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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주면’ 남아야 하는 여자프로농구 FA제도, 변화 없을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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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3 (화) 16:29

                           



[점프볼=이원희 기자] 그간 여자프로농구 FA(자유계약선수)제도 규정상 대어급 선수들이 팀을 옮기기 쉽지 않았다. 구단에만 유리하게 만들어진 FA제도가 선수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여자프로농구는 FA를 포함한 모든 선수의 연봉이 전체 샐러리캡(12억원)의 25%, 즉 3억원을 넘을 수 없다. 소속팀이 FA와의 우선협상에서 3억원을 제시하면, 선수는 의지와 상관없이 팀에 남아야 한다. 그 이유로 리그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대어급 선수들의 이적이 벽에 가로막혀 왔다. FA의 본래 취지와 거리가 먼 제도다.

왜 3억원이고, 최고 연봉 기준은 왜 만들어졌을까. 일단 최고 연봉을 전체 샐러리캡 25%로 정한 것은 선수들간의 연봉 불균형을 막기 위해서다. 특정 선수에게만 많은 연봉이 쏠린다면,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는 입지가 좁아진다는 얘기다. 또한 최고 연봉 기준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WKBL 관계자는 “최고 연봉이 3억원이라고 정해진 것은 없다. 몇 년간 3억원에 머물러 있었지만, 최고 연봉의 기준이 오르고 있는 추세였고, 이사회를 통해 다시 결정될 수 있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지상욱 바른미래당 정책위원장(53)이 여자프로농구의 FA제도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 위원은 12일에 열린 ‘제8차 최고위원회 모두 발언 시간’에 “1인 연봉 최고액이 샐러리캡 총액의 25%를 초과할 수 없다는 단서를 폐지시켜야 한다. 한국여자농구의 경우 ‘FA 규정 4조 5항’에 따라 소속팀에서 상한선 최고 연봉을 제시한다면, 선수의 FA자격을 금지하고 이적이 불가능하다. 노예계약이다.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구계에서도 샐러리캡과 한해 최고 연봉선수 문제로 시끄럽다. 여자배구 최고 스타 중 한 명인 김연경(30,상하이)이 최근 프로배구 여자부 샐러리캡에 불만을 표출했다. 

김연경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여자배구, 남자배구 샐러리캡 차이가 너무 난다. 이대로라면 나는 한국 리그에서 뛰지 못하고 해외에서 은퇴해야 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여자프로배구의 경우 2017-2018시즌 13억원에서 다음 시즌 14억원으로 인상된다. 하지만 2019-2020시즌까지 동결된다. 또한 여자프로배구는 한해 최고 연봉선수의 연봉은 샐러리캡 총액의 25%를 초과할 수 없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에 지 위원은 “성차별적 규정이 폐지돼야 한다”며 여자프로농구, 여자프로배구의 연봉 제도를 강하게 꼬집은 것이다.

한 선수의 최고 연봉이 샐러리캡 총액의 25%를 초과할 수 없다는 조항은 여자프로농구와 여자프로배구 모두 갖고 있다. 하지만 여자프로농구의 경우 FA제도로도 연결돼 선수들의 이적이 자유롭지 못하다.

FA 제도에 대한 구단들의 입장은 반반이다. 최고 연봉 기준을 풀어 원하는 선수가 시장에 나오면 전력 강화를 꾀할 수 있다. 반대로 최고 연봉 3억원을 제시해 주축 선수를 쉽게 지킨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구단 사정상 한 선수에게 많은 연봉을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역시 ‘돈’이다. 여자프로농구의 티켓 가격은 대략 5000원에서 10000원 정도다. 무료로 입장하는 관객도 대부분이다. 구단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많지 않다. 그런데 선수 연봉은 억단위를 쉽게 넘어간다. 구단도 매년 자선사업을 할 수는 없다. 올시즌 KDB생명도 매년 적자 운영에 시달린 끝에 해체가 확정됐다.

수익 없이 팀 운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연봉마저 매해 치솟는다면, 팀을 이끌 방법이 없다. 선수들의 몸값이 올라가는 루트는 FA의 영향이 크다. 시장에 나오는 일명 ‘좋은 선수’는 한정돼 있는데, 영입하려는 구단이 많아진다면, 선수의 몸값은 자연스레 올라간다. 여자프로농구의 경우 선수층이 얇기 때문에 선수들의 몸값은 급격히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간 구단들은 최고 연봉을 제시해 부담을 최대한 줄였다. 한 쪽에서는 “선수 입장에서는 불공평하게 느낄 수 있어도 구단들은 큰돈을 꺼내기 쉽지 않다”며 현실적인 문제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_WKBL



  2018-03-13   이원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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