 밀워키 조 프런트 감독은 상황대처능력이 떨어짐과 동시에 로테이션에도 큰 변화를 주지 못하는 등 아쉬움을 남기며 시즌을 마감했다. 7차전을 제외하곤 보스턴의 수비에 막혀 고전했던 에릭 블레드소(28, 185cm)의 활약도 아쉬웠다. 2018-2019시즌부터 BMO 해리스 브래들리 센터를 떠나 위스콘신 엔터테인먼트 앤 스포츠 센터로 홈구장을 옮기는 밀워키는 오프시즌 팀의 미래를 제대로 설계할 수 있는 신임 사령탑 선임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밀워키는 1988년부터 현재까지 BMO 해리스 브래들리 센터를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아데토쿤보 막아낸 세미 오젤레예, 2라운드 스티븐스 감독의 비밀 병기될까?

이번 PO, 2라운드 진출의 주역은 알 호포드(31, 208cm)와 함께 테이텀과 브라운, 테리 로지어 등 젊은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활약 못지않게 세미 오젤레예(23, 201cm)의 보이지 않는 활약도 보스턴이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던 숨은 원동력이었다. 2017 NBA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37순위로 지명된 오젤레예는 KBL 기준으로는 장신이지만 NBA에선 201cm의 단신 포워드다. 대학시절부터 외곽공격에도 능했던 오젤레예는 드래프트 당시, 전문가들로부터 “공격적인 부분에서의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라는 평가표를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 오젤레예가 주목을 받았던 건 정작 '수비력'이었다. 외곽수비부터 201cm, 107kg의 탄탄한 체격에서 나오는 힘을 바탕으로 인사이드 수비까지 가능한 오젤레예는 정규리그 수비가 필요할 때마다 스티븐스 감독의 선택을 받았고, 이번 1라운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올 시즌 정규리그 오젤레예는 73경기 평균 15.8분 출장 2.7득점(FG 34.6%) 2.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오젤레예는 선발로 나선 5차전부터 7차전까지, 야니스 아데토쿤보(23, 211cm)의 수비를 전담,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는 동시에 팀이 2라운드로 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오젤레예는 아데토쿤보가 외곽에서 공을 잡음과 동시에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돌파를 내주지 않으려 노력했고, 인사이드에선 철저한 디나이 수비로 아데토쿤보가 쉽게 공을 잡지 못하도록 수비를 펼쳤다. 단순히 아데토쿤보만을 수비한 것이 아니라, 빠른 발을 이용한 도움수비로 보스턴의 수비망까지 넓혀주면서 수비의 핵심으로 변신, 오젤레예는 다른 선수들이 공격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오젤레예의 중용으로 가장 큰 수혜를 누린 사람은 호포드였다. 4차전까지 아데토쿤보의 수비를 전담했던 호포드는 수비부담에서 벗어나자, 최근 3경기 평균 19.3득점(FG 60%) 10.7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스티븐스 감독은 7차전 선발 라인업을 발표하면서 “오젤레예를 선발 라인업으로 올린 것은 그가 공간 활용에 능하기 때문이다. 오픈찬스가 나면 슛을 성공시킬 수 있는 선수라는 점도 그를 선발로 낙점한 또 다른 이유다. 하지만 오젤레예에게는 더 중요한 임무가 있다. 바로 야니스를 수비하는 것이다. 이는 분명 매우 어려운 일이고, 남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일이지만 팀에게 있어선 경기의 승패가 달린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난 두 경기에서 오젤레예는 충분히 본인의 능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전했고, 경기 도중 리포팅 때도 “오늘 세미가 아데토쿤보를 잘 막아주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오고 있다”는 말로 신뢰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오젤레예는 아데토쿤보를 상대로 거친 수비를 펼쳤음에도 단, 1개의 반칙만을 범하는 등 아데토쿤보의 질주를 22득점(FG 41.2%)으로 막아 세웠다.

마찬가지로 호포드도 “만약, 오늘 경기는 세미가 없었다면 패했을지도 모른다. 세미는 다른 선수들이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도록 궂은일을 도맡으며 자신을 희생했다. 나는 이번 시리즈의 향방을 바꾼 선수는 다름 아닌 세미라고 생각한다. 세미는 지난 3게임 아데토쿤보를 상대로 완벽한 수비를 보여줬다. 그 누구도 야니스를 완벽하게 막아내기란 어렵다. 그러나 세미는 그 어려운 것을 해내며 팬들 앞에서 본인의 가치를 증명했다. 나도 세미가 이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 전혀 예상치 못했다. 더욱이 7차전과 같은 큰 경기에서 신인이 이렇게 활약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나는 세미가 매우 자랑스럽다. 세미는 우리 팀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다. 그는 분명, 이번 시리즈에서 팬들의 호평을 받을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춘 선수다”는 말로 오젤레예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렇게 난적(難賊), 밀워키를 꺾은 보스턴은 2라운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상대한다. 올 시즌 필라델피아는 벤 시몬스-조엘 엠비드의 원투 펀치를 앞세워 동부 컨퍼런스 3번 시드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1라운드에서도 어려운 시리즈가 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마이애미 히트를 4-1대로 가볍게 물리치고 동부 컨퍼런스 팀들 중 가장 먼저 2라운드에 진출했다. 인사이드에서 엠비드의 득점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야전사령관, 시몬스를 제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208cm의 장신인 시몬스는 올 시즌 포인트가드 포지션에 완벽히 적응,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정규리그에선 보스턴을 상대로 평균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쳤지만 1라운드에서 한 차례의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는 등 시몬스가 보여준 경기력은 올 시즌 처음으로 리그에 데뷔한 신인이라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시몬스는 1라운드 5경기에서 평균 18.2득점(FG 50%) 10.6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젤레예의 발견은 보스턴에겐 호재. 시몬스의 플레이 스타일은 아데토쿤보와 비슷한 점이 많다. 두 선수 모두 돌파력은 뛰어나지만 반대로 외곽슛에선 약점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 시몬스가 던진 3점슛은 단 11개로 사실상 외곽슛이 전무한 선수다. 1라운드, 아데토쿤보를 상대로 치른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오젤레예는 2라운드에서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며 “보스턴은 2라운드에서 탈락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어줄 수 있을지, 오젤레예의 성장에 보스턴이 또 한 번 웃음 짓고 있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나이키, 점프볼 DB



  2018-04-29   양준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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